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마켓 2023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이종숙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집 <스마일 마켓> 역시 2023년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으로 선정된 소설이다. <스마일 마켓>에는 단편소설 '스마일 마켓'과 '손가락'이 수록되어 있다. <스마일 마켓>은 표지부터 눈에 들어왔다. 스마일을 나타내는 노란 바나나가 단순하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표지였다. 두 단편소설 모두 뚜렷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어 읽고 강한 인상을 받았다.

첫 번째 단편소설 '스마일 마켓'은 한국이 아닌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미국으로 이민을 간 사람들의 이야기다. 태오는 어쩌다 맞닥뜨린 불운을 만난다. 정말 너무나 평범하고 일상에서도 가끔 일어나는 일이었다. 태오가 운영하는 상가 앞에 한 아시아계 여자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여자의 하얀 원피스가 눈에 띄여 보고 있었는데 여자의 자전거가 그만 균형을 잃고 넘어지게 된다. 여자는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자 태오가 다친 여자를 일으켜 주려고 한다. 그런데 마침 지나가던 흑인 커플이 여자가 일어나지 못하게 발을 밟는 등 상상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자 태오가 흑인을 밀친다. 이 일은 지역 뉴스에도 나왔지만 인종차별이나 혐오, 증오와 같은 단어는 언급도 되지 않고 넘어간다. 도대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불안에 떨고 있을 때 우리 사회는 차별과 혐오, 증오, 폭력으로 얼룩진 뉴스를 가끔 보곤 했다. 이런 어둠은 우리와 늘 함께 있었고 팬데믹이 밖으로 나오게 했던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스마일 마켓'은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고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기도 했다.


'손가락'은 한 가족의 이야기다. 6.25 전쟁 때 태어난 아버지는 벽창호 같고 고집불통에 가부장적이기도 하다. 장남은 무조건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야 했고 딸은 무조건 공무원이 되어 좋은 곳으로 시집가야 했다. 이런 원칙을 고수하고 있었지만 자식들은 한 명도 자신의 맘대로 되지 않았다. 장남은 육군사관학교에 가지 못했고 딸은 공무원을 공부하다 연애를 했지만 그것도 실패로 끝나고 30대 중반까지 미혼이다. 아버지는 전쟁이 일어났을 때 남한으로 왔지만 원래는 고향이 휴전선 북쪽이다. 어쩌면 실향민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자식에게 엄격하고 바라는 꿈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런 아버지에겐 손가락 두 개가 없었다. 자식들은 아버지의 손가락이 어떻게 잘렸는지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어렸을 땐 그런 아버지의 손가락이 창피했다. 나이든 아버지의 삶을 이해해 보려고 했을까? 그저 아버지와 잘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다 모른 척 한 것은 아닐까? 그런데 그 시대 아버지들의 모습은 그럴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고 - 서울 거리를 걷고 싶어 특서 청소년문학 35
김영리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 '팟 제너레이션'에는 미래 사회로 가족의 고유 기능이라고 하는 임신과 출산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부부는 일을 하며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고 아이를 낳고 싶어한다. 부부가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로 자연적으로 임신해 아이를 낳거나 에그라는 시스템에서 아이를 키워 낳는다. 부부가 자연 임신을 하면 체형에 변화가 생기고 생활에 불편함도 생긴다. 그런 공백을 채워주는 것이 에그에서 유전자 조합으로 아이를 낳는 것이다. 이런 미래는 어쩌면 상상의 일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날 수 있고 조만간 과학적인 발전을 할 수 있는 일이다. <로고>에도 유전자 조합으로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연 임신으로 태어난 아이도 함께 살아가는 미래사회이다. 하지만 유전자 조합의 아이들과 자연 임신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역량은 다르다. 유전자 조합의 아이들은 뭐든 잘하고 특히 학습에 있어 뛰어난 능력으로 자신의 나이보다 빠른 공부를 할 수 있는 월반을 하기도 한다. 그에 비해 자연 임신으로 태어난 주인공 '나'는 자신의 나이 열다섯 살대로 살아가고 있다.

