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해석 - 위대한 작가들이 발견한 삶의 역설과 희망 삶을 위한 노래
이창복 지음 / 김영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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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고통의 해석 [이창복 저 / 김영사]

 

세상에 수많은 사람이 존재하듯이 세상에는 수많은 고통이 존재한다. 옛날에는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부모나 자식을 잃은 고통부터 시작해서 사랑을 잃은 슬픔, 친구와 싸운 고통, 실패에 의한 좌절, 미래를 향한 불안감, 외로움, 고독함 등 수많은 고통이 존재하고 어느 순간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온다. 그렇기 때문에 고통이기도 한데 이런 고통에 허우적거리지 않고 좌절하지 않으며 고통을 극복하고 이겨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무한경쟁 시대에서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꿈과 목표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열정과 기대로 아플 수밖에 없다고. 그런데 오늘날 민주주의 시대에 사는 현대인은 누구나 노력하면 행복할 수 있다고 쉽게 믿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행복을 바라는 개인의 바람과 바람을 이루기 힘든 현실 사이의 괴리가 크기 때문에 행복에 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시련과 위기와 고난에 대처하는 지혜가 치유의 방법으로 필요했고 그로 인해 힐링문화가 범람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에 맞게 따뜻한 격려와 위로를 하고 희망을 주는 역할을 하는 수많은 책들이 나왔지만 아프지 말고 행복하라는 힐링의 메시지에는 부작용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부분은 나도 몇 권의 책을 읽으면서 몇번 느꼈던 것이다. 짧은 기간에 비슷한 힐링의 내용을 담고 있는 수많은 책들이 출간되는데 아무리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이야기가 좋다지만 간혹 책 속에 담겨있는 내용과 현실적인 세상 모습에서 괴리감을 느끼고 당혹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으로 문학을 인문학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이야기한다.

 

여기에서 다루는 문학 작품들은 거의가 독일 김나지움의 교과서에 실려있는 작품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작가들의 독일 문학사적으로 의미있고 완성도 높은 19개의 단편에 대해 다룬다. 처음에 목차를 보니 독일 중등 교과서에 실리는 좋은 문학작품들 임에도 불구하고 몇몇의 작가들의 이름만 알 뿐 작품은 하나도 접해본 적 없던 작품들이었다. 그래서 더 들뜬 마음에 기대하면서 책을 펼쳤다. 괴테부터 카프카, 볼프강, 뮐러 등 독일 대문호들의 짧은 소설 속에는 정말 깊은 고통과 아픔이 담겨있다.

 

작가들이 활동했던 근현대시대에는 산업화와 근대화, 자본주의적 체제, 비약적인 경제발전 등의 긍정적인 변화가 많았지만 무엇보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라는 끔찍한 전쟁을 겪어야 했다. 그로 인해 그 시대는 지금보다 더 불우한 상황이었으니 인간이 고통받는 것은 더욱 극심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전쟁에 보내고 돌아오지 않는 이를 기다리며 끝없는 절망을 마주하고 사회적 변화에 사람들은 존재적 불안과 소외감을 느꼈다. 여기서 만나는 짧은 작품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그래서 더욱 남의 일 같지 않고 더욱 와 닿는다. 인간의 모든 심리를 간접적으로나마 만날 수 있는 것이 문학들이고 인생의 깊은 의미와 가르침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이 작품들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역시 책은 목차와 책 소개를 보고 만나야 한다. 단순히 겉에 있는 제목과 표지만 보고 판단하면 안된다. 이 책 역시 제목과 표지만 보면 고통이라는 주제가 너무 심오할 듯 하여 피해갈뻔 했지만 독일 대문호들의 작품을 다루고 있기에 내심 기대하면 읽었는데 역시 너무 좋았다. 뭐랄까. 이 책을 이야기하자면 인간의 진짜 삶은 이런 것이다, 고통없는 삶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짧은 단편 속에 담긴 그 수많은 고통들을 우리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야만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데, 아픔과 고통과 함께 살아가는 진정한 삶의 지혜를 즐거운 마음으로 접했다고 할 수 있다. 요즘 쏟아지는 힐링 도서들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위안을 받으며 삶의 가르침을 만나고 힐링이 되는 느낌이랄까. 거기에 내가 접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단편 작품들까지 만나는 즐거움까지 느꼈던, 너무 가치있고 의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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