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역사산책 : 한국사편 골목길 역사산책
최석호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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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지은이의 세번째 역사산책을 담은 책으로, 남촌 대한민국길, 운주사 고려길, 강릉 조선길, 경주 신라길까지, 네 곳에 담긴 역사 이야기와 그기에 얽힌 인물들의 인생 살아온  얘기를 세세하게 설명하며, 함께 산책하기 좋은 길을 소개한다.
 
 
🔖역사는 이 길을 걸은 사람들을 기억하고 있다.
     걸으면 역사가 되는 골목길을 걷는다.
 
 
✔남촌 대한민국길 산책
서울역/ 강우규 의사 동상/ 서울로 7017/ 안중근의사기념관/ 통감관저 기억의 터/ 우당기념관/ 문학의 집/ 남산골한옥마을/평래옥/ 커피한약방

계획적으로 만들었다기 보다는 한 걸음씩 발로 밟아서 다지니 동네다. 그래서 한양은 남촌 사람 동네고 조선은 남촌이다. 외세가 쳐들어와서 나라를 빼앗는다면 되찾을 때까지 다툴 것이다. 남촌 사람들은 독립 전쟁 선봉에 선다. 되찾은 나라를 독재로 얼룩지게 한다면 민주주의를 회복할 때까지 싸울 것이다. 남촌길은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다. 그래서 대한민국길이다.

세상에 살아 있으면 많은 한국인이 그 행동을 본뜰 것이라 일본인들이 두려워하고 겁이 나서 편안하게 살 도리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운주사 고려길 산책
평지 구층석탑 구요당/ 동산 오층석탑 비어5성/ 동산 수직문육층석탑 심방6성/ 평지 은하수/ 펑지 석감 나후와 계도/ 평지 원반육층석탑 남두6성/ 평지 삼층석탑 사요/ 평지 원구형석탑 구요/ 동산 마애여래좌상 운중군/ 서산 거북바위 두꺼비바위/ 서산 시위불 호위신장/ 서산 와불 북극3성 태일/서산 칠성바위 북두7성

운주사 하늘에 별은 빛나고 그 아래 땅은 아름답다. 누구든 운주사에 들어가면 고려 신선이 된다. 고려 하늘을 날아 빛나는 별과 아름다운 땅을 내려다보며 노닌다. 서울에 북악 스카이웨이(하늘길)가 있다. 화순에는 고려 스카이웨이가 있다. 오직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려길을 걷는다.

나는 장차 갈 것이다. 대저 인연을 타고 이 세상에 왔다가 인연이 다되면 가는 것은 이치에 떳떳한 것이니 어찌 싫어하겠는가
 
 
✔강릉 조선길 산책
율곡기념관/ 오죽헌/ 선교장/ 활래정/ 경포가시연습지/ 허균ㆍ허난설헌 기념공원/ 동화가든/ 경포해변/ 경포대

오죽헌ㆍ율곡기념관ㆍ선교장ㆍ경포대...... 신사임당 그림 그리던 곳이다. 율곡 선생 나신 곳이다. 허초희 시를 짓던 곳이다. 허균 젊은 시절 기억이 서린 곳이다. 효령대군 후손들이 정착한 곳이다. 강릉에서 변치 않는 것은 한결같이 역사와 관련된 것들이다. 모두 조선 시대와 관련이 있다. 그래서 강릉에서 걷는 길은 조선길이다.

율곡은 을사삭훈을 통해 왜곡된 정치를 바로잡고, 개혁을 통해 백성을 편안케 하고, 동서분당을 조제보합함으로써 그 폐해를 막고 변방을 튼튼히 지켜 오랑캐가 넘볼 수 없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다. 무너지는 벽을 바로 세우고 깨지는 기와를 제대로 이어서 조선이라는 집을 반듯하게 하고자 했다.
 
