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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 ㅣ 트리플 10
심너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2월
평점 :

요즘 김초엽작가의 작품을 읽고 나서 sf소설에 대해 눈을 뜨게 된 것 같다. 원래 판타지나 sf류의 소설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살고 있는 현 시대가 아닌, 전혀 다른 세계를 얘기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고, 무엇보다 상상력이 풍부하지 않아서 책을 읽으면서 머리속에 이미지화가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sf는 꼭 상상력을 발휘해야지만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아니라는 것을 김초엽 작가의 작품을 통해서도, 또 이번에 읽은 심너울 작가의 소설을 통해서도 느끼게 되었다.
심너울 작가의 세번째 소설집인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아요'는 총 3편의 단편이 들어있는 짧은 소설이다. 작가의 말과 해설을 제외하고 약 150페이지 정도 되는 짧은 분량이라 앉은 자리에서 바로 후루룩 다 읽을 수 있었다.
첫번째 단편은 '문명의 사도'라는 제목으로 가까운 미래의 영화계와 연극계를 그리고 있다. 현재 만들어지는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대부분 배우들이 아무것도 없는 블루스크린 안에서 온갖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혼자 연기를 한다. 이 소설에서는 이제 그것을 뛰어넘어서 연기자의 얼굴만을 본따서 배경도, 몸도, 표정도 모두 특수효과를 이용하여 거짓 연기를 만들어낸다. 실제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어져서 sf소설이지만 굉장히 현실적이고 현 시대의 영화계를 비판하는듯한 느낌도 들었다.
두번째 단편은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어렸을 적 우주비행사를 꿈꿨지만 현실에 가로막혀 평범하게 살아가는 취업준비생이다. 열심히 취업을 준비하던 중 아는 대학선배를 통해 어떤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는데, 그 회사의 직원들이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모습에 이상함을 느끼게 된다. 외계인이 인간들과 공존하는 모습을 보며 뭔가 영화 '맨인블랙' 생각이 나기도 하고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세번째 단편은 '대리자들'이라는 소설로 세개의 작품 중 가장 인상깊었다. 먼 미래에 지구인들은 다른 행성들을 발굴하여 식민지화 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행성을 맡아서 관리하게 된 '집행자'가 이 행성을 조사하게 되면서, 다른 행성과는 다른 유기체를 발견하고, 행성의 파괴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이다. 소설 속에 나오는 내용이 마치 지구에 살고 있는 인류가 자신의 종을 제외한 모든 생물과 동물들을 멸종시키고 있는 현 시대의 모습같이 느껴졌다. 인간의 이기적이고 자만적인 행태로 인해 지구가 썩어가고 있는 모습이 다른 행성을 파괴하는 책 속의 제국과 오버랩이 되면서, 읽고 나서 제일 많은 여운이 남았던 편이다.
현실에 있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 무엇보다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심너울 작가의 이 단편집을 보면서 나의 미래, 지구의 미래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고 많은 여운이 남았던 것 같다.
* 컬처블룸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