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4호 다봄 청소년 문학 톡! 2
파스칼 마레 지음, 장한라 옮김 / 다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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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너무 글이 많거나, 어둡거나, 어려운 내용의 책은 좀 피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너무 또 가벼운 소설은 읽기 싫고... 그래서 나는 요즘 청소년소설을 많이 읽게 된다. 적당히 짧으면서 밝고, 하지만 그 속에 다양한 주제와 이야기가 들어 있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결말이 늘 해피엔딩이다. 청소년소설의 주인공들에게는 옆에 항상 그들을 지켜주는 따듯한 어른, 좋은 친구들이 있어서 그 친구들과 함께 어려움을 잘 헤쳐나간다.

이번에 읽은 블루4호도 이러한 전형적인 청소년소설의 색을 띠고 있다. 책의 주인공인 '블루 4호'는 센터에서 나고 자라서 바깥세상을 전혀 모른다. 나는 어떤 존재인가? 나는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점차 궁금한 것이 많아지고 생각이 많아지던 차에 곁에서 자신을 도와주던 '비리앙 바부'와 가까워지게 되고, 바깥세상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알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이 인간을 위해 인공자궁에서 태어난 '복제인간'이라는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한다. 그런데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주인공은 자신의 원본(?)이 아파져서 장기를 이식하기 위해 수술대에 오르는 상황에 처하게 되고, 이러한 주인공을 비리앙 바부는 몰래 탈출시킨다. 여차 저차한 사건으로 주인공에게는 본래 계획과는 다른 사건들이 줄지어 일어나게 되지만,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잘 극복해 나간다.


지금의 청소년, 어린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내가 고등학생 때 '황우석 박사'라는 인물이 굉장히 핫이슈였다. 최초의 복제 양을 탄생시키며 줄기세포 연구로 인해 각광받던 의사였지만 조수를 통해 논문이 가짜라는 것이 판명되며 나락으로 떨어졌던 인물이다. 나는 이 사건을 통해 '복제인간'이라는 개념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고, 복제인간이 과연 윤리적으로 받아들여질만한 것인가에 대해 꾸준히 생각해왔다. 이번에 '블루 4호'라는 책을 읽으며 잊고 있던 그 주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복제인간은 윤리적으로 대단히 잘못된 것임에는 틀림없지만, 기술이 점점 발전하는 한 이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눈앞으로 닥칠 이 문제에 관해 어떻게 대응하고 처신해야 하는 것일까? 그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계속해서 합의점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소년소설이기 때문에 길지 않고 짧은 분량에, 내용 또한 어렵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었지만, 이 책에 담긴 주제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깊이 생각할 것 같다. 오랜만에 가벼운 내용에 그렇지 않은 주제를 담고 있는 묵직하면서도 여운이 많이 남는 소설을 읽은 것 같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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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례 창비세계문학 19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송승철 옮김 / 창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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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랜만에 고전소설을 읽어보았다. 평소에 좋아하고 즐겨읽는 "창비세계문학"시리즈에 19번째로 나온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기이한 사례"를 읽었다. 이 작품은 조승우 배우가 주연을 한 뮤지컬로도 잘 알려져 있고, 예전에 현빈과 한지민이 나온 드라마인 "지킬앤하이드"의 모티브가 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양극성장애를 가진 사람의 이야기로도 유명한 이 작품은 실제로 읽어보니 내가 생각한 것과는 무척 다른 느낌의 소설이었다. 첫 번째 다른점은 이 소설의 화자, 즉 주인공이 지킬박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책의 화자는 지킬박사의 오랜 친구이자 변호사인 어터슨이다. 어터슨은 지킬박사 주변에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을 목격하게 되고, 점점 그것의 진실을 밝혀나간다. 지금이야 지킬박사와 하이드가 동일인물이라는 것이 너무나 잘 알려져 있지만, 이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왜 악행을 저지르는 하이드를 지킬박사가 보호해주는지, 지킬과 하이드의 관계는 무엇인지에 중점을 맞추어 읽다가 마지막에 둘이 동일인물이었다는 반전에 큰 충격과 재미를 얻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두 번째 다른점은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이다. 지킬박사는 완전무결한 선, 하이드는 극악무도한 악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 소설에서는 대외적으로 선한 이미지였던 지킬박사가 내면에 숨겨왔던 악을 하이드로 인해 분출하게 된다. 그러면서 지킬박사는 결국엔 하이드에게 자신의 본 모습을 모두 먹혀버리게 되고야 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약물에 서서히 중독되어가는 약물중독자처럼 보여진다.

