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는 소녀와 축제의 밤
아키타케 사라다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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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밑에 숨은 '그것'과 니지라무시는 신종 동물이나 미확인 생명체로 설명못할 것도 없을 듯하지만 시게트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존재이다.
이 셋 괴물을 경험한 이들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의문의 소녀 마쓰리비 사야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그러고는 세 사람에게 거절할 수 없는 부탁이 오빠를 살리기 위해 전설의 마물과 함께 하룻밤을 보내자는 것.
마쓰리비 사야의 오빠 겐이치로의 죽음이 예견된 축제의 날 밤, 그녀와 세 사람은 결전의 장소인 마을의 오래된 터널로 떠난다.
4년전 시간으로 돌아간다.
 
 
구멍에서 쑥 튀어나온 팔은 오래된 목재처럼 칙칙한 갈색이었고, 부자연스럽게 길어서 기괘해 보였다. 인간의 팔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했다. 손가락 끝에는 길죽하고 누리끼리한 손톱이 달려 있었다. 어쩌면 저걸로 밑에서 마루판을 긁었는지도 모른다.

니지리무시는 딱히 나쁜 벌레가 아니에요. 사람 몸의 나쁜요소, 즉 병 따위를 먹이로 인식해 먹어 치우죠. 하지만 신사의 냄새가 묻지 않으면 먹잇감에 접근할 수 없어요. 다시 말해 당신은 지금까지 정반대로 착각하고 신사를 피해왔던 거죠. 식사를 마치면 어딘가로 가버리니까 이지리무시를 어떻게 하고 싶다면 오히려 빨리 신사에 가야 했어요.

시게토라는 인간과 거래하는 존재예요. 음식물이든 돈이든 사람이 바라는 걸 주죠. 뭘 얼마나 줄 수 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어지간한 건 다 준다고 해요. 모습이 다양하고 신출귀몰해서 마주치느냐 마느냐는 운이고요.

마물은 어둠이 내린 사이에만 움직인대요. 축제 날 밤부터 이튼날 아침까지 표적을 습격하러 돌아다니죠. 구체적으로는 해가 완전히 진 다음부터 동이 터서 햇빛이 비치기 전까지요. 그동안 오빠가 마물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제발 힘을 빌려주셨으면 해요.

이 세상에는 그 밖에도 많은 존재들이 있답니다. 인간의 감각을 기준으로 한 장소와 시간, 눈에 보이는 형태에 얽매이지 않는 존재들이.

그건 그렇고 이야기에 등장하는 기이한 존재들에게 저마다 법칙이 있어서 흥미롭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이번 마물도 축제 날 밤에 산에서 내려온다는 법칙이 있다.

과거로 돌아간다는  비상식적인 사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사람은 그 상황에서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하기 마련이다. 과거에 있다, 즉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는 뜻이니까.

이 세상에는 패럴렐 월드, 즉 평행 또는 병렬 우주라는 개념이 있다. 선택과 행동의 결과에 따라 나뭇가지가 따로 뻗어나가듯 나뉘어져 존재하는 우주를 가리킨다.
줄기에서 갈라져 나온 가지를 생각하자 어쩌면 과거를 바꾸어도 우리가 원래 살던 세상에는 전혀 영향이 없는 것 아닐까 돌아가기 전에 걱정이 됐다. 세상이 바뀌었어도 우리가 원래 살던 세상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다른 세상에 왔을 가능성도 있다.

언젠가 인류가 미지와 신비를 몰아낼지도 모른다. 해명되는 순간 신비성은 빛을 잃는다.

 
🔖각각의 이야기가 마지막에 모아지는 재미난 구성속에 처음부터 괴물이 나오니 무서웠다.
이런소설은 처음이라 무서움도 잘타는지라...
후반에 갈수록 무서움보다는 타탄한 스토리에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공포소설이지만 서정성을 더해서 특별하고 묘한 여운을 만끽할수 있어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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