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말루비
김지연 지음 / 이야기꽃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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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돌보는 일을 하는 '마말루비'. 마말루비는 누구보다도 부지런하게 별들을 쓸고 닦고 관리한다.

 

하지만 아무리 별들을 쓸고 닦아도, 저 멀리 있는 지구에서는 나의 별들을 봐주지 않는 것 같다. 이미 지구 안에 더욱 환하고 번쩍번쩍한 별들이 있기 때문이다. 도데체 저 별들은 뭘까? 마말루비는 직접 지구에 가보기로 결심한다.

 

지구의 휘황찬란한 불빛들을 보며 잠시 당황하던 마말루비. 하지만 잠시 뒤, 저 멀리 작은 옥탑방에서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소년을 발견한다. "내 작은 별이 어디로 갔을까...?" 소년이 속삭이는데, 마말루비는 잠시 흠칫한다. 사실 그 '작은 별'은 마말루비가 지구에 오면서 주머니에 챙겨왔기 때문이다. ㅎㅎ

 

지구에는 이미 불빛들이 반짝반짝해서, 아무도 내 별들을 아무도 봐주지 않을꺼야... 상심하고 있던 마말루비는 이 작은 소년을 만나면서 새롭게 깨닫게 된다. 내가 열심히 해왔던 일들을 누군가는 알아봐주고 있었구나. 내가 열심히 쓸고 닦았던 별들을 소중하게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었어...! 그리고 별들은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밤새 들어주느라 늘 피곤했던 거구나...

 

지구를 떠난 마말루비는 예전보다 더 열심히 일을 한다. 별의 먼지를 털어주고, 충전을 해주며 기운을 북돋아준다. 지구에서 반짝반짝한 별을 기다리고 있는 소년과 사람들을 위해...

 

읽으면서 뭔가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따듯한 느낌이 드는 그림책이었다. 문어다리에 피구왕통키처럼 삐쭉 솟은 빨간머리, 기다랗고 얇은 더듬이까지 갖고 있는 마말루비가 처음에는 약간 적응이 되지 않아서 얜 정체가 뭘까...? 살짝 낯설었는데 책을 한번 다 읽고, 또 읽고 읽으니 점점 너무 귀엽고 깜찍하게 보였다. 그리고 지구 바깥 저 멀리 작은 별에서 살고 있다는 점에서 잠시 '어린왕자'가 생각나기도 했다.

 

가끔 나도 일을 하면서 마말루비와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내가 이렇게 혼자 열심히 한다고 해서... 과연 누가 알아줄까?', 혹은 '지금 하는 이 일이 나에게 맞는걸까?' 하지만 그럴 때 나의 일을 응원해주는 동료들, 또 내가 하는 일을 알아주고 격려해주는 사람들을 보며 큰 위로를 받는다. 내가 하는 것이 비록 작고 중요하지 않은 일 같아도, 누군가는 반드시 그것을 소중히 여기고 인정해준다.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묵묵히 별들을 관리하는 마말루비를 보며 나도 나를 지켜봐줄 누군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왠지 모르게 못생겼지만 귀여운ㅎㅎ 마말루비를 통해 큰 위로를 받은 것 같다. 앞으로 힘든 상황이 있을 때 마다 이 책을 꺼내보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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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모우 미운오리 그림동화 1
나피 지음, 송지현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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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의 빨간 모자를 쓴 아이와 귀여운 괴물(?)의 모습이 너무 인상깊어서 눈 여겨 보게 된 그림책. 서로 마주보고 있는 아이와 괴물을 감싸고 있는 나무의 모양도 왠지 모르게 포근한 느낌을 주면서 어떤 내용의 그림책일지 무척 궁금했다.


주인공 여자애의 이름은 '토토'. 토토는 몸이 아프신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데, 어느 날 집에 귀여운 괴생명체(?)가 갑자기 방문을 한다. 그런데 괴생명체라고 하기엔 너무나 작고 귀여운 비주얼의 '모우'. 낯설어서 쇼파 밑에 숨어있던 모우는 토토가 그리는 그림에 관심을 보인다. 토토가 건네준 따듯한 스프를 먹고 푹 쉰 모우는 그에 대한 보답이라도 하는 듯 다음날 토토를 어딘가로 이끈다. 토토와 모우는 함께 숲 속에서 하얗고 기다란 털을 가진 큰 괴물도 만나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큰 별도 보고, 신기하고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큰 괴물은 하늘에서 떨어진 별로 만든 스프를 모우에게 건내주고, 모우는 스프를 소중히 감싸고 할아버지께 달려간다. 과연 토토는 할아버지에게 스프를 안전하게 갖다드릴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아이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다. 빨간모자를 푹 눌러 쓴 모모는 우리에게 옆모습, 혹은 뒷모습만 보여줄 뿐이다. 하지만 이 작은 아이의 뒷모습 만으로도 우리는 아픈 할아버지를 걱정하는 예쁜 마음과, 괴물 모우를 살뜰히 챙기는 다정한 모습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사실 처음에 책을 한번 읽었을 때는 예쁜 일러스트와 신비로운 분위기 때문에 글이 잘 읽히지 않았다. 하지만 두번째, 세번째 반복해서 읽어볼수록 짧지만 따듯함이 느껴지는 글이 보였고, 그 이후에 네번째, 다섯번째 읽었을 땐 그림 하나하나가 나타내는 상징성에 대해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빨간모자를 쓴 모우는 안데르센의 '빨간모자'를 오마주한 것일까? 괴물 '모우'는 할아버지를 데리러 온 저승사자일까? 하얗고 기다란 털을 가진 괴물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다양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책을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그림책 독서모임 회원님들과 함께, 혹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다양한 질문을 던져보고 함께 토론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 함께 하면 좋을만한 독후활동>


