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도 없이 나이를 먹고 말았습니다
무레 요코 지음, 이현욱 옮김 / 경향BP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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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도 없이 중년이 되고 말았지만 지금의 나이와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는 작가의 유쾌한 일상 이야기들을 담았다.
 
 
마음을 안정시킨 뒤 다시 천천히 아까의 행동을 되짚어 보니 거품을 받으려고 내민 왼손이 너무 앞으로 나가서 펌프용기 뚜껑이 내려갈 때 뚜껑과 본체 사이에 손가락이 낀 것이었다.

진통이라는 것은 아기가 세상에 나오고 싶다는 신호이고 엄마의 몸에 문제가 없다면 진통을 기다려서 출산하는 것이 이치에 맞고 자연스러운 것 같은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아기가 아니라 부모의 일정에 따라 출산을 정한다고 한다.

사카이 준코 씨가 쓴 [결혼의 재발견]이라는 책이 베스트샐러가 되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여성을 승자, 35세가 넘어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없는 여성을 '싸움에 진 개'로 표현했는데, 그 총대장격인 나로서는 그 뻐뻔함 같은 것이 아주 재밌었다.

여성잡지의 부록은 파우치, 가방 등 디자이너나 제조업체와의 컬래버레이션이나 자체 제작으로 그 잡지를 사지 않으면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그런 부록을 가지려고 잡지를 사서 본문은 제대로 읽지 않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일반인과는 확연히 수준이 다른 능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나게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고생도 하다가 마침내 영광스러운 무대에서 승리하는 것이 마땅이 해야 할 일이 된 모습을 통해 감동받기 때문이었다.

수첩은 어디에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개인정보가 바로 유출되잖아요. 그런데 휴대전화에는 잠금 기능이 있으니까 잃어버려도 중요한 건 타인이 볼 수 없어요.

이 세상에는 지우거나 미화해서 이리저리 가공하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한때 있는 그대로 어쩌고저쩌고하는 노래가 유행한 적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있는 그대로가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타투를 한 엄마는 당연히 할머니가 될 것이다. 그러니 40~50년 후에는 타투를 한 할머니를 여기저기서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때도 피부의 탄력이 사라진 몸 위에서 제비꽃이 제비꽃으로 보일지 조금 궁금해졌다.

어린이집 시설은 자신의 호불호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 어린 시절에는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에서 자랐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주위에 폐를 끼쳤을 것이다. 사회에서 함께 살면서 어른이 조금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 좋겠다.

영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사람은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면 부끄럽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서는 원래 영어를 하지 못하면 그런 높은 수준의 부끄러움 같은 건 없기 때문에 그저 상대방에서 말을 전하려고만 생각한다. 어린 시절부터 영어를 배우게 해서 그 결과로 영어를 할 수 있게 된다면 못하는 것보다는 좋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당사자의 커뮤니케이션능력의 문제라는 사실을 실제 체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도대체 왜 이런 것인지 생각을 해 봤는데, 장수하는 사람은 무엇을 해도 수명에는 영향을 받지 않고 태어날 때부터 장수 DNA를 가지고 있는것이 아닐까? 혹은 잡다한 정보에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간 것이 정신건강에 좋았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장수는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선택받은 사람만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어느 연령 이상이 되면 같은 나이인 사람에 비해 자신이 어려 보인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상대방도 똑같이 자신이 어려 보인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 생각을 소리 내서 말하면 싸움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누구도 말로 하지 않는다. 그래서 별 문제는 없다.

손주가 있건 없건 어느 연령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 기다란 손 모양의 효자손이 필요하다.
  
 
🔖작가는 살아오면서 겪은 순간의 기억을 오목조목 얘기하면서 싫으면 싫다고 얘기하는 모습이 부려웠다.
나는 어때는가 생각도 하며 지난 세월의 향수에도 젖어보는 시간이었다.
나의 삶중에서 같은 순간도 있고 지난 순간이 '아~~  그랬지'하는 생각도 하며 이책을 읽는 내내 지나온 나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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