 
✔경주 신라길 산책
최부잣집/ 월정교/ 국립경주박물관/ 동궁과 월지/ 신라왕궁영상관/ 계림/ 첨성대/ 천마총/ 황남대총

경주가 아니라 신라 왕경이다. 가장 약한 나라가 아니라 삼한일통 대업들 달성한 동아시아 최강국이다. 신라는 왕도에서 세계를 경영한다. 신라에서 우리는 세계를 걷는다. 세계로 가는 신라길!

영혼불멸을 믿었던 고구려 사람들은 내세가 현세와 이어진다고 생각했다. 오환이나 선비 등과 별로 다르지 않은 내세관이다. 현세와 내세가 이어진다면 영혼을 다시 내세로 돌려보내야 한다. 영혼을 인도하는 동물이 말 이다. 천마가 망자의 영혼을 태우고 내세로 데리고 갈 것이다.
 
 
✍한국 역사를 걸었다. 경북 경주에서 신라 역사를 걸어서 세계문화인을 찾았다. 전남 화순에서 고려 역사를 걸어서 하늘 사람 신선을 찾았다. 강원도 강릉에서 조선 역사를 걸어서 양반을 찾았다. 서울 남촌에서 대한민국 역사를 걸어서 독립투사와 민주투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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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도 없이 나이를 먹고 말았습니다
무레 요코 지음, 이현욱 옮김 / 경향BP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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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도 없이 중년이 되고 말았지만 지금의 나이와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는 작가의 유쾌한 일상 이야기들을 담았다.
 
 
마음을 안정시킨 뒤 다시 천천히 아까의 행동을 되짚어 보니 거품을 받으려고 내민 왼손이 너무 앞으로 나가서 펌프용기 뚜껑이 내려갈 때 뚜껑과 본체 사이에 손가락이 낀 것이었다.

진통이라는 것은 아기가 세상에 나오고 싶다는 신호이고 엄마의 몸에 문제가 없다면 진통을 기다려서 출산하는 것이 이치에 맞고 자연스러운 것 같은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아기가 아니라 부모의 일정에 따라 출산을 정한다고 한다.

사카이 준코 씨가 쓴 [결혼의 재발견]이라는 책이 베스트샐러가 되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여성을 승자, 35세가 넘어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없는 여성을 '싸움에 진 개'로 표현했는데, 그 총대장격인 나로서는 그 뻐뻔함 같은 것이 아주 재밌었다.

여성잡지의 부록은 파우치, 가방 등 디자이너나 제조업체와의 컬래버레이션이나 자체 제작으로 그 잡지를 사지 않으면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그런 부록을 가지려고 잡지를 사서 본문은 제대로 읽지 않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일반인과는 확연히 수준이 다른 능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나게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고생도 하다가 마침내 영광스러운 무대에서 승리하는 것이 마땅이 해야 할 일이 된 모습을 통해 감동받기 때문이었다.

수첩은 어디에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개인정보가 바로 유출되잖아요. 그런데 휴대전화에는 잠금 기능이 있으니까 잃어버려도 중요한 건 타인이 볼 수 없어요.

이 세상에는 지우거나 미화해서 이리저리 가공하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한때 있는 그대로 어쩌고저쩌고하는 노래가 유행한 적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있는 그대로가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타투를 한 엄마는 당연히 할머니가 될 것이다. 그러니 40~50년 후에는 타투를 한 할머니를 여기저기서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때도 피부의 탄력이 사라진 몸 위에서 제비꽃이 제비꽃으로 보일지 조금 궁금해졌다.

어린이집 시설은 자신의 호불호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 어린 시절에는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에서 자랐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주위에 폐를 끼쳤을 것이다. 사회에서 함께 살면서 어른이 조금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 좋겠다.