실제 원본 소설을 읽고 나서 나는 내가 알고 있던 '지킬앤하이드'와 무척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 이야기에 좀 더 매력을 느끼게 된 것 같다. 번역도 매끄럽게 잘 되어있고 중간에 달려있는 각주들이 그 당시의 시대상을 잘 설명해 주어서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또한 이 책에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례' 말고도 2개의 단편이 함께 실려있는데, 짧은 단편이지만 무척 완성도 있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소설이었다. 생각보다 꽤 철학적이고 어려워서 읽고 나서 여운도 많이 남고 진정한 선과 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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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페이스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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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인해 본연의 얼굴을 잃어버린 병사들을 위해 시작하게 된 성형수술. 얼굴이 흉측하게 변해버린 사람들을 위해 시작되었던 성형수술이 이제는 평범한 사람도 누구나 돈만 있으면 하게 되는 흔한 수술로 변질되었다. 우리나라는 특히나 고등학생 졸업 전 필수코스가 되었을 정도로 쌍커풀수술이나 코수술은 너무 흔하고 심지어 보조개수술, 입꼬리수술과 같은 개인 취향에 따른 수술도 만연하고 있다. 


성형수술을 당연하게, 혹은 멋진것처럼 포장하고 있는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진정으로 옳은 성형수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 나왔다. 바로 '리얼 페이스' 이다. 


리얼 페이스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개성이 강하고 캐릭터가 독특하다. 돈만 주면 얼굴을 전혀 다른사람처럼 만들어주는 일본 최고의 성형외과 의사, 그 의사가 만들어낸 완벽한 얼굴의 미녀 조수, 그리고 그들의 수술을 돕는 마취과 의사. 이들은 아내의 얼굴을 전처와 똑같이 만들어달라는 남편,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는 야쿠자, 성형에 중독된 여자연예인 등에게 많은 돈을 받고 성형을 해준다. 아무리 돈으로 못사는 것이 없는 세상이라지만, 타고난 얼굴조차 돈으로 바꿔버리려 하다니, 이대로 정말 괜찮은걸까? 이것이 진정으로 옳은 일인가? 하는 의문이 들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성형외과 의사를 둘러싼 이른바 '성형미인 연쇄살인사건'이 새롭게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점점 겉잡을 수 없이 흘러가고, 마지막 충격적인 반전이 담긴 결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속도감과 파격적인 이야기에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뭔가 도덕적으로 쉽게 용납할 수 없는 자극적인 스토리에 처음엔 조금 거부감이 들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주인공과 그 주변인물들이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나오고, 마지막엔 살짝 슬프면서도 여운이 남는 결말이라 다 읽고 나서도 계속 책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최근에 일이 바쁘다보니 책에 집중할 시간이 적어서 제대로 독서를 하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책에 빠져서 밤늦은 시간까지 잠도 줄이면서 읽었던 것 같다. 흡입력있고 결말까지 대단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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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이 된 첫날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101
리우쉬공 지음, 정세경 옮김 / 봄봄출판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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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판형이 아닌, 가로로 쭈욱- 길게 되어있어서 아이들이 잡아들기 쉽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책 표지에 그려진 익살스러운 고양이, 여우, 돼지, 생쥐, 강아지들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펼쳐보기 전부터 무척 기대가 되었다. 


어느 날, 형님 야옹이가 아우들에게 각자 훔쳐 온 것들을 펼쳐보라고 한다. 꿀꿀이죽을 가져온 돼지, 뼈다귀를 잔뜩 가져온 개,. 공룡알을 가져온 여우까지... 하나같이 쓸대없는 것을 훔쳐 와서 화가 나는 찰나, 제일 작은 찍찍이 동생이 엄청나게 큰 보물상자를 훔쳐 온다. 작은 몸으로 어떻게 이 큰 상자를 훔쳐 왔을까? 마음씨 좋은 아저씨께서 도와주셨다고 하는데, 그 아저씨의 정체는!!!


짜잔! 등치 크고 무섭게 생긴 곰 경찰 아저씨였다! 헉!