'나' 인류는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할아버지도 로봇보다는 인간을 우선으로 하는 분이다. 그런데 폐기되어야 할 로봇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된다. 인류는 누가 로봇을 가지고 갔는지 알고 싶어 CCTV를 달아 지켜보게 되는데 그곳에 한 꼬마 아이가 찍혀 있는 것을 확인한다. 전에도 창고에 와서 물건을 훔쳐간 적이 있어 아무래도 도둑인 것 같았다. CCTV에 다시 꼬마가 나타났을 때 아이를 잡는다. 그러고 보니 아이는 정말 어려보였고 로봇이었다. 아이에게 전에 있던 로봇을 물어보자 땅에 묻어주었다고 한다.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아이는 당시 특별하게 만들어진 아이 로봇이었다. 보통 로봇으로 아이는 만들지 않았다. 그때 이 아이를 입양한 부부가 아이를 '미래'라는 이름도 붙여주며 친자식처럼 키우다 이혼하면서 엄마가 아이를 학대했던 것이다. 아이는 도망쳤고 고유번호까지 지워진 로봇은 떠돌이가 된다. 게다가 아이는 로봇이기 때문에 학대를 한다고 해도 신고도 되지 않았다. 그런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인류는 조금 달라진다. 유전자 조합의 아이들 사이에서 인류는 이방인처럼 그들과 다르고 로봇 미래 역시 구형의 로봇으로 환영 받지 못하고 폐기되어야 한다. 이렇게 비슷한 둘은 통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래 되고 낡은 것은 무조건 버려져야 할까? 요즘은 오리지널이 더 가치 있고 귀하게 여겨진다. 이런 오리지널의 가치를 찾을 수 있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바닷가의 픽션 2023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채길순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 <어느 바닷가의 픽션>은 2023년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으로 뽑혔다. 처음에 읽으려고 했던 이유도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이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지방자치단체의 문학창작지원은 예술인과 예술단체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창작과 발표 활동을 이어나가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젊은 예술인이나 무명 예술인들에겐 좋은 지원이고 이런 지원으로 좋은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들도 많다. 그런 진흙 속의 진주를 발견할 수 있는 행운을 발견하고 싶어서 도전을 했다. 단편소설, 장편소설, 중편소설, 시 등 다양한 종류의 문학을 접할 수 있어 즐거운 독서였다. <어느 바닷가의 픽션>에는 '어느 바닷가의 픽션'과 '구빈원'이라는 단편소설 2편이 실려있다.

'어느 바닷가의 픽션'은 우럭 가족과 인간 가족의 이야기다. 한 남자가 바닷가에 한 달 살기처럼 머물게 된다. 남자는 바닷가에 머물면서 통발을 바다에 넣고 그곳에서 잡힌 것들을 거두고 다시 통발을 바다에 넣는다. 하루는 통발에 우럭이 잡혀 왔고 아주 큰 우럭으로 바닷가 어부들도 쉽게 잡지 못하는 우럭이었다. 큰 우럭의 머리를 잘라 다시 통발에 넣고 다른 물고기가 잡히기를 기다린다. 그러다 우연히 물고기들의 이야기를 담은 무대 공연을 관람하게 된다. 우연히 보게 된 이야기는 물고기들이 원수를 갚기 위해 갈등하는 내용으로 아버지 우럭이 잡혀 목이 잘리는 참수를 당한다. 그것을 보고 기억하고 있던 아들 우럭 1과 2, 아들의 아내 우럭 등이 등장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구빈원'은 미셀 푸코의 저서에서 나온 단어로 병원의 탄생과 관련되어 있다. 단편소설 '구빈원'에서는 광인을 수용하는 사회 제도적인 시설을 의미하지만 '치매환자'를 수용하는 시설로 차용했다. '나' 강옥희는 천사양로원에 입원해 있고 1004호에 머물로 있어 천사대장님으로도 불린다. 옥희에겐 복순이라는 친구가 있다. 복순은 초등학교 교감으로 퇴직을 했지만 말함에 있어 품위라곤 없는 친구다. 옥희는 천사양로원에 들어오면서 핸드폰을 압수당했지만 복순은 그것도 모르고 계속 연락을 시도했다. 겨우 옥희와 연락이 된 복순은 옥희가 천사양로원으로 오라고 하자 정말 천사양로원이 있는 섬으로 온다. '구빈원'의 이야기는 고령화사회에 점점 더 많은 노인들이 생기고 치매환자 역시 증가하고 있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은 엄청난 고통으로 전문 요양원이나 병원을 찾기도 한다. 그런 현실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앞으로 치매환자를 어떻게 해결할까? 일본에는 오래전 고려장 문화가 있었다고 한다. 부모의 나이 70세가 되면 아주 장수한 나이라 노쇠하고 병들어 부모를 버리는 것이다. 이런 문화는 현대에도 생기고 있다. 아프고 치매에 걸린 부모를 유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서와 문화상 맞지 않는 일이지만 실제로 일어나고 증가하는 추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금처럼 근육 리셋 - 백 세까지 건강한 노후 보장하는 근육테크 기술
홍정기 지음 / EBS BOOKS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이가 들면 근육이 빠진다고 한다. 근육이 빠지면서 근력도 약해지고 넘어지거나 다치면 크게 상처를 입는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근육을 늘리려고 하면 힘들다. 근육이 빠지면 그 자리엔 지방이 들어차면서 근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다. 자연스레 하던 동작들이 점점 어려워지고 근육 긴장이 따라온다. 그래서 일찍부터 근육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근육은 움직이고 이동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이기도 하고 근육은 삶의 질까지도 지배한다. 근육 호르몬 마이오카인이 인체 내에서 하는 역할만 봐도 근육 부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산다.


