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간들 - 제1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최지월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에서 예상은 했지만 <상실의 시간들>은 좀 더 덩어리와 같은 뭔가가 가슴에 생겼다. 누구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상실, 그 상실의 상처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아니면 극복보다 어떻게 인정을 하고 받아들일지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 것이 <상실의 시간들>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인간에게 엄청난 충격이라고 한다. 특히 가족의 죽음은 부재의 자리보다 정신적으로 재난보다 당하는 것보다 큰 스트레스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 죽음이 갑작스럽게 가족에게 다가왔을 때 가족들은 어떨까? 

 


 



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심장마비로 죽음을 맞았다. 가족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런 일이었다. 평소에 당뇨와 여러가지 병을 가지고 있던 아버지는 멀쩡한데, 건강하다고 생각했던 엄마는 누구도 그 죽음을 지키지 못할 정도로 갑작스런 일이었다. <상실의 시간들>은 엄마의 죽음이후 49일이 지난 후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가난한 집안의 장남인 아버지를 만나 집안에서 반대한 결혼을 하고 가난한 신혼살림을 시작한다. 아버지의 군인 직업 때문에 여러 곳을 이사다니며 친정과는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어지게 된다. 그렇게 딸 셋을 낳고 42년을 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퇴역 군인이긴 하지만 30년 넘게 군대에서 군인으로 산 아버지의 온갖 명령과 수발에도 아무런 없던 엄마의 삶은 어떤 삶이었을지 둘째 딸 '나'는 엄마의 빈자리에서 찾으려고 한다.

 

<상실의 시간들>에서는 엄마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못 받아들이는 아버지와 살아있는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딸의 이야기가 현실감 있게 그려진다. 엄마의 빈자리에서 아버지의 당뇨 때문에 아버지를 돌봐야 하는 '나'는 사소한 것부터 사사건건 아버지와 마찰을 보인다. 그리고 분가를 해 떨어져 살고 있는 언니와 동생은 아버지와의 생활에서 나오는 다툼을 이해하지 못하고 남의 집 불구경하듯 방관하는 느낌도 든다. 이 가족들의 모습에서 큰 존재감을 가지지 않게 조용한 삶을 살아온 엄마의 빈자리에 대해 큰 공허함은 그 누구도 채워주지 못한다. 가족 구성원들에게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것을 가족 각자지만 누구도 다른 가족을 위로하기보다 자신의 큰 상처를 위로해 달라고 하는 것 같지만 그만큼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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