영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사람은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면 부끄럽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서는 원래 영어를 하지 못하면 그런 높은 수준의 부끄러움 같은 건 없기 때문에 그저 상대방에서 말을 전하려고만 생각한다. 어린 시절부터 영어를 배우게 해서 그 결과로 영어를 할 수 있게 된다면 못하는 것보다는 좋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당사자의 커뮤니케이션능력의 문제라는 사실을 실제 체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도대체 왜 이런 것인지 생각을 해 봤는데, 장수하는 사람은 무엇을 해도 수명에는 영향을 받지 않고 태어날 때부터 장수 DNA를 가지고 있는것이 아닐까? 혹은 잡다한 정보에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간 것이 정신건강에 좋았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장수는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선택받은 사람만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어느 연령 이상이 되면 같은 나이인 사람에 비해 자신이 어려 보인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상대방도 똑같이 자신이 어려 보인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 생각을 소리 내서 말하면 싸움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누구도 말로 하지 않는다. 그래서 별 문제는 없다.

손주가 있건 없건 어느 연령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 기다란 손 모양의 효자손이 필요하다.
  
 
🔖작가는 살아오면서 겪은 순간의 기억을 오목조목 얘기하면서 싫으면 싫다고 얘기하는 모습이 부려웠다.
나는 어때는가 생각도 하며 지난 세월의 향수에도 젖어보는 시간이었다.
나의 삶중에서 같은 순간도 있고 지난 순간이 '아~~  그랬지'하는 생각도 하며 이책을 읽는 내내 지나온 나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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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게
늘리혜 지음 / 늘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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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제운이 보통때와 다름없는 하굣길에 우연히 놀이터에서 하늘과 첫만남이 시작된다.
평소 다른 여자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어도 무관심한 그였지만 그날 이후 자꾸만 하늘이 신경 쓰인다. 그러던 중 누구와도 불가능하던 소중한 비밀을 하늘과 공유하게 되고 제운은 마침내 하늘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제까지의 삶이 흔들린다.
 
 
✔노을 진 하늘처럼 한 없이 다정하고
     정오의 하늘처럼 찬란하게 천진하고
     새벽의 하늘처럼 서글프게 눈부신 이야기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아. 아무리 인사를 건네도 받아 주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 애들은 나한테 말을 먼저 걸어 준단 말야. 내 이름을 불러준다고! '하늘아'라고 내 이름을 제대로 불러줘.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기쁜데. 알지도 못하면서 내 친구들 나쁘게 말하지마.

놀이터에서 노을이 붉게 물든 하늘을 올곧게 바라보던 하늘과 내게 손을 세차게 흔들며 해밝게 인사를 하는 하늘, 처음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내 품에서 흘리던 뜨거운 눈물자국과 내게 샌드위치를 내밀며 짓던 미소까지 눈앞에 선명히 그려졌다.

위험한 순간에 기막힌 타이밍으로 등장해 구해주는 주인공이나 영웅이 되길 원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공주님을 구하는 왕자님 따위가 되는 건 더욱 싫었다. 좋아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으며 나의 이 행동이 두사람은 물론 그곳에 있는 모든 아이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도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아침의 다소 차가운 하늘과, 아이처럼 순수하고 해맑은 정오의 하늘. 부드럽고 성숙한 노을의 하늘과.그저 여리고 슬픔에 가득 찬 밤의 하늘까지. 그 많은 모습과 다양한 색 중에서 늘 한결같던 모습이, 항상 지니고 있던 색이, 있었다.

투명한 아침의 하늘이 찬란한 햇살을 받아 정오에 화창해 지는 것처럼. 마지막 햇살을 태우는 태양으로 인해 주홍빛이 되는 것처럼. 해가 사라져 빛이 사라져 보이는 것처럼. 머리 위 펼쳐져 있는 저 하늘은 항상 같은 하늘이었다. 다만 달라져 보이는  것일 뿐.

지금 이 시기가 아주 중요하고 귀한 시기인 것 알고 있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아주 빛나는 순간이란 걸.

만약 신이 있다면, 그는 인간들의 삶에 조금도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완벽히 다른 차원에 홀로 존재하고 있을 뿐이므로.

불현듯 떠오른 머릿속 영상에 한순간 미간과 입꼬리가 일그러졌다. 이물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마치 이 황홀한 풍경 속 자꾸만 거슬리는 거실 구석 홀로 바래버린 장난감 상자 더미들처럼.

