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할머니 이야기 I LOVE 그림책
조앤 슈워츠 지음, 나히드 카제미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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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할머니 이야기"라는 그림책을 읽어 보았다. 책 표지에는 알록달록하고 예쁜 꽃들과 함께 한 할머니와 반려견이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책 속에서 할머니는 어떤 그림에서는 젊은시절의 모습으로, 어떤 그림에서는 늙은 모습으로 나온다. 작가가 의도해서 그렇게 그렸을까? 어떤 뜻이 담겨있는 것일까? 읽으면서 무척 궁금했다. 그리고 자신과 비슷하게 늙은 반려견과 단 둘이서 사는 할머니의 모습이 왠지 내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얀 머리에 지팡이를 집고 서 있는 할머니, 그리고 검은 머리에 자유롭게 춤을 추고 있는 젊은 여인의 모습이 상반되면서 젊은이란 무엇인가, 노년의 삶이란 무엇인가, 계속하여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게 해주었다. ​

잔잔한 파스텔톤의 그림이 무척 아름답고 포근한 느낌이 들었고, 내용이 짧은 분량으로 되어 있어서 쉽게 읽히면서도 여운이 많이 남는 그림책이었다. ​

최근에는 노년의 삶에 대해 다룬 그림책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더 이상 그림책이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어른들도 즐겨 읽는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잡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렇게 어른들을 위한 잔잔한 그림책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는 듯 하다.

사실 이 책을 아이들이 읽으면 다소 지루하고 심심하게 읽혀질 듯 하다. 한 할머니와 늙은 반려견이 변하지 않는 소소한 일상을 보내는 단조로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사건이 일어나지도, 입체적인 캐릭터가 나오지도 않는다. 하지만 노년의 삶을 앞두고 있는 중장년층의 어른들이나, 일에 치여사는 30-40대 어른들이 읽으면 다르게 읽힐 것 같다. 단조로워 보이는 할머니의 삶에서 나의 미래 모습을 그려보기도 하고, 젊은 시절의 모습을 회상하는 할머니를 보며 풋풋했던 청춘의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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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사
유디트 타슐러 지음, 홍순란 옮김, 임홍배 감수 / 창심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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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일 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으로 추리와 스릴러가 적절하게 섞인 소설이다. 독일소설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국어교사'라는 제목이 뭔가 독특한 것 같아 읽게 되었다. 국어교사인 여주인공과 소설가인 남주인공은 16년전에 헤어진 전여친 전남친이다. 1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을 같이 살았던, 거의 사실혼 관계였던 두 사람은 남주인공이 바람을 피고 여자를 떠나면서 끝나게 되었다. 헤어지고 많은 시간이 흐른 뒤 여주인공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작가초청을 하게 되는데, 우연히 소설가인 남주인공이 오게 된다. 남주인공은 (참 뻔뻔하게도) 여주인공을 오랜만에 보자 너무 반가워하는데, 여주인공은 (당연하게도) 남주인공을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하지만 남주인공의 끝없는 구애(?)끝에 여주인공은 남주인공을 직접 대면하게 되고, 서로에게 이야기를 해주며 숨겨졌던 놀라운 진실이 하나씩 밝혀지게 된다. 


이 소설은 액자식 구성으로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 두 남녀의 현재 관계(오랜만에 재회한)와 예전 관계(사귀고 있을 때)가 번갈아가면서 나오고, 그 사이사이에 남주인공의 할아버지 이야기, 여자주인공의 소설 이야기가 또 나온다. 처음에는 여러 이야기들이 한꺼번에 나와서 약간 헷갈렸다. 하지만 각 이야기의 챕터도 짧고, 마지막에 모든 이야기들이 다 하나로 이어지기 때문에 결말에 가서는 모든 내용을 온전히 다 이해할 수 있었다. 여러 이야기 중 특히나 인상깊었 던 이야기는 국어교사인 여주인공이 해주는 이야기이다. 납치, 감금, 사육에 관한 이야기라 다소 충격적이고 꺼려질 수 있지만, 결말까지 읽으면 왜 그런 내용이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어서 결말이 (처음 임펙트에 비해 약간 시시했지만) 잘 마무리지어졌던 것 같다. 


독일소설은 넬레 노이하우스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형사 시리즈만 읽어보았었는데, 이번에 읽은 "국어교사"도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앞으로도 독일의 추리 스릴러 작품을 더 많이 찾아보고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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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록 - 최신 언어로 읽기 쉽게 번역한 뉴에디트 완역판, 책 읽어드립니다
혜경궁 홍씨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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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화제인 '옷소매 붉은 끝동'을 즐겁게 시청하고 있는지라, 옷소매 관련 자료와 책을 찾아보다가 '한중록'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중록은 정조의 어머니이자 사도세자의 아내인 혜경궁 홍씨가 집필한 저서로 영조의 며느리로서, 사도세자의 아내로서, 정조의 어머니이자 또 순조의 할머니로서, 자신이 실제 궁중에서 겪었던 기록에 대해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녀는 1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궁으로 들어와 영조에게 어여쁨을 받고, 남편을 받들며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영조와 사도세자의 사이는 신하들의 이간질과, 영조의 잘못된 교육방식으로 인하여 점차 극심하게 틀어지게 되고, 그러면서 점점 남편(사도세자)의 광증이 심해진다. 그 사이에서 그녀는 남편 대신 자신의 아들(정조)를 위해 결단을 내리게 되고, 그 결단으로 인하여 사도세자는 결국 뒤주에 갇혀서 죽게 된다.

