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넷우익의 모순
야스다 고이치 외 지음, 최석완 외 옮김 / 어문학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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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매스컴에서는 일본에 가면 한류의 바람이 강한 반면 '혐한류'라고 해서 한류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그렇게 점점 혐한류의 바람이 거세 한국인들에 대한 비판이나 반대 시위를 넘어 범죄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뉴스로만 보고 여행을 가면 의외로 그렇지 않다는 것도 느끼게 될 것이다. 한류의 바람도, 혐한류의 바람도 직접적으로 피부로 느낄 수 없다. 하지만 내심 어떤 불리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떨칠 수 없다.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이 친절하고 남에게 폐치는 것을 제일 싫어하기에 여행이 평화로울 것이다. 하지만 가끔 길에 큰 확성기를 틀어놓은 검은 차량에 일본기를 펄럭이며 달리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이 차는 일본 우익 단체의 차로 거리를 돌아다니며 일본의 현재와 미래 등에 대한 열번을 토한다.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한국이나 중국 등에 대한 혐오의 말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는 생각에 한국인으로 기분 좋은 경험은 분명 아니었다. 그러나 길거리에 지나가는 일본인들은 거의 반응이 없었다. 쳐다본다든가 궁금해하는 표정은 전혀 아니었다. 그냥 지나쳐갔다. 그렇게 길거리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펼치고 있지만 그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따로 있다고 한다. 일명 '넷우익'으로 불리는 인터넷상의 우익세력들이 점점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한다. 넷우익은 인터넷공간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형성된 하나의 무리로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있는 젊은층들이 그 주류일 것이다. 일본의 넷우익 그들은 분노한다. 조선인이 범죄를 저지르고 조선인이 일본인을 납치하고, 조선인이 일본 여자를 성폭행하고 조선인이 (파친코를 차려) 일본 땅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런 넷우익단체들은 '조선인'이라는 단어를 제외하고는 평범한 일본 청년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들이 분노하는 조선인들에 대한 분노는 자신들의 생활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다. 학교를 적응하지 못해 결석을 자주 했고, 직장을 제대로 잡지 못해 이직으로 부모에게 꾸중을 듣는 등 자신의 생활은 그리 평화롭지 않다. 이 모든 것 분노를 조선인에게 쏟아붓는다. 정권이 바뀌어야 조선인을 쫒아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일본 넷우익의 모순>은 세 명의 저널리스트의 취재와 글로 구성되어 있다. 직접 넷우익의 시위 현장에서 넷우익을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글을 쓴 세편의 글과 세 사람이 대담한 형식의 글을 읽을 수 있다. 일본 내에서도 이런 분야에 거의 전문가로 있는 것 같은데 이 세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넷우익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두려움과 무지에 둘러싸인 사람들이다. 단순하게 자신들의 불안한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기에 강해보이려는 듯 소수 집단(한국이나 북한, 중국)에 대해 적대감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넷우익의 주장을 들어보면 아무런 근거나 증거, 자신들의 의사를 뒤받침할 것들이 없이 '00가 싫다'라는 논리로만 주장한다는 것이다. 이 일본의 넷우익을 읽으며 이런 문제는 일본에만 국한되어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나라 역시 우익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의 모니터와 닉이라는 가명 사이에서 온갖 관심을 받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도덕성이나 인간성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단지 사회에서 받은 억압과 분노를 표출할 방법을 찾지 못해 안타까운 무지인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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