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42
알렉스 헤일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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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읽고 싶지만 손에 잘 안 잡히는 책이 있다. 몇 번의 도전 끝에 '알렉스 헤일리'의 <뿌리>를 잡았다. 그 유명한 '쿤타 킨테'라는 인물을 만나게 되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뿌리 찾기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뿌리>는 미국의 역사이다. 최근에도 미국은 다양한 인종들의 나라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미국이라는 사회의 가장 아래에 깔려 있는 인종갈등, 인종차별이 미국의 평등과 자유라는 이념에 희석되어 사라진 것으로 여겨졌지만, 실제는 부유물처럼 미국사회에 떠다니고 있었다. 백인 경찰이 흑인을 과잉진압하고 사살하는 사건들로 미국 사회는 다시 인종갈등의 사회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 갈등의 시작을 바로 <뿌리>에서 알 수 있다. <뿌리>는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영화화되고 TV드라마화 된다. 그리고 최근에 우연한 기회에 드라마 '뿌리'를 보면서 소설을 다시 읽어보게 된 것이다. 부디 이 소설에서 시작은 '인종'간의 갈등이지만 끝은 '인간'간의 갈등(21세기 글로벌 시대에 '인종'이란 단어는 이제 무의미해졌다고 생각하기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1750년의 시간으로 올라가면 서아프리카 감비아 해안에서도 먼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쿤타는 아버지의 건강함과 어머니의 검은 피부를 가지게 된다. 쿤타의 할아버지는 마을에서 존경받는 성자였고 마을에서도 쿤타의 탄생을 기뻐했다. 쿤타는 장남이었고 그 뒤에도 동생들은 계속 태어나고 쿤타는 아버지로부터 그들 삶의 터전인 자연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며 남자로 자란다. 아버지와 사냥을 하고 동생들을 돌보며 쿤타의 인생은 평범해 보였다. 하지만 쿤타의 인생은 한순간에 변한다. 열다섯 살이 되어 독립을 하게 된 쿤타는 동생을 위해 북을 만들어주려고 나무를 구하러 갔다 노예 사냥을 온 백인들의 공격을 받고 노예라는 신분이 되어버린다. 지금까지 자연속에서 자연인으로 살아왔던 쿤타에게 매질을 하며 노예를 강요하게 한다. 물론 쿤타뿐만이 아니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어린 아기를 안은 여자까지도 모두 노예로 잡혀가게 된 것이다. 노예상인들은 노예들이 도망칠 생각을 할 수 없게 매질과 폭행을 계속하며 미국에 도착하기도 전에 배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쿤타는 피흘리면서도 배에서 탈출을 하려고 하지만 결국엔 실패하고 미국에 도착하게 된다. 한 농장으로 팔려온 쿤타는 끊임없이 도망쳐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농장주들은 노예를 감시하고 영어를 가르쳐주며 농장주의 재산화가 된다. 우연한 기회에 쇠사슬을 끊고 도망을 치지만 노예 사냥꾼에게 잡히게 된다. 그리고 또 쿤타는 다른 주인에게 팔려가고 그곳에서 벨이라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벨과의 사이에 딸 키지를 낳지만 노예의 자식은 또다른 재산으로 낳자마자 팔려가기도 한다는 말에 쿤타는 탈출을 포기하고 딸을 지킨다.



  



<뿌리>를 읽다보면 쿤타라는 주인공의 삶이 노예선을 타고 미국으로 오는 것부터 시작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책에서는 약 200페이지까지 쿤타는 자신의 나라에서, 자신의 고향에서 가족들과 행복하고 자유인으로 살고 있었다. 그런 쿤타의 자유는 폭력과 무자비함으로 소멸되고 만다. 노예에게 '인권'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자유인이었지만 노예로 잡혀 수없는 매질과 폭력에서 노예의 삶을 강요당하고, 알몸에서 오는 수치를 느끼게 하며 인권 역시 벗겨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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