사실 오로지 혜경궁 홍씨, 본인의 입장에서 쓰여진 기록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라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그녀만이 기억하고 알 수 있는 영조, 사도세자, 정조와의 대화, 그들의 생활, 궁중 암투와 같은 세세한 내용이 적혀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나 요즘 드라마에 나오는 등장인물들과, 내용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면서 읽으니 머리속에서 이미지화도 잘 되고 더욱 재밌었다. 드라마에서 홍국영과 화완옹주가 악역?같은 느낌으로 나오는데 한중록에도 그들에 대한 온갖 안좋은 욕이 써있어서 ㅎㅎ 옷소매의 등장인물들을 떠올리면서 읽으니 더 쉽게 읽혔던 것 같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혜경궁 홍씨' 역할을 맡으신 '강말금' 배우의 목소리가 저음에 무척 매력적이어서 기억에 오래 남았는데,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그 배우의 목소리로 책이 읽혀서 무척 신기했다.

'한중록'은 워낙 오래된 고전책인만큼 다양한 출판사에서 여러 버전으로 출간되었는데, 내가 읽은 '스타북스' 출판사 책은 최근에 나온 책이라 그런지 현대적인 문체로 잘 다듬어져 있었다. 어려운 단어도 각주로 자세하게 잘 설명되어 있고, 머리말과 에필로그에도 간략한 설명이 덧대여져서 이해하기가 쉬웠다.

책을 다 읽고 나서 '한중록'의 실제 원본이 급 궁금해져서 검색해보았더니, 현재 미국 버클리 대학 박물관에서 소장중이란다... (이런 정말 뜬금없는 ;;) 실제로 보지 못해서 너무 아쉽지만,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 실사본이 있다고 하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한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중록' 책을 읽으며 세조와 사도세자, 정조에 대해서 깊게 알 수 있었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들을 지키기 위해 결단을 내리고 행동하는 혜경궁 홍씨의 강직함을 그녀의 글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역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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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끝없는 이야기 특서 어린이문학 1
이상권 지음, 전명진 그림 / 특서주니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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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호랑이의 해이다.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호랑이와 관련된 책을 읽어 보고 싶어 찾아보다가 멋진 백호가 나오는 전래동화가 있기에 찾아서 읽게 되었다.

책의 내용은 이렇다. 어떤 한 호랑이 마을에 백호가 태어나게 되는데, 그 백호를 노리는 늑대 무리들을 피해 어머니는 죽고 백호는 인간에게 맡겨 길러진다. 누렁이 개가 젖을 먹이고, 인간이 보살펴서 건강하게 잘 자라난 백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용한 호랑이로 소문이 나게 된다. 그 소문을 듣고 여러 사람들이 백호를 찾게 되고, 백호는 이곳 저곳으로 거처를 옮겨다니며 인간들에게 지혜를 나눠주고 깨달음을 준다는 내용이다.

책에는 호랑이 외에도 햇볕사슴족, 황천돌, 수성 대사와 같은 다양한 인물과 동물이 등장한다. 주인공 백호를 여러 사람과 동물들이 거쳐가는데 그 과정을 쭈욱 따라가면서 읽으니 굉장히 여러 이야기가 담겨있는데도 불구하고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한번에 쭉 읽게 되었다.

약 200페이지의 짧은 분량에, 책 중간에 예쁜 삽화까지 그려져 있어서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말하는 호랑이, 산신령, 귀신 등 자칫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느껴질 수 있지만, 이야기 중간에 외모차별, 과도한 학구열과 같은 주제들도 담겨 있어서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읽으며 다양한 주제에 관해 같이 토론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인 백호는 사람들과 동물들에게 계속 이야기 한다. "네 마음이 가는대로 해!". 이 책을 읽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마음 속 깊이 한번 생각해보고 내 자신과 대화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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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은 늙은 아이들이란다 I LOVE 그림책
엘리자베스 브라미 지음, 오렐리 귈르리 그림, 김헤니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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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의 표지에 예쁜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눈길이 확 갔던 책이다. '노인들은 늙은 아이들이란다' 라는 색다르면서도 참신한 제목도 마음에 들었고, 어떤 내용일지 궁금 해서 그림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책의 화자는 아이들에게 노인에 대하여 말한다. 노인들은 많이 느리고, 자주 깜빡하고, 얼굴에 주름이 많다고. 하지만 그들은 지혜와 끈기, 불운에 맞서 싸우는 용기가 있으며, 행복해지려는 노력을 하는 멋진 사람들이라고 나긋히 얘기해준다. 열심히 운동을 하고, 홀로 목욕을 하고, 반려동물을 기르고, 다른 사람과 사랑을 하는 노인들의 다양한 모습이 귀여운 일러스트로 그려져 있어 이러한 책의 내용과 무척 잘 어울린다.

'노인들은 늙은 아이들이란다'에서는 이제까지 다른 책에서 그려졌던 괴팍하고 고집 쎈 노인들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 옆에 공존하고 있는 멋진 어른으로서의 노인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어린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를 진정한 어른으로 존중할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의 삶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노인은 어린아이처럼 계속 아프기 때문에 보살펴주어야 하고, 외로워하기 때문에 늘 챙겨주어야 하지만 그들에게는 젊은 사람들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풍부한 지혜가 있고, 젊은 사람들과 똑같은 열정과 사랑이 있다고.

이 책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이에게 읽어주어도 무척 좋은 책이지만, 앞으로의 노년의 삶을 대비해야 하는 20-40대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전 연령대의 가족들이 함께 읽으면 이야기거리가 많아지고 더욱 풍성하고 폭 넓은 대화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노년의 삶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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