- 책 표지를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 (책 표지만 보고) 어떤 이야기의 그림책일 것 같나요? 상상해보기

- 모우는 어떤 동물같이 보이나요?

- 책 속 모우처럼 나만의 귀여운 괴물(혹은 동물) 상상해서 그려보기

- 모우를 발견했을 때 아이의 얼굴 표정은 어땠을까? (표정 직접 지어보거나 혹은 그려보기)

- 내가 토토라면 집 안으로 들어온 모우에게 어떻게 행동했을까?

- (커다란 별이 내리는 장면을 보여주며) 어떤 느낌이 드나요? 어떤 단어가 떠오르나요?

- 큰 괴물, 토토, 모우는 내리는 별을 보며 각각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 괴물들이 만들어준 스프를 들고가다 쏟은 토토의 심정은 어땠을까?

- 옹알옹알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모우와 큰 괴물, 어떤 말을 했을지 내 마음대로 해석해볼까?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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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
에리카 산체스 지음, 허진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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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그만큼 세대간의 격차도 빠르게 벌어지는 것 같다. 30대인 내가 10대의 언어를 해석하지 못하고, 60대의 부모님세대와 30대의 자녀세대간의 갈등이 날로 심해진다. 일반적인 가정에서도 이렇게 세대간의 갈등이 심할진데, 이민자 가정에서의 세대간 갈등은 더 심할 것이다.

"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 이 책은 미국에 사는 멕시코 이민자 가정의 삶을 다루고 있다. 가족을 살뜰히 살피고 늘 성실했던 언니 '올가'가 급작스러운 사고로 죽은 뒤, 둘째딸인 주인공 '훌리아'는 가족 내에서의 다양한 갈등을 겪는다. 안그래도 10대 청소년으로서의 여러 정체성 때문에 힘든데, 언니의 사고로 인해 슬픔에 젖은 부모님과 자주 싸우게 되고, 또한 숨겨졌던 죽은언니의 과거를 알게되며 극심한 혼란을 겪는다.

책을 읽으며, 30대의 애매한 나이의 나는 10대인 주인공의 마음도 이해가 되고, 또 한편으로는 부모님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 안그래도 우울하고 힘든 시기에 언니에게서 자신에게로 옮겨진 부모님의 기대와 억압 때문에 힘들 주인공도 안쓰러웠고,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힘들게 살아가며, 사랑하는 딸까지 잃은 부모님의 애통한 마음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부모님과 자녀의 불화, 거기에 이민자 가족으로서 겪는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빈부격차에 대한 문제까지, 이 책에는 정말 다양한 갈등의 상황이 어지럽게 꼬여있다. 하지만 고통스럽고 힘든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헤쳐나가는 주인공이, 하나 남은 딸을 위해서 희생하고 넓은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부모님이, 결국엔 서로를 포용하며 끝 없는 사랑을 나누는 이 가족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고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 책을 쓴 작가는 실제 멕시코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래서 책에는 본인이 겪었던 자전적인 내용들이 들어가 있다. 본인의 이야기를 썼기 때문인지 책 내용이 무척 사실적이고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 또한 깊이 와닿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최근에 디즈니에서 나온 '엔칸토'라는 영화를 보았다. 이민자 가정의 딸이 주인공이라는 점, 세대간이 겪는 갈등을 다룬다는 점 등이 무척이나 비슷하면서도 또 다르다. 이 책을 읽는 분들이 그 영화도 꼭 같이 보았으면 좋겠다. 비록 다른 나라, 다른 인종의 이야기지만 공감되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오랜만에 무척이나 감동적이면서 마음에 와닿는 책을 읽은 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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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의 기억 (Leaves)
스티븐 헉튼 지음, 김지유 옮김 / 언제나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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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석양이 내리쬐는 가을 들판에서, 큰나무가 작은나무를 따듯하게 지켜보고 있다. 표지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뻐서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까? 궁금증이 생겼고, 책을 펼쳐 읽어보기 시작했다.


