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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작은 인어
루시아노 로사노 지음, 박재연 옮김 / 블루밍제이 / 2022년 2월
평점 :

최근에 그림책 전문가 수업을 듣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옛 동화 "인어공주" 대한 수업을 해주셨다. 내 기억 속의 인어공주는 디즈니 만화에 나온 빨간머리의 화사한 '애리얼'이었지만, 선생님께서 얘기해 주시는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슬픈 모습의 여성이었다. 해피엔딩 속 애리얼의 모습만 기억하던 나는 좀 더 색다른 시각으로 인어공주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얼마 전에 새로 나온 그림책을 둘러보다가, '파리의 작은 인어'라는 책을 보았다. 인어공주 이야기가 생각나기도 하고, 표지 속의 홀로 우뚝 서서 먼 곳을 응시하는 인어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자꾸 눈길을 끌어서 책을 읽게 되었다.
파리 콩코드 광장에 있는 멋진 분수. 그 분수의 꼭대기에 우뚝 솟은 인어. 왠지 모르게 힘없는 모습으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인어는 어딜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분수에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지 않은 한 아이 덕분에, 인어는 다리를 달라는 소원을 빌어 분수를 탈출하게 된다. 그리고 바다를 향해 모험을 시작한다. 하지만 멋진 장군 동상, 물고기, 바닷가재, 비둘기 모두가 가지 말라고 인어를 뜯어말린다.
"그냥 우리랑 같이 있자. 길은 멀고 험하다고!"
인어는 그 말들을 듣지 않고 씩씩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 나간다.
힘든 위기도, 포기할 뻔한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엔 자신의 꿈을 이루는 인어. 동상 위에서 슬픈 표정을 짓고 있던 인어는 점점 뒤로 가면서 생동감 있고 환한 표정이 된다. 이렇게 점차 변화하는 인어의 모습을 보며 나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 꿈은 어디로 갔을까? 혹시 현실에 너무 안주하여 그 꿈을 잊고 산 것은 아니었을까?
선생님께서 '인어공주' 결말에 대한 해석을 새롭게 해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물거품이 돼서 사라지는 인어공주는 정말 슬프기만 했을까? 자신이 꿈꾸었던 원하던 다리를 얻고, 사랑하는 왕자와 행복한 시간을 보낸 인어는 그 추억만으로도 행복하게 삶을 마무리했을 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꿈을 가지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것.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끝없이 전진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을 얻고 만족할 수 있다.
인어공주도, 파리의 작은 인어도, 결말은 다르지만 둘 다 행복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나도 이 인어들처럼 꿈을 갖고 노력하는 자세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컬처블룸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