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있다면? 또래 상담소! 행복한 책꽂이 23
임지형 지음, 차상미 그림 / 키다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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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만의 고민들이 있다. 친구와의 말다툼 때문에 학교를 가지 않겠다고 버티거나,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게임을 한다고 고집을 부리거나... 어른들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싶어도 대화를 하다보면 어느새 '내가 니 나이 땐 말이야~'하는 말이 나오기 일쑤다.

 

어른은 어른들만의 고민이 있고, 아이들은 아이들만의 고민이 있다. 그걸 온전히 같은 입장에서 이해해주는 친구들이 바로 '또래 상담가'들이다. 최근엔 학교에 상담실이 하나씩 배치되어 있고, 학교폭력이나 아이들에게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도와주는 상담선생님이 따로 계신다. 그리고 선생님을 도와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또래 상담가'도 있다. 그 아이들은 상담과 관련된 일정한 교육을 받고 선생님과 함께 현장에 투입되어 학교의 심리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준다.

 

책에 나오는 '사강'이 또한 이러한 또래상담가들 중 한명이다. 물론 정식 교육을 받은 상담가는 아니지만, 전문 상담가보다보다 훨씬 더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고민을 해결해준다. 좋아하는 아이에게 다가가는 방법, 말 안듣는 동생과 잘 지내는 방법, 내 뒤에서 욕을 하고 다니는 친구에게 복수하는 방법 등 여러 고민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들어준다. 또한 이렇게 친구들을 상담해주는 과정을 통해 친구들에게 다가가는 것을 어려워하던 사강이 본인의 고민 또함 함께 해결해나간다.

 

새학기 첫날 화장실에서 설사를 했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늘 의기소침했던 사강이. 사강이는 이때의 트라우마로 인해 새학기 증후군을 겪는다.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너무 어렵고, 사람들에게 늘 주눅이 들어있다.

 

그랬던 사강이가 전학 온 '소리'와 함께 또래 상담소를 열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점차 성장해나간다. 초반에는 사강이의 얼굴이 너무 어둡고 힘들어보였는데, 뒤로 갈수록 점점 밝은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 뿌듯하고 스스로를 변화시킨 사강이가 참 대견했다.

 

오랜만에 읽은 어린이소설이었는데 너무 재밌었다. 어린시절에 혼자 끙끙 앓았던 고민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때 이렇게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를 위로해주는 또래상담가 친구들이 있었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들에게 꼭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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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파 - 조선의 마지막 소리
김해숙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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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에서 나온 "덕혜옹주""난설헌"을 무척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다산책방에서 새로 나온 신작 "금파"도 망설임 없이 바로 집어들어 읽게 되었다.

 

책표지에 그려진 아름다운 여인의 이름은 "허금파"이다. 구한말, 일제시대에 서서히 사라져가던 판소리와 창극을 마지막까지 널리 알렸던 소리꾼으로 실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이름이 실린 실존인물이다. 첫번째 여자 소리꾼 (수지가 주연한 영화 '도리화가'의 실제인물) 진채선을 이어 두번째 여자 소리꾼으로 알려져 있다. 실존인물이긴 하지만 진채선에 비해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알려진 내용도 거의 없고 베일에 쌓여져 있던 인물을 김해숙 작가가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창조해내었다.

 

