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쟁이 탄생기 작은 스푼
문정옥 지음, 김이주 그림 / 스푼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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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선우는 새로 입학한 학교에서 친구를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 부모님의 잦은 이사로 유치원을 옮겨다니느라 제대로 된 소꿉친구 하나 사귀질 못했고, 할머니와 함께 살며 다니게 된 학교에서도 소심한 성격 탓에 아이들과 못 어울렸기 때문이다.

 

 

함박눈이 내린 어느날, 선우는 밖에 나가 아이들과 놀다가 사소한 행동에 놀림을 받고 상처를 입는다. '도대체 다들 나한테 왜 그러지?',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 고민하던 선우는 막말을 하며 친구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은석이를 보고 이제부텀 자신도 막말쟁이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책을 보는 내내 마치 상처 입은 고슴도치마냥 삐쭉삐죽 날을 세우며 아이들에게 막말을 퍼붓는 선우의 모습이 안쓰럽고 슬펐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제대로 알려줄 어른이 주변에 있었다면 막말쟁이가 되겠다는 마음까지는 먹지 않았을텐데... 물론 선우를 보살펴주는 할머니가 계시긴 하지만 부모님의 제대로 된 관심과 사랑을 받았더라면 조금 더 나은 방법으로 친구들과 어울리려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결국엔 선우가 운동회에서 반 아이들과 협동하며 점차 마음을 열어가기에 다행이다 싶었다.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친구들과의 올바른 대화 방법, 나쁜 언어습관과 좋은 언어습관, 막말의 단점과 같은 것들에 대해 배우고 함께 이야기나눌 수 있을 것 같다. 교육용으로 읽기에 좋은 책!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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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 - 도서관 소설집 꿈꾸는돌 33
최상희 외 지음 / 돌베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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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솔러지(Anthology)는 시나 소설 등의 문학 작품을 하나의 작품집으로 모아놓은 것으로 대개 주제나 시대 등 특정의 기준에 따른 여러 작가의 작품이 모아진다. '꽃다발'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앤톨로기아(anthologia)가 원어라고 한다.

 

 

이제까지 '놀이터', 'sf', '탐정' 등 다양한 주제의 앤솔러지 작품들을 보아왔지만, '도서관'을 테마로 한 앤솔러지 작품집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도서관에서 근무하면서 끊임없이 책을 탐독하고 그것에 모자라 또 '도서관', ''과 관련된 내용이라면 닥치는 대로 수집하는 내가 이 소설집을 놓칠 리가 없었다. 보자마자 '이 책은 무조건 소장하고 읽어야 한다!'라는 일념으로 바로 구해 읽기 시작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완득이'의 김려령, '페인트'의 이희영 작가를 비롯하여 청소년소설계의 난다긴다 하는 작가들이 모두 모여 총 7개의 단편을 수록했다. 모든 단편들이 다 주옥같고 참 좋았지만, 나는 표제작이기도 한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와 말랑말랑한 로맨스가 들어있는 '우리가 아주 예뻤을 때' 이 두 작품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는 실제 작가님이 한 고등학교에 강연을 갔다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다. 그 고등학교에는 1년에 딱 한 번 도서관에서 밤을 새는 책의 밤 행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극 중에서 제일 친한 친구 3명은 이 행사에 참여하며 도서관에 도토리를 숨기는 다람쥐를 찾아 나선다. 여기서 다람쥐란 책을 몰래 숨겨 놓는 사람을 뜻한다. 책을 독차지하려고 다른 사람이 찾지 못하게 엉뚱하게 숨기고 자기가 숨긴 곳을 까맣게 잊는, 마치 가을 내내 알뜰히 모은 도토리를 숨겨 두고 잊어버리는 다람쥐를 뜻하는 말이다. 나는 책에서 이 부분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 아니 이런 귀여운 표현이 있다니! 실제로 도서관에 근무하면서 책을정리 할 때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꼭 이러한 다람쥐들을 만난다. 책이 전혀 엉뚱한 곳에 꽂혀있거나 숨겨져 있을 때는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건지 씩씩대며 화만 내기 바빴는데, 그들을 다람쥐라고 별명 붙여보니 뭔가 화가 누그러지면서 앞으로는 그저 귀엽게 보일 것 같다.

 

 

'우리가 아주 예뻤을 때'는 어렸을 때부터 붙어 지낸 소꿉친구가 사춘기를 겪으며 서로 소원해지다가, 마침내 서로에게 한 발자국 더 다가간다는 내용의 단편 로맨스이다. 여기서 도서관은 그저 그 둘이 다시 마음을 확인하게 되는 장소로만 나온다. 그 점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둘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흐뭇하고 마음이 두근거렸다.

 

 

그 외에도 도서관에 꽂혀진 책을 통해 소원해진 친구와 화해를 하는 '덜컹거리는 존재', 마음이 다친 아이를 위로해주는 도서관 유령이 나오는 '유령이 머무는 숲' 등 도서관을 매개로 한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사랑, 우정, 한 사람의 일생, 추억, 등등 책을 읽으며 다양한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고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읽은 정말 재밌었던 앤솔로지 단편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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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 파랑새 그림책 80
윤석중 글, 김나경 그림 / 파랑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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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중 시인의 동시에 김나경 작가의 그림을 더한 사랑스러운 그림책을 만나보았다. 윤석중 시인은 우리나라 아동문학의 선구자이자 동요의 아버지로도 불리우는 분으로 '퐁당퐁당', '짝짜꿍', '나리나리 개나리' 등 제목만 불러도 입에서 술술 나오는 다양한 동요, 동시를 지으신 분이다. '꽃밭'이라는 시는 나에겐 좀 생소했는데 예쁜 그림과 함께 시를 읽고 나니 앞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가 꽃밭에서