작은나무를 언제나 옆에서 든든하게 지켜봐주고 아껴주는 큰나무. 큰나무는 작은나무를 위해 다양한 삶의 지혜를 알려준다. 주변의 존재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법,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쉴 곳을 내어주고 나누는 법, 바람에 맞설 수 있는 법, 유연해지는 법 등등... 작은나무는 큰나무와 함께하며 계속해서 성장해나간다. 하지만 아무리 사랑하고 좋아해도 평생 함께일수는 없는 법. 큰나무는 작은나무를 떠나게 되고 작은나무는 홀로 남게된다. 홀로 남은 작은나무는 큰나무가 알려주었던 따듯한 기억을 가슴에 품고 힘든 과정속에서도 굳건히 이겨내고 세상을 해쳐 나간다.


나는 이 책을 혼자 읽으며 살짝 눈물이 나면서 나의 어린시절이 떠올랐다. 흔히 사랑은 받아본 사람만이 사랑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엄마가 나에게 조건 없이 베푼 따듯한 사랑 덕분에, 나도 나의 남편에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또한 이 책은 단순한 엄마와 아이의 모습으로도 읽힐 수 있지만, 좀 더 폭 넓게 생각하면 또는 스승과 제자, 멘토와 멘티로도 해석되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윗 세대가 아래세대에게 물려주는 삶의 가르침, 그 삶의 가르침 속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기억'을 간직하라는 것이다. 마치 나무에 붙는 나뭇잎같이, 사람은 점점 성장하면서 이런저런 다양한 기억들이 붙는다. 그 다양한 기억 중에서도 나에게 좋은 영양분이 되고 나를 따듯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나뭇잎'만을 솎아 내어 나의 마음 속에 잘 간직해야, '인내심'이라는 좋은 가지로 변해 나를 든든하게 지켜줄 것이다.


이 그림책을 읽으며 나에게 따듯하게 기억되어지는 큰나무의 나뭇잎은 무엇이었는지, 또 내가 큰나무가 되어 작은나무에게 건내줄 나뭇잎들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읽으면서도 마음이 참 많이 따듯해졌고, 읽고 난 후에도 오랫동안 가슴에 많이 남을 것 같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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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 트리플 10
심너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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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김초엽작가의 작품을 읽고 나서 sf소설에 대해 눈을 뜨게 된 것 같다. 원래 판타지나 sf류의 소설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살고 있는 현 시대가 아닌, 전혀 다른 세계를 얘기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고, 무엇보다 상상력이 풍부하지 않아서 책을 읽으면서 머리속에 이미지화가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sf는 꼭 상상력을 발휘해야지만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아니라는 것을 김초엽 작가의 작품을 통해서도, 또 이번에 읽은 심너울 작가의 소설을 통해서도 느끼게 되었다.

심너울 작가의 세번째 소설집인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아요'는 총 3편의 단편이 들어있는 짧은 소설이다. 작가의 말과 해설을 제외하고 약 150페이지 정도 되는 짧은 분량이라 앉은 자리에서 바로 후루룩 다 읽을 수 있었다.

첫번째 단편은 '문명의 사도'라는 제목으로 가까운 미래의 영화계와 연극계를 그리고 있다. 현재 만들어지는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대부분 배우들이 아무것도 없는 블루스크린 안에서 온갖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혼자 연기를 한다. 이 소설에서는 이제 그것을 뛰어넘어서 연기자의 얼굴만을 본따서 배경도, 몸도, 표정도 모두 특수효과를 이용하여 거짓 연기를 만들어낸다. 실제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어져서 sf소설이지만 굉장히 현실적이고 현 시대의 영화계를 비판하는듯한 느낌도 들었다.

두번째 단편은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어렸을 적 우주비행사를 꿈꿨지만 현실에 가로막혀 평범하게 살아가는 취업준비생이다. 열심히 취업을 준비하던 중 아는 대학선배를 통해 어떤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는데, 그 회사의 직원들이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모습에 이상함을 느끼게 된다. 외계인이 인간들과 공존하는 모습을 보며 뭔가 영화 '맨인블랙' 생각이 나기도 하고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세번째 단편은 '대리자들'이라는 소설로 세개의 작품 중 가장 인상깊었다. 먼 미래에 지구인들은 다른 행성들을 발굴하여 식민지화 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행성을 맡아서 관리하게 된 '집행자'가 이 행성을 조사하게 되면서, 다른 행성과는 다른 유기체를 발견하고, 행성의 파괴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이다. 소설 속에 나오는 내용이 마치 지구에 살고 있는 인류가 자신의 종을 제외한 모든 생물과 동물들을 멸종시키고 있는 현 시대의 모습같이 느껴졌다. 인간의 이기적이고 자만적인 행태로 인해 지구가 썩어가고 있는 모습이 다른 행성을 파괴하는 책 속의 제국과 오버랩이 되면서, 읽고 나서 제일 많은 여운이 남았던 편이다.

현실에 있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 무엇보다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심너울 작가의 이 단편집을 보면서 나의 미래, 지구의 미래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고 많은 여운이 남았던 것 같다.




* 컬처블룸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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