이 소설은 허금파가 동리정사에 들어오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리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온 금파는 진정한 스승과 참사랑을 만나며 점차 성장하고 변화한다. 금파가 성장해가는 과정을 쭉 따라오며 소설을 읽어내려가다보면 책 안에 굉장히 다양한 요소가 숨어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먼저 엄청난 노력과 소리에 대한 열정으로 진정한 소리꾼이 되어가는 한 인간의 일대기가 있고, 그 안에는 구구절절한 사랑이야기도 있다. 일제시대에 점차 변화하는 조선의 모습이 생동감있게 보여지니 역사소설로도 보이고, 남자만 소리를 할 수 있던 시대에 유일한 여성 소리꾼으로서 당당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니 여성서사소설로도 느껴진다. 이렇게 다양한 내용을 담다보면 자칫 이야기가 산으로 가거나 이도저도 아닌 밍숭맹숭한 소설이 될법도 한데 '금파'는 이 많은 주제를 담고 있으면서도 전혀 혼잡하지 않았고 오히려 점점 빠져들어 읽게 되었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첩, 누군가의 뒤를 잇는 사람이 아닌 오직 ''라는 인간으로 남고 싶어하는 금파의 모습을 보며 당당한 한 여성으로서의 주체적인 삶을 사는 그녀가 너무 부러웠고, 소리에 대한 엄청난 열정으로 끊임없이 정진하고 힘든 상황을 이겨내는 그녀를 보며 나에게도 저렇게 열성을 쏟을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을까, 하며 나 스스로를 한번 더 돌아보게 되었다. 또한 내가 잘 몰랐던 '판소리'에 대해서 새롭게 알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소설인 것 같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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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적는 아이들 - 100일 동안 매일매일
박현숙 지음, 홍정선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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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년 새해가 되면 1년 동안 이뤄야 할 목표를 약 5개 정도 적는다. 한 달 정도는 적어놓은 목표를 보며 의지를 다지지만, 2월... 3월...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은 희미해지고 내가 무엇을 이루고자 했는지 점차 잊어버리게 된다. 올해 또한 그렇게 새해 목표를 흘려보내던 와중에, 매일매일 100일 동안 매일매일 3개의 소원을 적는 아이의 이야기가 담긴 어린이 동화집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용우는 매사에 의욕이 없고 모든 것을 귀찮아하는 아이이다. 원래는 밝고 쾌활한 아이였으나, 가족과의 어떤 한 사건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땅에 떨어진 큰돈을 주워 경찰서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의 꿈인 '우주인'을 체험할 수 있는 오디션 포스터를 발견하게 된다. 처음에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라 생각하며 잊어버리려고 했으나 용우의 친구인 성주의 도움으로 용우는 우주인 오디션에 참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더욱 성숙하고 멋진 어린이가 된다.

늘 시무룩하고 의기소침하던 용우는 어떻게 해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도 멋있게 해내는 어린이가 되었을까? 그것은 바로 100일 동안 매일매일 3가지의 소원을 적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일 거울을 보며 나에게 사랑한다고 얘기하고, 나쁜 일을 겪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종이에 적는 습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용우의 이런 긍정적인 습관을 배워서 나도 나를 사랑하는 연습을 하고 내 안의 나쁜 감정을 지워버리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잊고 있었던 나의 새해 목표를 다시 상기해 보았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는 무엇을 노력했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친구들의 놀림, 누나의 비웃음에도 상처 받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목표를 향해 천천히 전진하던 주인공 용우의 모습을 보며 나의 모습을 차분히 돌아보게 되었고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주변에 무기력하고 의지를 잃어버린 어린이가 있다면 꼭 이 책을 추천해 주며 용우 같은 멋진 어린이가 되도록 응원해 주고 싶다.




* 컬처블룸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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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작은 인어
루시아노 로사노 지음, 박재연 옮김 / 블루밍제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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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그림책 전문가 수업을 듣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옛 동화 "인어공주" 대한 수업을 해주셨다. 내 기억 속의 인어공주는 디즈니 만화에 나온 빨간머리의 화사한 '애리얼'이었지만, 선생님께서 얘기해 주시는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슬픈 모습의 여성이었다. 해피엔딩 속 애리얼의 모습만 기억하던 나는 좀 더 색다른 시각으로 인어공주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얼마 전에 새로 나온 그림책을 둘러보다가, '파리의 작은 인어'라는 책을 보았다. 인어공주 이야기가 생각나기도 하고, 표지 속의 홀로 우뚝 서서 먼 곳을 응시하는 인어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자꾸 눈길을 끌어서 책을 읽게 되었다.

파리 콩코드 광장에 있는 멋진 분수. 그 분수의 꼭대기에 우뚝 솟은 인어. 왠지 모르게 힘없는 모습으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인어는 어딜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분수에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지 않은 한 아이 덕분에, 인어는 다리를 달라는 소원을 빌어 분수를 탈출하게 된다. 그리고 바다를 향해 모험을 시작한다. 하지만 멋진 장군 동상, 물고기, 바닷가재, 비둘기 모두가 가지 말라고 인어를 뜯어말린다.

