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동물원 비룡소 창작그림책 72
연수 지음 / 비룡소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둠이 내린 스산하고 조용한 동물원. 그 안에 있는 동물들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표지를 보고 다양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보자마자 집어 들어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밤의 동물원과 낮의 동물원은 똑같은 장소이지만 확연히 다르게 느껴진다. 밤에는 뭔가 비밀스럽고 신비하게 느껴지던 동물원이 낮에 보니 정리도 잘 안되어 있고 왠지 모르게 텅 비어 보인다. 그런 동물원을 어떤 한 아이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모습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동물원을 벗어나니 신기하게 동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동물들이 탈출한 것일까? 우리가 흔히 보는 일상 속에 다양한 동물들이 숨어있다. 풀밭에서는 코끼리가 사과를 훔쳐먹고, 지붕 위에는 고양이와 호랑이가 한가로이 낮잠을 자고 있다. 학교 앞 문방구에 있는 오락기에는 모형 두더지가 아닌 미어캣이 고개를 쏘옥 내밀고 있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이 곳곳에 있는 동물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이러한 장면들을 보고 있으니 문득 궁금증이 생긴다. "동물이 꼭 동물원에만 갇혀 있어야 하나?"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동물들을 실제로 느끼고 경험하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동물원이 좋은 역할을 하지만, 사실 '동물권'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요즘에서는 동물원의 존폐를 놓고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본다면, 아이와 함께 읽으며 진정으로 동물들을 위하고 사랑하는 것이 어떤 것일지 생각해 보고, 동물이 인간을 위한 단순한 구경거리가 아닌, 같이 화합하며 공존해야 하는 지구상의 동등한 생명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이 그림책에는 '동물'과 관련된 이야기 말고 다른 한 이야기가 더 숨어있다. 혼자 동물원에 왔던 아이가 나중에는 엄마를 만나게 되는데, 처음에는 단순하게 '아이가 왜 혼자 있다 갑자기 엄마가 나타났을까?'하는 의문만 들었다. 하지만 책을 한번 읽고, 또 읽고 나니 아이가 겪은 상황을 유추해 볼 수 있게 되었고, 거기서 깨닫게 된 이야기에 갑자기 눈물이 울컥 쏟아질 뻔했다. 스포가 돼서 자세히 얘기할 순 없지만 이 책을 동물의 입장에서 한번, 아이의 입장에서 한번 읽으니 똑같은 책을 두 번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책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상한 동물원'은 다양한 내용뿐 아니라, 그림 또한 무척 세밀하고 아름답다. 풀밭의 잡초들, 개미, 후반부에 나오는 해바라기 꽃밭까지 마치 예술작품을 보는 것 같은 느낌에 계속해서 보고 또 보며,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책이 담고 있는 주제, 유려한 그림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그림책인 '이상한 동물원'. 책을 한 권 읽었을 뿐인데 마치 여행을 다녀온듯한 신비한 경험을 해주는 마법 같은 그림책이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