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눠요, 삼십육점오도씨
김현숙 지음 / 성안당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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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 <나눠요, 삼십육점오도씨>를 보았을 때 일상의 감동적이거나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모아둔 것으로 생각했다. '메마른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따뜻한 열세 가지 이야기'라는 표지의 문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감동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읽고보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면서 읽고 있던 열세 가지 이야기가 짧게만 느껴졌다. 이 열세 가지 이야기들은 생활 속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들이라 생활 에세이에 가깝다. 가끔 이런 이야기들 속에서 기적이나 우연을 보며 이런 일도 일어날 수 있구나라는 감탄을 하게 하는데 <나눠요, 삼십육점오도씨>도 읽으면서 기분을 좋게하는 힘이 있었다. 가끔 어딘가로 이동할 때 듣게 되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재미난 사연을 듣는 것같은 느낌도 들었다.



첫번째 이야기는 결혼 초 누군가에게 생길 수 있는 이야기였다. 요리를 잘하지 못한 아내의 요리를 묵묵히 먹어주던 남편이 요리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사먹자는 제안을 한다. 약간 서운했던 아내였는데 마침 시댁에서 비빔밥을 먹게 되고 찌그러진 그릇에 밥을 주어 눈물이 났다는 것이다. 아마 요리를 못한다는 남편과 시동생의 말도 서운했기에 그 서러움이 한꺼번에 밀려온 것 같았다. 하지만 알고보니 그 그릇은 시댁에서 오랜세월 있었던 그릇으로 남편의 형제들이 모두 그 그릇으로 밥을 먹고 자랐다는 것이다. 서로 너무 다른 생활을 하던 사람이 만나 가정을 이루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게 살짝 미소를 짓게하는 이야기도 있지만, '배신자'와 같이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야기도 있었다. 오랜 시간 아이를 낳지 못하고 있던 부부에게 이혼의 위기가 온다. 남편은 집을 나가고 아내는 임신할 수 없음에 낙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생긴 것을 알게되고 또 곧 아이도 태어날 것이라는 것을 알고는 충격에 빠진 아내의 이야기였다. 결국엔 이혼을 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 두 사람에겐 아내의 언니이자 남편의 처형이 중간에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된 전 처형과 전 제부는 시간이 지난 후 서로의 처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중년이 되었다. 대를 이어야 하는 장남이었던 남편에겐 아이가 중요했을 것이다. 그런 가족의 이야기가 끝이 나고도 먹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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