"그냥 우리랑 같이 있자. 길은 멀고 험하다고!"

인어는 그 말들을 듣지 않고 씩씩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 나간다.

힘든 위기도, 포기할 뻔한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엔 자신의 꿈을 이루는 인어. 동상 위에서 슬픈 표정을 짓고 있던 인어는 점점 뒤로 가면서 생동감 있고 환한 표정이 된다. 이렇게 점차 변화하는 인어의 모습을 보며 나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 꿈은 어디로 갔을까? 혹시 현실에 너무 안주하여 그 꿈을 잊고 산 것은 아니었을까?

선생님께서 '인어공주' 결말에 대한 해석을 새롭게 해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물거품이 돼서 사라지는 인어공주는 정말 슬프기만 했을까? 자신이 꿈꾸었던 원하던 다리를 얻고, 사랑하는 왕자와 행복한 시간을 보낸 인어는 그 추억만으로도 행복하게 삶을 마무리했을 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꿈을 가지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것.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끝없이 전진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을 얻고 만족할 수 있다.

인어공주도, 파리의 작은 인어도, 결말은 다르지만 둘 다 행복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나도 이 인어들처럼 꿈을 갖고 노력하는 자세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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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동물원 비룡소 창작그림책 72
연수 지음 / 비룡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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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린 스산하고 조용한 동물원. 그 안에 있는 동물들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표지를 보고 다양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보자마자 집어 들어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밤의 동물원과 낮의 동물원은 똑같은 장소이지만 확연히 다르게 느껴진다. 밤에는 뭔가 비밀스럽고 신비하게 느껴지던 동물원이 낮에 보니 정리도 잘 안되어 있고 왠지 모르게 텅 비어 보인다. 그런 동물원을 어떤 한 아이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모습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동물원을 벗어나니 신기하게 동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동물들이 탈출한 것일까? 우리가 흔히 보는 일상 속에 다양한 동물들이 숨어있다. 풀밭에서는 코끼리가 사과를 훔쳐먹고, 지붕 위에는 고양이와 호랑이가 한가로이 낮잠을 자고 있다. 학교 앞 문방구에 있는 오락기에는 모형 두더지가 아닌 미어캣이 고개를 쏘옥 내밀고 있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이 곳곳에 있는 동물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이러한 장면들을 보고 있으니 문득 궁금증이 생긴다. "동물이 꼭 동물원에만 갇혀 있어야 하나?"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동물들을 실제로 느끼고 경험하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동물원이 좋은 역할을 하지만, 사실 '동물권'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요즘에서는 동물원의 존폐를 놓고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본다면, 아이와 함께 읽으며 진정으로 동물들을 위하고 사랑하는 것이 어떤 것일지 생각해 보고, 동물이 인간을 위한 단순한 구경거리가 아닌, 같이 화합하며 공존해야 하는 지구상의 동등한 생명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이 그림책에는 '동물'과 관련된 이야기 말고 다른 한 이야기가 더 숨어있다. 혼자 동물원에 왔던 아이가 나중에는 엄마를 만나게 되는데, 처음에는 단순하게 '아이가 왜 혼자 있다 갑자기 엄마가 나타났을까?'하는 의문만 들었다. 하지만 책을 한번 읽고, 또 읽고 나니 아이가 겪은 상황을 유추해 볼 수 있게 되었고, 거기서 깨닫게 된 이야기에 갑자기 눈물이 울컥 쏟아질 뻔했다. 스포가 돼서 자세히 얘기할 순 없지만 이 책을 동물의 입장에서 한번, 아이의 입장에서 한번 읽으니 똑같은 책을 두 번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책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상한 동물원'은 다양한 내용뿐 아니라, 그림 또한 무척 세밀하고 아름답다. 풀밭의 잡초들, 개미, 후반부에 나오는 해바라기 꽃밭까지 마치 예술작품을 보는 것 같은 느낌에 계속해서 보고 또 보며,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책이 담고 있는 주제, 유려한 그림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그림책인 '이상한 동물원'. 책을 한 권 읽었을 뿐인데 마치 여행을 다녀온듯한 신비한 경험을 해주는 마법 같은 그림책이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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