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해킹 - 사교육의 기술자들
문호진.단요 지음 / 창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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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일반고에 진학을 하고
집에 들여오는 문제집과 더불어 쌓여가는 문제집을 번갈아 보며 내신과 입시가 문제푸는 괴물을 만든다고 생각했었다.

수능과 내신 공부는 평행선을 달리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고, 아이는 과민성 장염까지 생기며 노오력하지만 이미 많이 앞서 간 친구들과 쏟아지는 수행평가를 따라가기 너무 버거워보인다.

수능해킹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지금 저자들이 낱낱이 밝히는 이 내용들이 과연 나만 모르는 것들이었나,
아이는 무엇을 위해 이 좋은 날을 견디고 있는걸까.
제시된 문제들도 하나씩 풀어보며 다 읽은 뒤에도 복잡한 생각들이 끊이지 않았다.

#수능해킹
수능 문제 유형이 표준화되며 예측 가능해짐에 따라 일반화 된 공식을 도출하는 것.
사교육이 지난 10년간 해온 일이 바로 이 수능해킹이라는 것.(p.18~19)

매년 난이도 조절의 성패로 뭇매를 맞는 평가원이 사교육과의 적대적 공생을 할 수밖에 없는 매커니즘(p.20~21)을 통해 수능의 난이도가 기형적으로 상승한 이유와 보이지 않는 폐단을 밝히기 위해 이 책을 쓴다는 저자들의 목소리가 매우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1타 강사들의 능력을 의심하는 바는 아니지만, 수능해킹을 통해 답을 도출해 내는 공식을 만들고 수험생들은 그 공식을 숙달해 점수를 높이고자 한다.
여기서 보통의 성적을 내는 아이를 가진 엄마인 나는 딜레마에 빠진다.
정공법을 택할 것인가, 지름길을 택할 것인가.
저자들은 수능의 문제점을 간파하고 어떻게든 개선해보고자 이 책을 출간할텐데 수능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된 일개 수험생의 엄마는 또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1부 말미에
"반교육적인 결과에도 종종 좋은 면이 숨어 있습니다. -략-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한 것도 사실입니다."(p.101) 라는 멘트가 쉽게 잊혀지지 않는 이유다.

한국의 교육열이 성취보다는 승리에 목적을 두고 있다(p. 62)는 저자의 말에 입시에 대한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했고,
수능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학습 태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관점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준다는 조작적 조건화(p 84)는 깊이 공감하는 바, 섬뜩한 기분까지 들게했다.

저자들의 이런 외침을 시작으로 비합리적으로 경쟁적이고, 지옥같은 이 시험이 조금이나마 개선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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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 호텔에서는 두 발로 걸어 주세요 인생그림책 34
나현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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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핑크빛 포스터가 떠올랐다.  영화에서처럼 어떤 역설적인 장면이 펼쳐지는 건 아닐까.
어느 것 하나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이 고급 호텔에서는 두 발로 걸어야한다니, 사람에겐 너무 당연한 것 아니야?

자세히 들여다보니, 네 발로 걸어다녀야 할 동물들이 '사람처럼' 두 발로 땅을 딛고 있다. 지상낙원 '에덴' 호텔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도서협찬

📢에덴 호텔에서는 모든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고 호텔 내에서는 자유가 보장된다. 단, 두 발로 걸어야 한다는 조건을 제외하면.

생태계의 약육강식도, 밀렵꾼의 위협도, 자연재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곳.
호텔 투숙객 미어캣은 텔레비전으로 '동물의 왕국'을 보며 힘들었던 자기의 과거를 회상한다.
완벽한 호텔 생활에 딱 하나 불편한 점은 관람시간에 사람들이 몰려온다는 것. 하지만 안락한 생활에 비한다면 이건 사소한 문제에 불과하다.

사람들은 주장했다.
동물들이 행복하게 살 권리, '사람처럼' 살 권리를 똑같이 누리게 해 주어야 한다고.
그래서 궁극엔 평화로운 공존, 품위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배가 고프면 뷔페에 가고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며 매일을 즐겁게 살아가면 되는데 미어캣은 왜 이렇게 마음 한 켠이 헛헛한걸까?

에덴의 생활에 익숙해져 자기들의 본능이 그저 잡생각일 뿐이라 치부하며 자연스러움이 무엇인지도 잊어갈 무렵 호텔에는 신입 투숙객이 온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야생의 본능을 갖고 태어날 신입 투숙객은 에덴 호텔 안의 가짜 자유를 누리던 동물들에게 진짜 자유 본능을 꿈틀거리게 하는데..
과연 동물들은 이 편안함과 익숙함을 버리고 '나'를 찾아갈 수 있을까?

➡️ 저학년, 중학년 아이들은 책의 도입 부분에서 자기들도 에덴 호텔에 살고 싶다고 했다. 두 발로 오래도록 서 있을 수 있다며.
그래서 내가 제안했다. 인간이 이 호텔에 살려면 네 발로 걸어야 한다고.
책장이 한 두 장 넘어가며 변해가는 아이들의 표정은 뭔가 잘못되었지만 어찌할 바 모르는 흡사 투숙객 미어캣 같았다.

본능을 잃어버린 동물을 구경하는 인간은 진짜 동물을 구경하는 걸까, 사람같은 동물을 구경하는 걸까. 실은.. 인간처럼 되어버린 동물들이 사람들을 구경하는 건 아닐까.