넘어졌습니다

정강이에 정강이에

새빨간 피

아기는 으아 울었습니다

 

한참 울다 자세히 보니

그건 그건 피가 아니고

새빨간 새빨간 꽃잎이었습니다

 

 

화창한 날 색색의 꽃밭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한 아이. 민들레도 후- 불어보고, 꽃화관도 만들어보고, 이리뛰고 저리뛰다가 쿵- 하고 넘어진다. 무릎 위의 새빨간 피를 본 아이의 잠깐의 정적, 그리고 이어지는 으앙- 하는 울음, 그러다 그것이 꽃잎이라는 것을 알고 머쓱해하며 눈물을 그치는 모습까지, 짧은 8줄의 글에서 이 많은 장면이 다 그려진다. 그러면서 '맞아, 나도 이런때가 있었지.' 하고 어릴적의 추억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갑자기 화사한 꽃들이 보고싶어 밖으로 산책을 나가고도 싶어진다.


이러한 상상력을 김나경 작가의 그림은 현실화 시켜준다. 집에서 바가지를 대고 대충 자른듯한 덮수룩한 머리에, 옆에는 자기랑 비슷하게 생긴 똥깡아지를 데리고 룰루랄라 산책을 나가는 아이의 모습에서부터 귀여움은 이미 한도초과~ 뭐가 그리 신이나는지 꽃밭에서 이리뛰고 저리뛰며 신나게 노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꽃잎이 피인줄 알고 으앙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는 어이고 그랬어~ 마치 아이 옆에 있는 강아지처럼 책 속 아이의 볼을 쓰다듬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준다.

 

몽글몽글 따듯한 시에 화사하고 예쁜 그림까지, 그저 보는것만으로도 눈이 편안하고 마음을 행복하게해주는, 마법 같은 그림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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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에 녹아든 설탕처럼 웅진 세계그림책 225
스리티 움리가 지음, 코아 르 그림, 신동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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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하늘색과 아이의 얼굴처럼 진한 주황빛의 꽃들이 조화로워 보이는 표지의 그림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원래 살고 있는 곳을 떠나 먼 나라로 이민을 오게 된다. 아이는 고향에 남겨진 친구와 가족들을 그리워하고, 새로운 환경에 낯설어하며 그 누구와도 함께하려 하지 않는데... 그런 아이에게 이모는 옛 페르시아인들의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준다.

 

옛 페르시아인들은 자신들의 오랜 터전을 떠나 인도라는 새로운 곳에 정착을 하려 한다. 하지만 인도의 왕은 말도 통하지 않고 낯선 이들을 받아주지 않는다. 언어가 통하지 않기에, 잔에 가득 담은 우유를 보여줌으로써 이미 이 땅에는 사람이 너무 많고 빌려줄 땅이 없다는 것을 표현한다. 하지만 현명한 페르시아인은 그 우유잔에 설탕을 녹여서 보여주며 자신도 이 우유에 녹아든 설탕같이 사람들과 화합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알려준다. 지혜에 감동한 왕은 따듯하게 그들을 맞이하며 이야기는 끝난다.

 

마치 탈무드나 천일야화 같은 멋진 옛이야기에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그림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그림책이었다. 새로운 곳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주인공을 보며 다문화, 난민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생각났다. 낯선 곳에서 적응하며 살아가기 위해선 설탕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설탕이 잘 녹아들 수 있도록 옆에서 계속해서 저어주고 따듯하게 데워 줄 안내자의 역할이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 그리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모두 마음을 열고 함께 하려고 노력해야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책에서 달콤한 향이 느껴지는 것 같은 "우유에 녹아든 설탕처럼". 차분히 앉아 따듯한 우유를 마시며 천천히 음미하며 보고 싶은 멋진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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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놀이 웅진 우리그림책 90
나명남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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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좋아요', '삶은 달걀'의 저자 나명남 작가님의 신작을 읽어보았다. 제목은 '햇빛놀이'. 표지에는 아이와 고양이가 반짝반짝 빛나는 햇빛모양들과 함께 신나게 춤을 추고 있다. 표지부터 뭔가 포근한 봄햇살이 느껴지는 것 같다.

 

해 지기 전에 돌아온다는 엄마를 무료하게 기다리고 있는 한 아이. 엄마가 언제 오나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커튼에 비친 다양한 모양의 햇살을 발견한다. 모양 따라 하나씩 햇살을 떼어내어 재미있게 놀다 노오란 햇빛 이불을 타고 하늘로 날아오른 아이와 고양이는 마침내 푸른 들판에 도착한다. 들판에서 둘은 신나게 썰매도 타고, 술래잡기 놀이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혼자 집에 아이를 두고 나가는 엄마의 심정은 어땠을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밥은 잘 챙겨 먹었는지, 무서워하진 않는지, 어디 아프진 않은지... 밖에 있는 내내 자꾸 생각날 것 같다. 그런데 아이가 이렇게 집에서 즐겁게 햇빛놀이를 하며 잘 있다고 하면 무척 안심이 되지 않을까?

 

아무래도 엄마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게 되니 혼자 노는 아이의 모습이 왠지 짠하면서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아이가 외롭지 않았으면, 책에서처럼 늘 행복하고 밝은 모습으로 집에 오는 엄마를 맞아줬으면 좋겠다. 책 속의 엄마와 아이가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읽는 내내 마음이 따듯해지고 살랑살랑 봄바람이 부는 것 같은, 사랑스러운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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