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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한 나라
요안나 올레흐 지음, 에드가르 봉크 그림, 이지원 옮김 / 풀빛 / 2018년 7월
평점 :
아이들에게 가치나 이념과 같은 추상적인 것들을 설명할 때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비유를 하거나 간단하게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림책 <평등한 나라>에 대한 기대가 컸다. 어렵다고 생각하는 '평등'이라는 개념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했다. 우선 다 읽고 난 생각도 여전히 조금은 아이들에게 어려운 단어가 아닐까 싶다.
아주 먼 우주에 에갈리테라라는 행성이 있었다. 에갈리테라 행성에 에갈리타니아라는 나라가 있는데 여기엔 곰들이 살았다. 모든 곰은 평등하다고 하는데 그것은 헌법에 적혀 있다. '모든 곰은 평등합니다'라고 파란 곰 대통령이 말했다. 당연히 평등하다고 곰 은행 은행장 곰들도 말했다. 누구나 평등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털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에 나온 곰들과 곰 방송국 사장들도 말했다. 곰 정당의 대표들, 곰 의회의 곰들, 회사의 높은 자리에 앉은 곰들도 모두가 평등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곰 신문의 편집장들도, 곰 신과 종교 지도자들도 모두가 평등하고 평등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데 분홍 곰들은 달랐다. 유모차를 모는 분홍 곰들은 정말 평등한지 의문을 가졌다. 일자리에서 분홍 곰과 파랑 곰의 줄 중 어느 쪽이 더 빨리 줄어들지, 회사에서 화장실 청소를 하는 곰들은 분홍 곰인지 파랑 곰인지 알고 있다. 그런데 모두가 평등하다고 할 수 있을까? 분홍 곰들은 소리친다. 왜 파랑 곰은 1만 원을 받고 분홍 곰은 6천 300원을 받아야 하는지. 파랑 곰은 원래부터 그렇게 해 왔다고 한다. 그래서 서로 싸우기보다 서로의 입장이 되어 보면 어떨까? 서로의 눈으로 본다면 좀 더 서로를 이해하지 않을까?
<평등의 나라>에는 '유리 천장'과 '끈끈한 바닥'이라는 두 개의 단어가 또 등장한다. 아이들이 이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을까? 어렸을 때부터 이런 단어들을 알고 있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이 두 단어는 사회에서 차별받는 여성들을 일컫는 단어들이다. 유리천장은 여성이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없도록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하고, '끈끈한 바닥'은 직업 시장에 나타나는 여성 차별 현상을 말한다. 그림책처럼 명쾌하고 쉽게 차별을 없애고 평등한 사회가 될 수 있게 우리 모두가 마음을 열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