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연필의 정체 난 책읽기가 좋아
길상효 지음, 심보영 그림 / 비룡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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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필통 안에서》두 번째 이야기!

#까만연필의정체 #길상효 #심보영 📚

딸의 책상위에서 필통을 구경했다. 뾰족한 심보다 둥글둥글하고 굵은 심을 좋아하는 딸은 오늘도 연필들이 뭉퉁했다. 그 와중에 내 손가락 한 마디 정도밖에 되지 않는 신기한 몽땅 연필도 발견했는데, 미대입시를 준비할 때 학원에서 연필깍지에 끼워쓰던 연필보다 훨씬 짧았다. 그 정도로 짧게 만들 수 있음에 엄청 만족스러워 하던 딸은 그 연필이 보물1호라고 했다.

아마도 그 몽땅 연필은 엄청 행복할 것 같았다. 작아졌다고 버리지 않고, 애지중지하는 주인이 있어서. 😊

이 책은 제10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인 '깊은 밤 필통 안에서' 두 번째 이야기로 세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 까만 연필의 정체
⭐ 깊은 밤 옷장 밑에서
⭐ 연필의 한살이

교실에 전염병이 돌고 있는 줄 알고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는 필통 안. 연필들은 하얗게 질려있다가 담이가 오른손을 다쳐서 붕대를 감았기 때문에 그동안 왼손에 쥐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안심을 하게 된다. 어느 세월에 숙제하고 일기 쓰냐고 푸념하는 연필들이 귀엽다. 그런데 갑자기 등장한 까만 연필 때문에 또 다시 긴장감이 감돌게 되는데! 까만 연필의 정체는 과연?

딸도 연필 중에서도 까만 연필 같은 종류를 더 좋아하고 나도 엄청 쟁여놓고 쓰던 연필이라 까만 연필의 이야기에 공감이 갔다. 🖤

열 살인 담이를 아직도 어린이집 다니는 줄 알았던, 옷장 밑에서 3년을 살았던 병아리 연필이 다시 담이의 손에 쥐어질 때는 잔잔한 감동이 느껴져서 좋았다. 나도 세탁소 옷걸이와 스타킹으로 옷장 밑을 한번 훑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잃어버린 추억을 건져올리게 될지 그냥 먼지만 잔뜩일지, 궁금했다.

당근 연필을 보면서는 딸의 녹음기능이 있는 당근 볼펜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틀만에 고장났지만. 🥕

'연필의 한살이' 또한 마지막에 큰 감동이 있으니, 끝까지 잘 읽어봐야 한다. 내 손가락 한 마디만한 몽땅 연필을 보물1호라고 말하는 딸에게는 특히나 더 와닿을 이야기라 생각한다. 때론 연필들이 잘근잘근 씹혀 있기도 하고, 심이 부러진 채로 굴러다닐 때도 있는데, 이렇게 연필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니 어른인 나에게도 애정이 뿜뿜 솟아난다. 우리 주변에 흔하고 평범한 연필들이 살아서 재잘거리는 재미있는 상상도 해본다. 동심으로 돌아가서 아이들과 함께 어른들도 읽어보면 좋을 동화이다.

🌷"해당 후기는 비룡소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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