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할머니 이야기"라는 그림책을 읽어 보았다. 책 표지에는 알록달록하고 예쁜 꽃들과 함께 한 할머니와 반려견이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책 속에서 할머니는 어떤 그림에서는 젊은시절의 모습으로, 어떤 그림에서는 늙은 모습으로 나온다. 작가가 의도해서 그렇게 그렸을까? 어떤 뜻이 담겨있는 것일까? 읽으면서 무척 궁금했다. 그리고 자신과 비슷하게 늙은 반려견과 단 둘이서 사는 할머니의 모습이 왠지 내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얀 머리에 지팡이를 집고 서 있는 할머니, 그리고 검은 머리에 자유롭게 춤을 추고 있는 젊은 여인의 모습이 상반되면서 젊은이란 무엇인가, 노년의 삶이란 무엇인가, 계속하여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게 해주었다.
잔잔한 파스텔톤의 그림이 무척 아름답고 포근한 느낌이 들었고, 내용이 짧은 분량으로 되어 있어서 쉽게 읽히면서도 여운이 많이 남는 그림책이었다.
최근에는 노년의 삶에 대해 다룬 그림책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더 이상 그림책이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어른들도 즐겨 읽는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잡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렇게 어른들을 위한 잔잔한 그림책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는 듯 하다.
사실 이 책을 아이들이 읽으면 다소 지루하고 심심하게 읽혀질 듯 하다. 한 할머니와 늙은 반려견이 변하지 않는 소소한 일상을 보내는 단조로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사건이 일어나지도, 입체적인 캐릭터가 나오지도 않는다. 하지만 노년의 삶을 앞두고 있는 중장년층의 어른들이나, 일에 치여사는 30-40대 어른들이 읽으면 다르게 읽힐 것 같다. 단조로워 보이는 할머니의 삶에서 나의 미래 모습을 그려보기도 하고, 젊은 시절의 모습을 회상하는 할머니를 보며 풋풋했던 청춘의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 같다.
* 컬처블룸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