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문장
구병모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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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이라 몰입하려고하는 타이밍마다 이야기가 끝나버려 아쉬웠지만 모든 이야기의 소재가 흥미로웠다.
“웨이큰”, “사연 없는 사람”이 특히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고, “한 아이에게 온 마을이”는 마치 스릴러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지속되는 호의”는 타인의 시선에서 보기엔 그저 별일 아닌 걸로 보일 수 있는 일이 시선의 위치에 따라 위협으로 느껴질수도 있겠구나 싶어 충격적이었다. “어느 피씨주의자의 종생기”, “곰에 대해 생각하지 말 것”, “오토포에시스”는 예전에 가장 강렬한 감상으로 읽었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깊이에의 강요”를 떠오르게 하여 좋았다. 딱 한 작품 “미러리즘”은 아쉬웠는데, 초반부의 소재는 매우 흥미로웠으나 이후 전개는 나에게 이 책의 첫 수록작인 “어느 피씨주의자의 종생기”처럼 강요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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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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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무라카미하루키를 이제서야 처음 읽었다. 이제 나도 하루키 밈에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막연히 감성이 폭발해서 아름답게 철철 흘러넘치는 서정 소설일거라 지레짐작하고 내취향이 아닐거라 생각해서 하루키를 피해왔다. 55퍼 정도는 맞았으나, 담백하고 무덤덤한 문체가 끝까지 읽게 만들었다.
다른 하루키의 작품은 다시 읽을 것 같지 않지만 에세이는 찾아볼 것 같다. 왜 사람들이 하루키가 쓴 글이라면 아침에 일어나서 양치질 하는 글이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하는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 근데 유명한 그 것보다 다른 게 더 많이 나오는 것 같은데... 생존률 무엇?
++) 제목이 노르웨이의 숲이길래 노르웨이가 배경인 줄 알았다. 첫 장면이 독일행 비행기길래 더더욱. 왜 우리나라 제목이 “상실의 시대” 였는지 알겠다. 난 직관적인 우리나라 제목 쪽이 더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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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독서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유쾌한 책 읽기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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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과 관련된 추억 모음집이다. 대부분의 소챕터가 분량이 3~4장 정도라 짤막짤막하게 하고싶은 이야기를 건드리고 지나간다.
진하게 느껴지는 동종의 실루엣에 별 거 아니네 싶은 얘기가 반, 와 이 사람 진짜 덕후같아 싶은 게 반의 반, 이건 나인가 싶은 주제가 나머지 반의 반이었다. ‘별 거 아닌’ 이야기들은 주로 앞에 몰려있었고, 책의 큰 줄기가 작가의 성장 과정에 따라 시간 순으로 배치되어있기 때문에 아마 부장님 어릴 때 얘기를 듣고 앉아있는 기분이 들어서였던 것 같다. 중반 이후로는 그 비중이 현저히 줄어드니 앞부분 읽다 이탈하고싶어진다면 차라리 3장부터 읽고 거꾸로 돌아오기를 권하고싶다.
아재 냄새에도 불구하고 내가 책에 대해 의식/무의식적으로 생각했던 게 상당히 겹쳐서 꽤나 공감 가는 점이 많았다. 문체 취향부터 어린 시절 재미있는 장편을 발견했을 때의 두근거림, 지금은 스마트폰에 책의 등수를 내준 것에 대한 자기 죄책감 등.
그 중 가장 공감 갔던 내용은 3장의 첫 주제인 “나는 간접경험으로 이루어진 인간이다”다. 마음같아선 해당 챕터 전체를 밑줄 긋기하고싶지만 고르고 골라 최대한 압축해서 보관해보려고 한다. (그런데 역시 몇 장 되지도 않는 짧은 글에서 일부만 꺼내오려니 영 무미건조해져버렸다.)
작가는 자신이 성공한 덕후라고 했는데 정말로 부럽기 짝이 없다.

그때의 충격 때문인지 내게는 세상의 진짜 모습을 알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 『사당동 더하기 25』나 『힐빌리의 노래』처럼 빈곤이 가정과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책들, 『인구 쇼크』같이 지구 곳곳에서 인구 집단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그 배경에는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알려주는 책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와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같이 저성장시대에 절망한 젊은이들이 어떻게 각자의 방식으로 대응하는지 보여주는 책들을 읽는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른 채 눈을 감고 걷고 싶지는 않다는 생존 본능

잠시라도 타인의 입장이 되어볼 수 있게 해주는 책들은 나를 ‘눈 먼 자들의 도시’에서 구원해준다.

정치, 젠더, 환경, 교육…… 거의 모든 이슈마다 양쪽 극단에서 가장 큰 소리들이 쏟아져나온다. 목소리가 크고 공격적인 이들이다. 중간에 있는 이들은 눈살을 찌푸린다. 왜 저 사람들은 저렇게 공격적이고, 유연하지 못하고, 비합리적이고, 시끄럽지?

무엇보다 먼저 알아야 한다. 지금 내가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중립적이고 합리적일 수 있다면, 그건 나의 현명함 때문이 아니라 나의 안온한 기득권 때문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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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아이들
P. D. 제임스 지음, 이주혜 옮김 / 아작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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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지않은 페이지수이지만 책장이 휙휙 넘어간다. 박진감 넘치지는 않지만 매 장면마다 주인공의 감정 묘사가 생생하고 우아해서 영상을 보는 것 같다. 3인칭 서술 중 1인칭 일기장 시점이 교차되는 게 흥미롭다. 솔직하기보다는 숨기려는 인상을 주어서 오히려 주인공의 심리적 압박을 더 느낄 수 있었다.
클라이맥스까지 더할나위 없이 훌륭하였으나, 이후 마무리가 너무 급하다. 여태까지 읽었는데 몇 장 정도는 더 할애해도 좋았으련만, 앞부분과 달리 불친절하고 축약된 감정 변화가 슉슉 지나가버려서 중간에 끊느니만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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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
황세연 지음 / 마카롱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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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생생한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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