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힘이 되는 논어
권경자 지음 / 소울메이트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인생에 힘이 되는 논어 [권경자 저 / 소울메이트]


이 책의 저자 권경자는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유학을 전공했으며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희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강의했으며, 2006~2007년 MBC라디오 「아침풍경 강영은입니다」에서 '동인생각' 코너를 담당했다. 현재 유도회() 부설 한문연수원에서 수학중이고, 성균관대학교, 감리교 신학대학교, 사단법인 동인문화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또한 동인문화원 연구실장과 한국가정교육학회 학술이사를 맡고 있다. 논문으로는 <중국 고대 여성상의 유가 여성관에 미친 영향>, <유학으로 분석한 삼성경영철학 연구>, <장자의 초월의지에 관한 고찰>, <『논어』의 '수양'에 관한 고찰> 등이 있다. 저서로는 <자본주의 4.0시대의 유학리더십>, <유학, 경영에 답하다>, <한국철학사전(공저)>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꾸준히 사랑받는 것이 바로 고전이다. 지혜를 통해 우리에게 깊은 깨달음을 주는 많은 고전들 중에서 공자의 논어는 빠질 수 없다. 혼란스러웠던 춘추 전국 시대에 공자는 대표적인 성인이었다. 그로부터 250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세계적으로 중국 최고의 사상가로 꼽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사랑받는 인물이다. 그의 <논어>는 중국 최초의 어록으로 유가의 성전이라고 할 정도로 대표되는 책인데 고대 중국의 사상가 공자의 가르침을 전하는 가장 확실한 옛 문헌으로 공자와 제자들과의 대화나 공자의 발언과 행적 등 인생의 교훈을 주는 내용들이 담겨있다.



子在陳(자재진)하사 曰 歸與歸與(왈 귀여귀여)인저 吾黨之小子狂簡(오당지소자광간)하여 斐然成章(비연성장)이요 不知所以裁之(부지소이재지)로다


공자께서 진나라에 계시면서 말씀하셨다. "돌아가자꾸나! 돌아가자꾸나! 우리 고을의 젊은이들이 뜻은 크지만 막상 일에는 소략하여 찬란하게 문장을 이루었으나 마름질할 줄을 모르는구나."


공자가 노구를 이끌고 천하를 주유하면서 도를 펴고자 했지만 공자를 등용한 나라는 없었고, 세상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 그런데 노나라에서 작은 움직임이 있었다. 도를 행하려는 젊은이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원대한 뜻을 세우고 그것을 펼치고자 했지만 정작 실천에 있어서는 소략했다. 즉 문장은 찬란했지만 제대로 마름질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몇 번 방문한 진나라에서도 정치적으로 올바른 도를 펼칠 수 없음을 깨달은 공자는 노나라의 젊은이들이 큰 뜻을 잘 마름질해 펼칠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당대에 세상을 바르게 할 수 없다면 제자들을 교육하고 완성시켜 도가 펼쳐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고국의 젊은이들이 바로 그 기반이다. 반복해서 돌아가리라고 다짐한 것도 이제부터 시작임을 다짐한 것이다. 공자는 영원한 젊은이였다. (P.149~150)



樊遲問仁(번지문인)한대 子曰 居處恭(자왈 거처공)하며 執事敬(집사경)하며 與人忠(여인충)을 雖之夷狄(수지이적)이라도 不可棄也(불가기야)니라


번지가 인에 대해 물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집에 거처할 때는 공손하고, 일을 집행할 때는 경건함을 유지하며, 사람을 대할 때는 진실해야 한다. 비록 오랑캐 나라에 가더라도 이를 버려서는 안 된다."


인에 대한 번지의 첫 번째 질문이다. 공자는 집에 거처할 때와 일을 집행할 때, 그리고 인간관계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 행해야 할 인의 구체적인 행위를 제시했다. 먼저 집에서는 공손해야 한다. 용모와 외모를 신중하게 하는 것을 공손이라 한다. 바꽈 달리 가족의 공간인 집안에서는 예에 대해 무심한 경우가 많다. 공손은 가족들을 자신처럼 여기고 예를 갖추는 것이다. 또 일을 집행할 때는 경건하게 행하고 일에 집중해야 한다. 일이란 공적인 것이다. 백성과 나라를 위해 일하는 공간이며 백성의 혈세가 들어간다. 마땅히 경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간관계에서는 계산하는 마음이 아닌 진정성과 진실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공, 경, 충은 가정에서, 공적 공간에서, 인간관계에서 기본적으로 갖추고 행해야 할 군자의 도리다. 이를 통해 남과 하나 될 수 있기에 문명과 예가 갖추어지지 않은 오랑캐 나라에 가더라도 버려서는 안 된다. 즉 공, 경, 충은 문명과 비문명을 넘어 인간이 행해야 할 도리인 것이다. (P.402~403)



子以四敎(자이사교)하시니 文行忠信(문행충신)이니라


공자께서 네 가지로써 가르치셨으니, 바로 문文과 행行과 충忠과 신信이었다.


공자 아카데미의 커리큘럼은 크게 문, 행, 충, 신이었다. '문'은 문, 사, 철의 인문학으로 시, 서, 예, 악, 역, 춘추가 여기에 속한다. '행'은 군자가 익혀야 할 몸가짐으로 예다. 집례執禮에 해당하며, 문을 익혀서 행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충'은 진실과 진정성으로, 진실된 마음을 신중하게 하는 것이며, '신'은 인간의 관계맺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진실한 마음으로 신중하게 행할 때 타인의 신뢰를 얻는다. '문'과 '행'이 몸의 일이라면, '충'과 '신'은 마음의 일이다. 공자 아카데미에서 충과 신을 근본으로 삼고 문과 행을 강조한 이유다. 공자는 문, 행, 충, 신의 교육을 통해 제자들이 조화로운 존재인 전인全人이 되어 어디서나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오늘날 우리의 교육 역시 전인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대입大入이 학문의 목표가 된 사회에서 전인교육은 한낱 구호일 뿐이다. 몸과 마음이 함께 갈 때 온전한 인격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충과 신의 교육이 중시되어야 한다. (P. 218~219)



이번에 공자의 <논어> 498장을 완역한 책이 우리에게 찾아왔다. 논어의 학이, 위정, 팔일, 이인, 공야장, 옹야, 술이, 태백, 자한, 향당, 선진, 안연, 자로, 헌문, 위령공, 계씨, 양화, 미자, 자장, 요왈 등 총 20편으로 구성되어 공자가 지향하고 중시여겼던 것들을 보여준다. 논어의 원문과 국역, 글자풀이, 역해자의 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문만 봐서는 당시 상황이나 인물들의 특징 등을 몰라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 내용들을 현대에 맞게 해설해주기 때문에 이해하기 수월했고 유익했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강조하며 가르쳤던 인, 효, 학 등의 이야기는 25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큰 깨달음을 준다. 개인적으로 고전을 좋아하지만 논어와 같은 고전은 다소 어려운 느낌이 있어 해설로 도와주는 책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해설이 잘 되어 있어 나처럼 논어를 접하고는 싶지만 꺼려졌던 고전 입문자들에게 유용할 것 같다. 600페이지가 넘는 꽤 두껍고 무거운 책이었지만 중간중간 끊어읽기 좋게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어 현대인들에게 편리하고, 무엇보다 해설이 이해하고 공감하기 좋게 잘 되어 있어 공자의 깨달음을 배우고 인생을 성찰하고 교훈을 얻는데 좋아서 너무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가까이에 두고 수시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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