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살의

모방살의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5
나카마치 신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5년 9월

재밌게 읽을 일본 미스터리 소설이 궁한 요즘 <모방살의>와 <천계살의>라는 표지와 함께 제목을 보았을 때 '꼭 읽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기대도 컸고 재밌어 보였다. 표지부터 '나는 흥미진진한 미스터리물입니다'라고 적혀있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했던 것 보다는 흥미롭지도, 스릴있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아마 너무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기에 실망(아닌 실망)을 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모방살의>가 1973년에 나온 소설인 것을 감안하면 40년이 훨씬 지나서 읽다보니 그 감흥이 덜했는지도 모르겠다. 당시엔 좀 더 강렬하고 스릴있는 미스터리가 아니었을까 한다.

신인추리소설 작가인 사카이 마사오라는 남자가 7월 7일 7시에 자기집 창문에서 떨어져 죽음을 선택한다. 무슨 이유에서 남자가 투신을 했는지 모르지만 남자의 죽음은 이상하리만큼 수상하다. 하필 7월 7일 7시라는 시간은 수사관이 아니라 보통 사람이 들어도 뭔가 의미하거나, 이 남자의 죽음이 보통 죽음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남자는 왜 하필 7월 7일 7시에 죽어야 했을까? 이때부터 '촉'이 발동하면서 어떻게 사건을 접근해야 하는지 대강 예상할 수 있었다. 유명하진 않지만 특이한 날짜와 시간에 죽은 소설가의 죽음의 원인과 범인을 밝히려고 소설가의 행적을 따라간다. 그리고 사건의 실상이 밝혀지게 되는데.....

오래전에 발표된 소설이라고 하지만 그 사실은 소설의 중반이 되어서야 알게 된 사실이다. 그렇다보니 그 전에 이 소설이 약간 스릴이 예상보다 적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마 워낙에 오래전에 출간된 소설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요즘같이 속도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피드의 시대에 약간은 느린 듯한 전개와 느슨한 이야기의 구조가 시간의 흐름을 실감하게 했다. 하지만 마지막의 결과는 생각보다 반전에 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직접 읽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한 판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