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 호텔에서는 두 발로 걸어 주세요 인생그림책 34
나현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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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핑크빛 포스터가 떠올랐다.  영화에서처럼 어떤 역설적인 장면이 펼쳐지는 건 아닐까.
어느 것 하나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이 고급 호텔에서는 두 발로 걸어야한다니, 사람에겐 너무 당연한 것 아니야?

자세히 들여다보니, 네 발로 걸어다녀야 할 동물들이 '사람처럼' 두 발로 땅을 딛고 있다. 지상낙원 '에덴' 호텔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도서협찬

📢에덴 호텔에서는 모든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고 호텔 내에서는 자유가 보장된다. 단, 두 발로 걸어야 한다는 조건을 제외하면.

생태계의 약육강식도, 밀렵꾼의 위협도, 자연재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곳.
호텔 투숙객 미어캣은 텔레비전으로 '동물의 왕국'을 보며 힘들었던 자기의 과거를 회상한다.
완벽한 호텔 생활에 딱 하나 불편한 점은 관람시간에 사람들이 몰려온다는 것. 하지만 안락한 생활에 비한다면 이건 사소한 문제에 불과하다.

사람들은 주장했다.
동물들이 행복하게 살 권리, '사람처럼' 살 권리를 똑같이 누리게 해 주어야 한다고.
그래서 궁극엔 평화로운 공존, 품위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배가 고프면 뷔페에 가고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며 매일을 즐겁게 살아가면 되는데 미어캣은 왜 이렇게 마음 한 켠이 헛헛한걸까?

에덴의 생활에 익숙해져 자기들의 본능이 그저 잡생각일 뿐이라 치부하며 자연스러움이 무엇인지도 잊어갈 무렵 호텔에는 신입 투숙객이 온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야생의 본능을 갖고 태어날 신입 투숙객은 에덴 호텔 안의 가짜 자유를 누리던 동물들에게 진짜 자유 본능을 꿈틀거리게 하는데..
과연 동물들은 이 편안함과 익숙함을 버리고 '나'를 찾아갈 수 있을까?

➡️ 저학년, 중학년 아이들은 책의 도입 부분에서 자기들도 에덴 호텔에 살고 싶다고 했다. 두 발로 오래도록 서 있을 수 있다며.
그래서 내가 제안했다. 인간이 이 호텔에 살려면 네 발로 걸어야 한다고.
책장이 한 두 장 넘어가며 변해가는 아이들의 표정은 뭔가 잘못되었지만 어찌할 바 모르는 흡사 투숙객 미어캣 같았다.

본능을 잃어버린 동물을 구경하는 인간은 진짜 동물을 구경하는 걸까, 사람같은 동물을 구경하는 걸까. 실은.. 인간처럼 되어버린 동물들이 사람들을 구경하는 건 아닐까.

우리모두 '다움'을 지킬 줄 아는 지구인이 되면 좋겠다.
너 다움과 나 다움을 존중해주는 지구가 되면 좋겠다. 생각 좀 할 줄아는 뇌를 가졌다고 자만하고 군림하지 말고 품위가 절로 풍기는 지구인이 되면 좋겠다.
동물과 식물에게 미안할 짓을 더 안하면 좋겠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핑크빛 호텔 외관의 모습에 끌려 펼쳤다가 미안한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지금 고학년과 #긴긴밤 을 읽고 있는데 두 권 펼쳐 놓으면 할 이야기가 많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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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잘하는 아이가 이깁니다 - ‘갓민애’ 교수의 초등 국어 달인 만들기
나민애 지음 / 김영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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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목표는 명확하다.
국어와 독서는 반드시 잘해야 하고 이것을 더 효과적으로 잘하게 도와주기 위해 아이와 엄마가 '헛고생 안하고' 제대로 된 국어 방법과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

서울대에 25년을 몸담고 있는 저자는 우선,
서울대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독서 이력을 조사한다.
결과는 어떨까?
대부분 예상했듯이 서울대생들의 초, 중등 독서율은 꽤 높은 편이다.
(초등 69%, 이 69% 중 80%가 중등에서 독서를 이어간다. 학생들이 비교적 보수적으로 응답했다고 보아 독서량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본다.)
고등은 본격 입시에 돌입하는 시기라 시간이 부족해 읽지 못했거나 전략적으로 읽은 경우가 많았다.(그럼에도 27%의 학생은 책에서 손을 놓지 않았다.)