어떤 선택을 하든 힘들 거야. 하지만 깨달아버린 마음은 쏟아진 물처럼 마구 흘러내릴 테지.

정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껏 수없이 풀어온 종이 위 문제들처럼. 하지만 그 생각 자체가 오답이었다. 그저 수많은 가능성과 최선의 선택만이 있을 뿐이었다.

이곳에서 내리는 눈은 누군가를 남겨놓고 먼저 떠난 이들이 흘리는 미련과 슬픔의 눈물이란 말이 있더구나. 눈을 볼 때마다 우리가 널 여기서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해 주렴.
 
 
🔖이소설은 로맨스와 성장이 잘 섞인 소설이었다.
청춘 로맨스 소설이지만 또다른 판타지 같은 면도 있었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고등학생들의 청춘로맨스 소설이구나 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눈물나는 감성에 부모마음도 느낄수 있는 잘 쓰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소설을 읽으면 따뜻한 마음과 촉촉하게 젖어드는 눈물을 맛볼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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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는 소녀와 축제의 밤
아키타케 사라다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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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밑에 숨은 '그것'과 니지라무시는 신종 동물이나 미확인 생명체로 설명못할 것도 없을 듯하지만 시게트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존재이다.
이 셋 괴물을 경험한 이들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의문의 소녀 마쓰리비 사야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그러고는 세 사람에게 거절할 수 없는 부탁이 오빠를 살리기 위해 전설의 마물과 함께 하룻밤을 보내자는 것.
마쓰리비 사야의 오빠 겐이치로의 죽음이 예견된 축제의 날 밤, 그녀와 세 사람은 결전의 장소인 마을의 오래된 터널로 떠난다.
4년전 시간으로 돌아간다.
 
 
구멍에서 쑥 튀어나온 팔은 오래된 목재처럼 칙칙한 갈색이었고, 부자연스럽게 길어서 기괘해 보였다. 인간의 팔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했다. 손가락 끝에는 길죽하고 누리끼리한 손톱이 달려 있었다. 어쩌면 저걸로 밑에서 마루판을 긁었는지도 모른다.

니지리무시는 딱히 나쁜 벌레가 아니에요. 사람 몸의 나쁜요소, 즉 병 따위를 먹이로 인식해 먹어 치우죠. 하지만 신사의 냄새가 묻지 않으면 먹잇감에 접근할 수 없어요. 다시 말해 당신은 지금까지 정반대로 착각하고 신사를 피해왔던 거죠. 식사를 마치면 어딘가로 가버리니까 이지리무시를 어떻게 하고 싶다면 오히려 빨리 신사에 가야 했어요.

시게토라는 인간과 거래하는 존재예요. 음식물이든 돈이든 사람이 바라는 걸 주죠. 뭘 얼마나 줄 수 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어지간한 건 다 준다고 해요. 모습이 다양하고 신출귀몰해서 마주치느냐 마느냐는 운이고요.

마물은 어둠이 내린 사이에만 움직인대요. 축제 날 밤부터 이튼날 아침까지 표적을 습격하러 돌아다니죠. 구체적으로는 해가 완전히 진 다음부터 동이 터서 햇빛이 비치기 전까지요. 그동안 오빠가 마물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제발 힘을 빌려주셨으면 해요.

이 세상에는 그 밖에도 많은 존재들이 있답니다. 인간의 감각을 기준으로 한 장소와 시간, 눈에 보이는 형태에 얽매이지 않는 존재들이.

그건 그렇고 이야기에 등장하는 기이한 존재들에게 저마다 법칙이 있어서 흥미롭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이번 마물도 축제 날 밤에 산에서 내려온다는 법칙이 있다.

과거로 돌아간다는  비상식적인 사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사람은 그 상황에서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하기 마련이다. 과거에 있다, 즉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는 뜻이니까.