물건을 훔친 죄로 감옥에 갇히게 된 동물친구들. 곰아저씨가 잠든 틈을 타서 탈출을 시도하는데~

어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도망을 쳤을까~? 그건 책에서 확인!


귀여운 그림체에 웃음이 나는 재밌는 이야기까지, 아이들의 눈길을 끌만한 그림책이었다. 특히나 페이지에 단차를 둬서 같은 장면인 듯 보이면서도 다른 이야기들을 순차적으로 배열하여 책을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게 구성하였다. 


보통 한국, 영국, 프랑스, 일본 작가의 책만 읽다가 '리우쉬공'이라는 대만 작가의 책은 처음 읽어보는데 무척 신선하면서도 독특했다. 그림체도 너무 마음에 들고 이야기 구성도 독특해서 리우쉬공 작가의 다른 책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귀여운 동물 그림책! 권선징악의 결말까지 완벽한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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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훌 -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57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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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유리는 입양아이다. 보통 입양가정이라고 생각하면 반듯하고 여유로운 가정을 떠올리지만, 유리는 입양되자마자 어머니에게 버려지다시피 한 아이이다. 친부모님에게는 어떻게 버려지게 되었는지 모르고, 새아버지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유리를 입양한 새어머니는 유리를 할아버지에게 맡기고 잠적해버렸다. 자신을 이렇게 버려 둘 거면 왜 입양을 했을까? 궁금하지만 할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무뚝뚝한 할아버지와 둘이서 어색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던 어느 날, 새어머니의 부고와 함께 새어머니의 친자식인 남동생이 집으로 찾아오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할아버지는 여행을 갔다 온다고 자꾸 집을 비우는데, 어딘지 모르게 수척해 보인다. 아마도 병원에 다녀오시는 게 아닐까 싶다. 갑자기 나타난 남동생은 새로 전학한 학교에서 말썽을 피우고, 집으로 경찰이 찾아오기까지 한다. 빨리 대학에 합격해서 집을 떠나는 것이 목표인 유리지만, 어딘지 모르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 가족이 자꾸 발목을 잡는다. 그나마 유리가 의지하고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것은 중학교 때부터 절친인 미희, 주봉과 함께 있을 때이다. 항상 옆에 있어주는 든든한 친구들, 그리고 자신과 같은 입양아인 새로운 친구 세윤, 안 좋은 소문은 무성하지만 자상하고 따듯한 담임선생님까지, 유리의 곁에 있어주는 든든한 사람들 덕에 유리는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가족과도 마음을 열고 점차 성장해간다. 


따듯하고 환한 색감의 표지 때문에 밝고 명랑한 청소년소설이 아닐까 싶었는데, 직접 읽어보니 생각보다 내용이 많이 어두웠다. 누가 봐도 참 답답하고 힘든 가정환경에 홀로 버텨내야 하는 유리의 상황이 안타깝고 슬펐다. 학교에서 근무하다 보니 이렇게 유리처럼 가정환경이 불우한 아이들을 어쩔 수 없이 가까이서 보게 된다. 그러한 아이들을 보면 하나같이 세상에 대해 비관적이고, 자포자기하고, 의욕이 없다. 그런 아이들을 어떻게든 이끌어내어 사회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 어른이 되도록 독려하는 것이 선생님들의 역할이다. 물론 절대 쉽지 않다. 아예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욕설을 퍼붓고, 난동을 부리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러한 아이들을 보다 보면 안타까운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외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힘들기도 하다. 그런데 주인공 유리를 보며 나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불우한 환경에 있는 아이라고 모두 힘든 아이는 아니구나... 유리처럼 아픔을 마주하고 이겨내려고 하는 아이도 있구나, 하고. 사실 이러한 아이들이 많은데, 어른들은 아이들의 한 단면만 보고 쉽게 외면하고 평가해버리는 것은 아닐까? 내가 그 아이를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보며 친구들과의 관계는 어떤지, 가족과의 관계는 어떤지 좀 더 대화해 보고 알아보려고 노력했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이 책을 보며 이제까지 아이들을 대하던 나는 어떤 어른이었는지, 아이들을 제대로 보고 있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까지 무심함으로 인해 내가 놓친 아이들이 있진 않을까 많이 반성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어른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상처받고 외면당하는 아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모두 다 케어할 수는 없겠지만, 가까이에 있는 한 명이라도 보듬을 수 있도록 나 또한 많이 노력해야겠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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