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마이 백 In My Bag - 148인의 가방 속 이야기
148인의 가방 주인 지음 / 루비박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어떤 사람들은 들고 다니는 가방이 자신의 신분과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도 한다. 그래서 가방만큼은 꼭 명품 가방을 들고다녀야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그런 가방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라 그런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기도 하다. 가방에 들어가는 물건을 잘 옮길 수 있는 기능만으로도 가방은 충분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가하는데, 겉으로 보는 가방의 브랜드가 그렇게 중요한지 모를 일이다. 한번은 홍콩의 명품가게들이 즐비한 거리에서 자신의 몸만큼이나 크고 무거운 쇼핑백을 힘겹게 들고가는 여자를 본 적이 있다. 한두걸음 가다 잠시 쉬며 금방 자신의 일행과는 거리가 벌어졌다. 그래서 일행이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괜찮다며 거절하면서도 힘들게 쇼핑백을 들고 갔다. 그 쇼핑백을 보니 아주 유명한 명품 브랜드였다. 그렇게 그 여자는 가방 하나에 모든 세상을 얻었다는 포만감을 느꼈을 것이다. 가방의 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안에 어떤 물건들이 들어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하는 것은 세상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사는지에 대한 차이일 것이다.


<인 마이 백>은 148인의 여러 계층의 사람들의 가방안을 들여다 보는 책이다. 가방안이 잘 정도되지 않은 편이라 누군가 내 가방속을 보고 싶다고 하면 약간 민망하기도 할 것 같다. 중학교 2학년 학생에서 여든살의 할아버지까지 가방의 안을 들여다 보기로 한다. 매일 생활에서 빠질 수 없고 자신의 몸과 하나인양 함께 다니는 가방속의 물건은 직업과 관련이 깊다. 직업을 먼저 알지 못해도 가방 속에서 꺼내놓은 물건들을 보면 그 사람이 하는 일을 알아맞힐 수 있을 정도다. 여러 개의 여자 속옷이 있는 가방은 이너웨어 디자이너의 가방이고, 펜과 노트가 있는 것을 보면 건축가이거나 그림을 그리길 좋아하는 사람이고, 가방 속의 공구는 조각가의 가방이었다.


다양한 148인의 가방속을 들여다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방 속에 책을 가지고 다녔다. 책과 펜, 노트와 화장품 등은 남녀를 떠나 꼭 가지고 있는 물건들이었다. 그리고 지갑이나 카메라 등도 많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었다. 이렇게 비밀스런 타인들의 가방속을 보면서 나의 가방속도 들여다보았다. 다른 사람들과 큰 차이없는 물건을 가지고 있는 빅백으로 다른 물건들보다 책이 몇 권 더 들어있다. 그리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 이외에는 거의 없었다. 가방속 물건을 들여다본 것뿐이지만 사실은 더 많은 사생활을 들여다본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가방의 물건들이 그 어떤 것보다도 은밀한 사생활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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