근육을 기르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단을 섭취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충분한 칼로리와 영양을 갖춘 식사가 필요하다. 운동이 끝난 뒤에는 몸이 회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물을 충분히 섭취해 몸속 수분을 유지하고 수면 전후에 근육의 이완을 돕는 스트레칭을 한다. 우리 몸의 근섬유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데 목에서 발목까지 이어진 하나의 밴드라고 생각하고 근육을 전체적으로 늘렸다 당기기를 반복하며 자극한다. 다양한 자극을 기상나팔로 사용해 근육을 깨워 근섬유를 동원한다. 운동할 때는 자신이 모든 근육을 사용하며 움직이는지 스스로 가늠해봐야 한다. 근육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움직임을 인지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근육 운동을 할 때는 온몸을 사용해야 한다. 힘이 넘치는 건강한 근육은 덩치가 크고 둔한 근육이 아니라 근육의 사이즈가 작아도 예민하고 빠른 근육이다. 민감하고 빠른 근육을 만들려면 운동을 할 때 리듬감 있게 움직이며 반동을 이용해 근육을 수축하는 것이 포인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쟁터로 간 소크라테스 - 철학자의 삶에서 배우는 유쾌한 철학 이야기
김헌 지음 / 북루덴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는 철학자를 말하라 하면 소크라테스는 꼭 들어가는 철학자이다. 얼마전엔 한 가수의 노래 제목으로 '테스형'이 인기를 끌었다. 가사에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 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이라고 했다. 소크라테스라고 하면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을 떠올린다. 소크라테스의 철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다. 그리스 사람들은 자기의 과거와 미래의 운명에 대해 알고 싶을 때 신전을 찾았고 아폴론 신전 입구에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쓰여 있다. 이 말의 의미는 아폴론 신전에 어떤 요청을 하기 전에 자신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지, 자신이 어떤 상황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성찰하라는 뜻이다. 소크라테스가 그 말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사람들에게도 권유하며 일생을 보냈기 때문에 소크라테스처럼 느끼게 된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진리를 추구하는 철학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삶을 살았다. 소크라테스가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장 지혜로운 사람으로 평가를 받았다는 점이 아주 흥미롭다. 소크라테스는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열어두고 그 어떤 편견이나 상식에 얽매이지 않고 진리를 탐구해야 한다는 정신을 가장 잘 실천한 사람이 바로 소크라테스였다. 소크라테스처럼 학문이나 철학을 연구하는 사람은 언제나 자신의 의견이 틀릴 수도 있고 편견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는 유연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현대의 많은 사람들이 소크라테스를 떠올리면 떠오르는 인물이 한 명 있다. 그 이름은 '크산티페'다. 크산티페는 철학이나 세계사에 대해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들어봄직한 이름이다. 크산티페는 소크라테스의 아내인데 세계 3대 악처로 꼽힌다. 그런데 크산티페를 악처라는 별칭은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크산티페가 잔소리가 심했던 모양이지만 잔소리가 심했던 이유가 있다. 소크라테스는 당시 손에 꼽힐 정도로 천하의 백수로 살았기 때문이다. 일을 그만두고 돈벌이를 위해 딱히 한 일은 없고 아침에 일어나면 아고라 장터에 나가 사람들과 철학을 한답시고 노닥거리기 일쑤였다. 크산티페의 입장에서 보면 생활력 없는 남편에게 잔소리만 필요했을까? 물론 소크라테스는 전쟁에 나가 용감하게 싸웠다고 한다. 전투에서 소크라테스는 불굴의 정신을 보여 주는 용맹스러운 군인이었다. 또 아버지를 따라 석공이나 조각가로 일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도 젊었을 때였고 그 뒤로는 돈벌이가 따로 없었다. 소크라테스의 교육 방법을 산파술이라 부르는데 이것은 소크라테스의 어머니가 산파였다. 산파는 임산부의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도와주듯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도 학생들을 이끌어 주어야 한다. 소크라테스는 학생들의 마음과 정신에는 이미 선생님이 가르쳐야 할 모든 것이 들어 있기에 가치를 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로 소크라테스의 교육 방법을 산파술이라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