이 세상에는 패럴렐 월드, 즉 평행 또는 병렬 우주라는 개념이 있다. 선택과 행동의 결과에 따라 나뭇가지가 따로 뻗어나가듯 나뉘어져 존재하는 우주를 가리킨다.
줄기에서 갈라져 나온 가지를 생각하자 어쩌면 과거를 바꾸어도 우리가 원래 살던 세상에는 전혀 영향이 없는 것 아닐까 돌아가기 전에 걱정이 됐다. 세상이 바뀌었어도 우리가 원래 살던 세상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다른 세상에 왔을 가능성도 있다.

언젠가 인류가 미지와 신비를 몰아낼지도 모른다. 해명되는 순간 신비성은 빛을 잃는다.

 
🔖각각의 이야기가 마지막에 모아지는 재미난 구성속에 처음부터 괴물이 나오니 무서웠다.
이런소설은 처음이라 무서움도 잘타는지라...
후반에 갈수록 무서움보다는 타탄한 스토리에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공포소설이지만 서정성을 더해서 특별하고 묘한 여운을 만끽할수 있어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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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의 꽃
한상민 지음 / 하움출판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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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휴가를 떠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에 묻혀 있던 상처와 트라우마가 깨어난다.
해미는 아프고 어두웠던 과거를 지우기 위해 그녀만의 꽃을 찾아간다.
 
 그는 선하고 경건한 사람들보다 더 높이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늘어진 뱃살은 그의 막돼먹은 짓거리를 모아둔 심술 주머니 같았다. 웃을 때 드러나는 이빨 역시 몹시 불쾌했다. 타르와 니코틴으로 쌓인 치석이 그의 내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꼴이었다.

여자아이가 벌떡 일어났다. 세상을 다 가진 미소를 지으며 해미의 차가운 손을 잡아당겼다. 소녀의 손은 사포처럼 까끌가끌 했다. 손을 잡고 걸으며 들떠있는 아이의 체온을 느꼈다.

그녀의 얼굴이 늘 딱딱하게 굳어있다는 말을 들었다. 화났어, 무슨 일 있어, 표정이 왜 그래, 라며 표정 관리를 하라는 말들은 해미를 불쾌하게 했다. 내가 당신들 보기 좋게 계속 웃고 있어야겠니? 이게 내 얼굴이고 내 표정이야, 치마를 입을 때도 그들에게 다리를 보여주려고 입는다고 생각하거나 화장이 조금 짙으면 남자를 만나느냐고 비아냥대은 것이 이곳의 남자들이었다.

어떤 색을 사든지 다 때가 타기 마련이야. 가방 주인이 관리를 잘해주면 오랫동안 그 색깔을 빛낼 수 있겠지만.

왜 일기장에 모든 걸 적으려는 거야? 비밀은 마음속에 간직하고 그밖의 이야기만 일기장에 쓰면 되잖아.

해미는 꿈속의 꽃이 있을까, 하고 나비를 따라가 봤지만, 장미처럼 빨간색의 꽃은 보이지 않았고, 파란 잎사귀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것은 환상 속에서만 피어나는 꽃임을 상기했다.

도로의 소음으로 더럽혀진 귀를 바다의 소리로 씻어냈다. 한 치 앞을 모르는 삶을 사느라 분노가 박힌 눈동자에 눈물을 채워 씻어냈다. 모래사장에는 사랑이 도처에 널려있었다. 발길에 차이는 사랑, 그것은 기꺼이 허리 숙여 줍는 자의 것이었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두껍아, 두껍아. 내 집을 가져간 대신 내 고통도 가져가렴.

재능이 없는 이들이 꿈이라는 허울을 잡기 시작하는 순간, 그 허울은 천천히 삶을 좀먹어간다고요.

네 하루를 밝힐 만큼의 태양이 내리고, 그 태양에 감사할 만큼의 비가 내리길 바란다.
 
 ✔어머니의 자살과 큰 오빠의 죽음, 둘째 오빠의 범죄로 상처 많은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그럼에도 꿋꿋하게 살아남아 건강한 생각을 가진 모습으로 살아가는 주인공 해미의 모습에서 우리네 어린시절을 보는것같아 마음이 아팠다.
마음에 상처를 가진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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