저자가 오랜시간 서울대에서 학생들을 지켜봐왔던 점과 서울대가 대한민국 교육의 정점에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설문은 독서의 방향을 설정하고자 하는 학부모들에게는 유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국어와 독서가 모든 학업을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 인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놓칠 수 없는 이유는 국어와 독서가 모든 학문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바람에 흔들리는 가벼운 풀잎이 아니라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뚝심있는 부모가 되길 먼저 요구한다.
흔들리지 않으려면 내 아이의 성향을 파악해야 하고, 각종 국어 관련 사교육도 현명하게 이용해야 한다.
한 마디로 안테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세우고 부모도 같이 '노오력'할 것.

독서는 아이가 최대한 즐기도록 해주고,
국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저자는 한자 교육을 강조하는데 한자를 아는 것은 국어 변별력을 갖추고 의미를 응용하여 익히는 데 훌륭한 도구가 된다고 한다.
전자책과 웹소설, 학습만화, 이미 초등을 지나 중등이 된 아이의 독서/국어 방법, 신문 읽기의 유용성 등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들을 아주 현실적인 시각으로 시원하게 응답해주고 있다.

이 책은 국어의 방향을 설정하고자 하는 부모들에게 실력있는 조타수가 되어 줄 것이다.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팁이 많기에 한 번에 욕심내어 실행하기보다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보면 좋을 것 같다.

학년별 국어 로드맵을 기준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추천도서와 연계하여 세부계획을 세우면 좋겠다.
추천 도서 목록이 알차다.
서울대생들의 전공별 추천도서는 이 책만이 줄 수 있는 보너스.
대한민국 워너비들의 독서에 관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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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밤 - 당신을 자유롭게 할 은유의 책 편지
은유 지음 / 창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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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은유
#해방의밤
#독서에세이
#창비
#새해독서

은유 작가를 처음 만난 건 6년전 #싸울때마다투명해진다_를 통해서였다.
그 때 "투명해진다"는 의미에 대해 나는,
"본질을 점점 더 내밀하게 볼 수 있게 되고 내가 나를 알게되어 가는게 투명하게 되는 것 아닐까 ..."라고 써 두었다.
이 후 #올드걸의시집 #다가오는말들 #쓰기의말들 #있지만없는아이들 #크게그린사람 #글쓰기의최전선 등 인터뷰집 두 어권을 제외하곤 은유 작가가 가진 사회적 가치관들을 마치 내것인양 하고 싶은 듯 섭렵해 나갔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그런 가치관들을 내제하게 되었나? 자문한다면 자신은 없으나,

적어도
그녀가 리베카 솔릿의 눈으로 세상을 보(p.36)듯 나도 은유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그녀가 혹자의 책으로 느낀 것을 언어화(p.126)하듯 나도 은유의 책을 읽으며 나의 느낌과 생각이 언어화되어 있는 희열을 맛본다.

"혼자만 알고 있으면 반칙인 말들을 널리 내보낸다."는 작가의 말처럼,
책을 읽는 내내 '쓸모없어서 귀해지는 것들(p.121)'과 미처 의식하고 있지 못하는 것들, 인식하고 있지만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것들, 일상의 툴툴거림이 사치일 수도 있다는 생각들이 떠나지 않았다.

기존에 출간되었던 책들과 어조가 달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개인적으로 예전의 문체가 좋다 나는)
은유 작가 데뷔를 하는 독자가 있다면 매우 다정하게 다가가겠다 싶었다.

은유 작가의 글은 감응하게 하는 힘이 있다.
글과 행동이 일치하는 작가이기에 독자가 인식하고 움직이게 하는 힘 또한 강력하다.
은유 작가는 단단하다.
그녀의 글을 읽으면 나도 같이 단단해지고 싶다.
#다가오는말들_에서도 그랬지만, 쉬이 다가가기 힘든 책, 범접할 수 없다고 느끼는 책을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해방의 밤>은 직접 읽어보시라.
읽을 때마다 문장들이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진다.
'삶의 질문에 대한 힌트(p.21)'를 이 책에서 얻는 독자가 많아지길 바란다.
그래서 '인식'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조금 더 빛나는 곳에 우리가 있으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다.

