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의 에로틱 라이프
마르코 만카솔라 지음, 박미경 옮김 / 오후세시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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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슈퍼 히어로의 에로틱 라이프 [마르코 만카솔라 저 / 박미경 역 / 오후세시]
 
저자 마르코 만카솔라는 1973년 이탈리아 북서부에 위치한 베네치아를 닮은 도시 비첸차에서 태어났고, 현재는 영국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2001년 장편소설 <내가 없는 세상 Il mondo senza di me>으로 데뷔했고, <누군가 거짓말을 했다 Qualcuno ha mentito>, <마지막 러브 퍼레이드 Last Love Parade>, <27번째 해: 생존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 Il ventisettesimo anno: due racconti sul sopravvivere> 등을 펴내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발칙한 상상력과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는 그의 대표작 <슈퍼히어로의 에로틱 라이프>는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등에서 번역·출판되었고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유럽 전역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책은 만화와 영화로 오랜 세월 사랑받고 있는 우리의 영웅들, 슈퍼 히어로의 은밀한 사생활까지 담은 소설이라는 생각에 읽기도 전부터 호기심을 자극해 너무 기대가 컸던 책이다. 일반인들과 달리 한 가지 이상의 초능력을 지니고 슉슉 날아다니며 언제 어디서든 국민들을 위험으로부터 목숨 걸고 지켜내는 젊고 잘생긴 얼굴에 몸도 탄탄한 식스팩은 기본이었던 우리들의 슈퍼 영웅들이 주인공이다. 시대가 흘러 여러 세대들이 이들을 만나지만 언제나 항상 변함없는 모습으로 우리를 지켜주던 그 영웅들이었다.
 
고무같은 몸으로 신체를 길게 늘리고 줄이며 변형, 변신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우수한 과학적 지능을 지닌 미스터 판타스틱 리드 리처즈와 박쥐의 아이콘이 상징인 검은 슈트를 입고 악에 맞서는 배트맨 브루스 웨인, 다가 올 죽음을 감지하는 능력을 지닌 기자 브루스 드 빌라, 가장 유명한 돌연변이로 원하는 모습으로 언제든 자유자재로 변신을 할 수 있는 미스틱, 빨간 망토를 휘날리며 빠르게 달리며 무거운 것도 번쩍번쩍 들며 시간까지 되돌리던 슈퍼맨 클라크 켄트. 세월이 흘러도 언제까지나 변함없는 모습으로 우리를 지켜줄 듯 했던 우리의 슈퍼 히어로들이 안타깝게도 나이가 들었다.
 
망토를 차고 이곳저곳을 종횡무진 지켜내던 슈퍼 히어로들은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어 은퇴하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아들보다도 어린 여자에게 사랑과 집착을 하기도 하고 변태적인 모습과 동성애를 보이고, 외로움에 약물 중독이 되는 등 기존에 우리가 알고있던 젠틀한 영웅들과는 전혀 다른 사생활을 보여주는데, 이 모습에선 과연 이들이 우리의 슈퍼 히어로가 맞는지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믿지 못할 정도이다. 이와중에 영웅들이 죽기를 원하는 이가 있었으니.. 영웅들을 둘러싼 연쇄살인을 예상한 것이 바로 브루스 드 빌라 기자이다. 그리고 브루스 드 빌라 기자는 슈퍼맨을 찾아가는데.. 다행히 슈퍼맨까지 쾌락과 욕망에 사로잡힌 퇴락된 영웅으로 그려지진 않는다. 참 다행이다.
 
항상 우리에게 의리있고 정의감 넘치는 전성기 때의 강한 모습으로 기억에 남을 우리의 슈퍼 히어로들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나이 든 영웅으로 보여주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나름 깔깔대고 웃으면서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성을 소재로 성적 묘사가 강하게 표현되어 너무 야한 느낌도 있지만 감정을 지닌 영웅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그들의 깊은 사생활까지 알지는 못했으니 어쩌면 이렇게 남모를 반전을 주는 사생활을 보냈을지도 모르지라며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영웅들의 노년이 절대 이럴리 없다는 믿음에 안타깝기도 했다. 그래도 현실에서 우리의 슈퍼 히어로들은 언제나 같은 모습일테니까 뭐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슈퍼 히어로. 영원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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