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1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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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을 읽다보면 가장 혹독했던 우리 역사속에서 그래도 억척같이 살아가는 인물들의 삶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들의 삶 속에서 가족과 사랑, 돈이 가져다주는 의미를 되새김질 해보게 된다.

📚 "신부랑 신랑 저녁밥 해줄 정도만 있으면 됩니더. 집 떠나기 전에 흰쌀밥 맛이라도 보라꼬예." (143.p)

📚 "오늘만이야. 네 첫날 밤이니까. 이제 여기가 네 집이야." (170.p).

힘들게 농사 지었지만, 구경조차 할 수 없었던 흰쌀. 이삭과 결혼하던 날 어머니 양진으로부터, 오사카에서는 윗동서인 경희로부터 처음 대접받게 되는 흰쌀밥의 깊은 맛을 선자는 살면서 내내 잊지 못할 것이고, 거기엔 우리 민족의 아픔이 서려있었다. 오사카의 화려한 도시 이면에 조선인들이 살아간 '이카이노'라는 지역은 동물의 악취가 진동을 하는, 심지어 집에서 닭과 돼지가 함께 살아가는 형편없고 초라한 이민자들의 가혹한 삶을 그대로 비춰줬기에 가슴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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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참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죽기직전까지 감옥에서 모진 고초를 겪어야 했던 이삭과, 똑같이 일을 해도 일본인의 임금의 절반 밖에 못받았던 이삭의 형 요셉을 보면서 식민지 시대의 차별과 멸시가 얼마나 비참하고 가혹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소설속의 인물들은 현실에 좌절하고 비탄에 빠져 허우적대기 보다는 고통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애를 썼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와중에는 속마음은 그렇지 않더라도 생존을 위해 현실과 타협하는 경우도 있었고, 모국에서도 타국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이민자의 현실을 냉혹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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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는 돈을 벌기위해 경희와 함께 김치는 물론 만들어 팔 수 있는 것들은 가리지 않았고, 위기가 닥쳐도 용기로 헤쳐나가는 기지를 발휘하여 우리의 민족성이 발현되는 듯한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구상부터 탈고까지 3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던 소설인만큼, 파란만장한 민족의 삶이, 순자와 이민족들의 삶이 충분히 녹아들어 있었던 소설 <파친코>. 그리고 애플 TV의 동명의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았던 터라 이야기를 읽는 동안 입체감을 더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출판될 '파친코2' 에서 노아와 모자수, 솔로몬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너무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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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플루엔셜 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을 받아서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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