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1 - 불 속의 꽃길
백금남 지음 / 끌레마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자:그대가 제 이론을 비판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후배:선배님께 이의를 제기해서 죄송합니다.

학자:아닙니다. 그대 덕분에 제 이론이 잘못됐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고쳐 보았습니다. 이처럼 하면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후배:예! 선생님께서 고치신 이론, 최선을 다해 연구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저같은 애송이도 동등하게 대해 주시고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학자:아닙니다. 학문을 어찌 나이로 따질 수가 있겠습니까? 박식한 그대에게서 배운 바가 많았습니다. 



 


 


이 일화는 많은 제자들을 길러내고 성균관 대사성까지 오른 한 학자와 후배 학자의 대화이다. 이 학자는 평소에도 겸손하며 아랫사람이라고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항상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고 벼슬에서 물러난 뒤 지방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며 살았다. 원래부터 학문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고 늦은 나이에 급제할 정도로 노력형이었다고 한다. 항상 책읽기를 좋아했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열심히 공부했다 한다. 그 선비가 바로 '퇴계(退溪) 이황'이다.

소설 <퇴계>는 이런 퇴계 이황과 퇴계의 학문에 반기를 들었지만 서로의 이론에 충실하며 발전할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다고 평가를 한다. 실제로 퇴계가 율곡보다 35년이나 앞서 있던 인생의 스승과도 같았고 소설 <퇴계>에서는 살인사건을 통해 율곡이 그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통해 퇴계 선생의 인생과 학문, 당시 사회적 배경을 이야기로 풀고 있다. 임금도 따르고 믿었던 퇴계 이황이 살인사건과 관련되어 있다는 증거물이 나왔다. 율곡은 과거에 아홉번을 장원을 차지한 인재로 번듯한 생김새와 어디 하나 나무랄 데가 없는 사람이었다. 임금은 율곡을 믿고 사건을 의금부로 옮기지 아니하고 홍문과 부교리를 불러 특별히 조사하라고 명을 내린다.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대제학이 관련된 사건은 당시에 많은 학자들이 권력에 눈이 멀어 임금 뒤에서 '사화' 등을 일으켜 반대파를 제거하는 등의 일이 흔하게 일어나던 시대였다. 임금의 신망이 두터운 퇴계는 다른 세력들의 견제의 대상이었으리라. 그런 퇴계를 제거하기 위한 술수로 만들어진 살인사건일지도 모른다. 소설 <퇴계>는 픽션으로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역사소설이다. 역사와 미스터리가 합해져 더욱 흥미롭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무척 존경을 받고 있는 동시대의 두 위인인 '퇴계'와 '율곡'의 등장으로도 재미를 주지만, 두 위인이 주장했던 사상과 시대상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실존 인물들과 픽션이 만나 또다른 이야기로 태어나는 것 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