우리모두 '다움'을 지킬 줄 아는 지구인이 되면 좋겠다.
너 다움과 나 다움을 존중해주는 지구가 되면 좋겠다. 생각 좀 할 줄아는 뇌를 가졌다고 자만하고 군림하지 말고 품위가 절로 풍기는 지구인이 되면 좋겠다.
동물과 식물에게 미안할 짓을 더 안하면 좋겠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핑크빛 호텔 외관의 모습에 끌려 펼쳤다가 미안한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지금 고학년과 #긴긴밤 을 읽고 있는데 두 권 펼쳐 놓으면 할 이야기가 많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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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잘하는 아이가 이깁니다 - ‘갓민애’ 교수의 초등 국어 달인 만들기
나민애 지음 / 김영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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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목표는 명확하다.
국어와 독서는 반드시 잘해야 하고 이것을 더 효과적으로 잘하게 도와주기 위해 아이와 엄마가 '헛고생 안하고' 제대로 된 국어 방법과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

서울대에 25년을 몸담고 있는 저자는 우선,
서울대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독서 이력을 조사한다.
결과는 어떨까?
대부분 예상했듯이 서울대생들의 초, 중등 독서율은 꽤 높은 편이다.
(초등 69%, 이 69% 중 80%가 중등에서 독서를 이어간다. 학생들이 비교적 보수적으로 응답했다고 보아 독서량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본다.)
고등은 본격 입시에 돌입하는 시기라 시간이 부족해 읽지 못했거나 전략적으로 읽은 경우가 많았다.(그럼에도 27%의 학생은 책에서 손을 놓지 않았다.)

저자가 오랜시간 서울대에서 학생들을 지켜봐왔던 점과 서울대가 대한민국 교육의 정점에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설문은 독서의 방향을 설정하고자 하는 학부모들에게는 유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국어와 독서가 모든 학업을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 인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놓칠 수 없는 이유는 국어와 독서가 모든 학문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바람에 흔들리는 가벼운 풀잎이 아니라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뚝심있는 부모가 되길 먼저 요구한다.
흔들리지 않으려면 내 아이의 성향을 파악해야 하고, 각종 국어 관련 사교육도 현명하게 이용해야 한다.
한 마디로 안테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세우고 부모도 같이 '노오력'할 것.

독서는 아이가 최대한 즐기도록 해주고,
국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저자는 한자 교육을 강조하는데 한자를 아는 것은 국어 변별력을 갖추고 의미를 응용하여 익히는 데 훌륭한 도구가 된다고 한다.
전자책과 웹소설, 학습만화, 이미 초등을 지나 중등이 된 아이의 독서/국어 방법, 신문 읽기의 유용성 등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들을 아주 현실적인 시각으로 시원하게 응답해주고 있다.

이 책은 국어의 방향을 설정하고자 하는 부모들에게 실력있는 조타수가 되어 줄 것이다.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팁이 많기에 한 번에 욕심내어 실행하기보다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보면 좋을 것 같다.

학년별 국어 로드맵을 기준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추천도서와 연계하여 세부계획을 세우면 좋겠다.
추천 도서 목록이 알차다.
서울대생들의 전공별 추천도서는 이 책만이 줄 수 있는 보너스.
대한민국 워너비들의 독서에 관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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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밤 - 당신을 자유롭게 할 은유의 책 편지
은유 지음 / 창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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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은유
#해방의밤
#독서에세이
#창비
#새해독서

은유 작가를 처음 만난 건 6년전 #싸울때마다투명해진다_를 통해서였다.
그 때 "투명해진다"는 의미에 대해 나는,
"본질을 점점 더 내밀하게 볼 수 있게 되고 내가 나를 알게되어 가는게 투명하게 되는 것 아닐까 ..."라고 써 두었다.
이 후 #올드걸의시집 #다가오는말들 #쓰기의말들 #있지만없는아이들 #크게그린사람 #글쓰기의최전선 등 인터뷰집 두 어권을 제외하곤 은유 작가가 가진 사회적 가치관들을 마치 내것인양 하고 싶은 듯 섭렵해 나갔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그런 가치관들을 내제하게 되었나? 자문한다면 자신은 없으나,

적어도
그녀가 리베카 솔릿의 눈으로 세상을 보(p.36)듯 나도 은유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그녀가 혹자의 책으로 느낀 것을 언어화(p.126)하듯 나도 은유의 책을 읽으며 나의 느낌과 생각이 언어화되어 있는 희열을 맛본다.

"혼자만 알고 있으면 반칙인 말들을 널리 내보낸다."는 작가의 말처럼,
책을 읽는 내내 '쓸모없어서 귀해지는 것들(p.121)'과 미처 의식하고 있지 못하는 것들, 인식하고 있지만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것들, 일상의 툴툴거림이 사치일 수도 있다는 생각들이 떠나지 않았다.

기존에 출간되었던 책들과 어조가 달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개인적으로 예전의 문체가 좋다 나는)
은유 작가 데뷔를 하는 독자가 있다면 매우 다정하게 다가가겠다 싶었다.

은유 작가의 글은 감응하게 하는 힘이 있다.
글과 행동이 일치하는 작가이기에 독자가 인식하고 움직이게 하는 힘 또한 강력하다.
은유 작가는 단단하다.
그녀의 글을 읽으면 나도 같이 단단해지고 싶다.
#다가오는말들_에서도 그랬지만, 쉬이 다가가기 힘든 책, 범접할 수 없다고 느끼는 책을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해방의 밤>은 직접 읽어보시라.
읽을 때마다 문장들이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진다.
'삶의 질문에 대한 힌트(p.21)'를 이 책에서 얻는 독자가 많아지길 바란다.
그래서 '인식'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조금 더 빛나는 곳에 우리가 있으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다.

#인식도실천이다
#오늘에지친당신에게
#위로를넘어단단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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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의 미래 - 양자컴퓨터 혁명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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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난 뒤로 어디선가 양자컴퓨터에 대한 내용이 언급될 때 이해되며 듣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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