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쳐! 연애 - 연애를 을로만 해본 여자를 위한 대리 갑질
지니박 지음, 차승민 그림 / 라온북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서평] 빡쳐! 연애 [지니박 글 / 차승민 그림 / 라온북]

 

연애를 할 때 갑이기보다는 을로 끌려다니며 연애가 망할 때마다 건어물녀가 되던 삼십대 여성인 저자가 이대로 늙기는 억울해 결혼 못할 각오로 페이스북에 자신의 연애 경험, 만났던 남자들에 대한 연애와 일상의 풍경을 쓰기 시작하였는데, 이 글들이 미혼 여성 페친들에게 격한 공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저자의 을질 연애 경험과 갑질 연애로 성장하는 과정 등 재미있는 연애 일상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연애에도 갑을 관계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며 처음 만남에는 갑이었던 여성들이 사랑을 키워갈수록 점점 을이 되어가고, 변해가는 상대방의 마음과 태도에 상처받는 을의 여성들의 감정을 위로하는 통쾌하고 시원한 이야기들이다. 저자의 경험에는 끈기와 인내로 기다렸지만 결국 바람피는 남자, 자신이 다니는 기업에 관련된 장소에만 가서 할인받고 관련된 제품을 선물하며 모든 데이트를 회사와 하는지 의문이 들게하는 남성, 수많은 야동이 숨겨있던 멋있는 오빠 이야기, 대기업맨, 삼성남, 외롭남, 신상남 등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솔직한 감정과 표현으로 격하게 담겨있어 개인적인 다이어리, 일기를 보는 느낌이다.

 

어디 가도 빠지지 않는 명마로 길들이는 데 성공한 것 같은데.

이제는 내 곁에 없고, 다른 사람의 자상한 네가 되어있네.

 

또다시 엇비슷하게 고삐 풀린 남자를 만나, 또다시 길들여 명마가 된 것 같은데 너 또한 타이밍이 아니라니.

그렇게 몇 번의 연애 교정을 통해 너 또한 지나가 버릴 것 같은 서늘한 감각.

연애는 왜 죽 쒀서 개 주는 식일까?

 

사랑하는 이 순간. 사랑하는 사람의 좋은 습관들은 그전 사람의 전유물이 아닐까?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죽 쒀서 개 준 그녀에게 감사해야겠다.

 

요즘은 취집이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뛰어난 스펙에 좋은 기업에 취직하는 것도 좋은 신랑을 만나기 위해서인 여성들이 많은데, 과연 좋은 신랑이란 무엇일까? 돈이 많고 좋은 직업을 가진 조건 좋은 사람이 과연 나에게 좋은 신랑인 것일까? 요즘은 남자나 여자나 서로 더 좋은 조건의 상대를 바라는데, 과연 그렇게 조건만 따지며 조건 좋은 그 사람과 결혼하기 위해 기꺼이 을이 되어버리는 사람의 인생은 행복할까라는 의문이 드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결혼이 목적이 아닌 우리 자신의 삶을 살자며, 상대가 아닌 자신을 사랑하는 갑이 되는 여성의 모습을 속 시원하게 보여준다.

 

이번 주에 끝난 드라마 "연애의 발견"에서 주인공 여성을 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된다. 몇 년 전 연애에서는 항상 을이었던 여성이 다음 연애에서는 갑이 되어 남자를 쥐었다폈다 한다. 전에 뼈저리게 상처를 받고 아픔을 느꼈던 연애 경험에서 배우고 성장하여 갑이 되었는데 지나간 사랑에 느끼는 감정들을 보면서 여성들은 공감하는 부분도 많고 재미있게 보았을 것이다. 나 또한 재미있게 보았는데, 이 책 역시 아마 진실한 사랑을 한 번이라도 해보고, 이별을 경험해 본 현대의 여성들이라면 공감하면서 유쾌하고 통쾌하게 가볍고 재미있게 웃으며 읽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사랑, 연애도 경험이라서 경험할 때마다 가슴에 딱딱하게 굳은 살이 생기고 점점 성장하는 법인데 그래도 이별이란 항상 가슴이 아프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가슴아픈 이별에 저자는 우리에게 우리는 소중한 존재이고 그 놈은 쌍놈이었으니까라며 지나가버린 사랑과 연애에 눈물흘리지 말고 미련갖지 말고 시간 낭비하지 말자고 말한다. 삼십 대 저자의 연애와 일상 에피소드와 저자의 생각이 거침없이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어 간혹 빵빵 터지기도 했고, 귀엽고 예쁜 일러스트가 이야기와 함께 어우러져 흥미와 재미를 동시에 느끼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단, 남자들은 별로 공감하기 힘들 것 같지만, 뭐 그래도 가볍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