#인식도실천이다
#오늘에지친당신에게
#위로를넘어단단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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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의 미래 - 양자컴퓨터 혁명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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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난 뒤로 어디선가 양자컴퓨터에 대한 내용이 언급될 때 이해되며 듣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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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의 미래 - 양자컴퓨터 혁명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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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경한 분야로의 독서가 주는 설레임이 크다.
홀린듯 서평단 신청을 하고 건네받은 #양자컴퓨터의미래

미치오 카쿠가 말하는 양자컴퓨터의 핑크빛 미래에 이끌려 아들 셋 중에 하나는 양자공부를 하면 좋겠다 싶어 챗GPT에게 양자를 공부할 수 있는 대학을 물어본 건 안비밀.🙂

그만큼 양자컴퓨터가 현재 인류가 봉착한 난제들(식량 문제, 의학, 지구온난화 등)을 해결해 줄 위력을 가졌음은 부인 할 수 없을 듯하다.

이 책의 미덕을 꼽자면,

1. 미치오 카쿠의 전담 역자라고 해도 될 박병철 번역가님의 번역이 무척 매끄럽다고 느꼈고 적재적소에 있는 옮긴이의 부가설명이 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2. 큰 주제를 이해시키기 위해 역사적 사건이나 거시적 관점, 큰 이슈 등에서 글을 시작하는데 이런 글의 흐름이 양자컴퓨터 세계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는데 문턱을 낮추었다고 생각한다.
- 옮긴이의 말에서 미치오 카쿠가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많은 집필을 했다고 밝히는데 책 곳곳에서 그런 모습이 보인다.
- 물론, 전문적인 내용들이 많지만 그런 부분들은 가벼웁게 읽었다.

3. 과학자들이 좋은 질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가는 일련의 과정들을 알 수 있었던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 특히, 1장 양자컴퓨터의 부상에서 트랜지스터로 작동하는 기존 컴퓨터에서부터 양자컴퓨터까지 과학자들의 질문과 질문에 꼬리를 물고 발전하는 모습이 과학역사라고 해도 될만큼 재미있게 기술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튜링의 스토리에 푹~ 빠져 읽었다.

4.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만 그린 책들이 많아 우울했다면(난 조금 그랬었다...) 이 책으로 유토피아적인 미래를 엿볼 수 있다.
- 긍정적인 미래책은 오랜만👋

5. 미치오 카쿠의 다른 책도 보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 왠지..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양자컴퓨터의 대중화에 적어도 1명은 낚으셨습니다! 🎣

● 양자컴퓨터는 모든 계산을 원자 규모에서 수행하므로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 양자컴퓨터가 완성되면 모든 보안 코드를 뚫을 수 있다. (보안 강화도 👌)
● 화학실험, 에너지 활용, 분자수준의 메커니즘 해독으로 신약과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 등이 가능하다.
● 양자컴퓨터로 풀리지 못할 난제는 없다.

ㅡ 미치오 카쿠의 말대로 이렇게 모든 부분에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양자컴퓨터 개발에 돈이 모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 읽다보면 우주 탄생부터 현재, 미래가 양자컴퓨터의 존재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환상적인데... 과연???

미치오 카쿠가 말하는 양자컴퓨터의 역량이 발휘되기에는(원제처럼 양자우위가 되기까지는) 아직 요원해보이기는 하나,
불가능했던 것을 가능하게 만들며 여기까지 왔던 인류이기에 미래의 어느 순간에 미치오 카쿠가 그렸던 양자컴퓨터의 판타지같은 세계가 펼쳐질지도 모를 일이다.

몇 해 전부터 일반인들에게도 핫한 이슈가 된 양자역학이 궁금하다면,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한 미래가 궁금하다면,
과학계 거장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듣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도서협찬
#양자컴퓨터의미래
#미치오카쿠
#김영사
#양자역학
#미래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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