나를 살린 20일 - 기어코 나를 살아내게 해준 그곳, 작은 암자에서의 기록
진은섭 지음 / 불광출판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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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섭 #불광출판사
결혼 후 수년 간의 독박육아로 인해 번아웃이 온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남일 같지 않았고 큰 공감이 갔던 책이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십수 년 출근하던 사무실은 흉물 또는 괴물 같이 느껴지고, 끝없이 밀려드는 일과 벌려놨던 프로젝트들, 내심 뿌듯해하던 성과물과 상패들 조차도 공허하게 느껴졌으며 피로감, 무기력감은 물론, 두통과 불면증까지 찾아왔었다고 한다. 중증 소화불량에도 늘 시달렸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번아웃'이라는 진단을 받기까지 얼마나 견디고 견뎠을지. 아픈 시간들이 느껴졌다. 지친 몸과 마음을 소생시키기 위한 치유법으로 템플스테이를 결심하고 작은 암자로 떠난 저자의 자발적 고립! 은둔형 자연인으로의 시간은 과연 어땠을지,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너무 궁금하고 기대되었다. 🌿


절에서 도량석(절에서 새벽 예불 전에 잠든 생명을 깨우고 주변을 청정하게 하기 위해 하는 의식, 보통 새벽 3시 반쯤 행함) 소리로 시작되는 절에서의 일상은 평소 생활과 전혀 다를 것이다. 멧돼지가 절 경내까지 내려와 어슬렁 댈 정도의 깊은 산중의 암자에서 후회 없는 한량이 되자고 다짐하며 쉬려고 했건만, 그곳도 사람이 사는 세상이었다. 안거 기간 동안 공부하러 오신 선방 스님 포함해서 네 명의 암자 식구들이 함께 보내는 하루하루는 늘 맑은 날이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정오에 양지바른 돌계단 중앙에 앉아 암자를 품은 하늘에 얼굴을 대고 온 몸으로 받는 햇살샤워, 맑은 자연속에서 공양 후 즐기는 산보,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은 주지 스님표 특식 엘에이 김밥과 블루보틀 부럽지 않은 커피가 있었고.
주지 스님 출타 중에 몰래 먹어본 특식 라면, 눈물 없이는 못들을 것 같은 고된 수제 강정 만들기와 산중에서 울리는 미스터 트롯의 열풍까지 심심하고 지루할 것 같은 암자생활 속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웃음짓게 하였다.
중증 소화불량 증세도 호전되고, 저자 스스로와 주변인들을 돌아보는 여유를 느낄 만큼 회복이 되는 것을 보니 덩달아 힐링이 되었다. 거침없이 솔직하게 써내려간 맛있는 글의 매력!! 아껴서 읽었는데,,, 벌써 끝인가 싶어 아쉬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아서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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