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낭콩 -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에드몽드 세샹 지음, 느릅실 옮김, 유권열 그림 / 우물이있는집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가끔 책의 표지만 보고도 자꾸 읽고 싶어지는 책이 있다. 눈에 밟힌다고 해야 할까.

읽고 싶은데 잠시 쉬는 시간이라도 있으면 꺼내봐야지 하면서 넘기기를 몇 번이나 했다. 바로 이 그림책 <강낭콩>이 말이다. 잊고 있던 어느날, 하루 종일 봄비가 왔고 비슷한 표지의 책이 기억이 났다.

유명한 프랑스의 칸 영화제 단편부분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이라는 화려한 딱지가 붙어있다.

대단한 작품이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이미 20년이나 지나 그림책 <강낭콩>으로 재탄생했다.

이 작품이 책으로 나오기까지 20여 년이라는 시간동안 원작가, 동료, 배우 등의 사람들의 노력과 기다림으로 만들어질 수 있었다. 대부분 원작 소설이 있고 영화가 있지만 이 작품은 반대로, 영화가 원작이고 그 원작을 바탕으로 그림책으로 만든 것이다.

 

 

 

'강낭콩'과 한 노파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감동을 주며 책을 쉽게 덮지 못하게 했다.

프랑스의 한 낡고 허름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노파. 하루의 일과라고는 일하러 가고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밖에 없다. 노파의 모습만큼이나 단출하고 가난한 일과다. 어느날 집 앞에 버려진 화분을 발견한다. 화분은 멀쩡했지만 화분속 식물은 말라비틀어질 정도였다. 화분이 아까웠던 노파는 화분을 집으로 가지고 와 저녁거리인 강낭콩 중 가장 튼튼한 하나를 골라 심는다. 그리고 정성스럽게 물을 주며 지켜본다. 며칠이 지나 강낭콩 화분에 싹이 나고 떡잎까지 나온다. 강낭콩은 점점 자란다.

 

 

 

하지만 노파는 강낭콩이 자신의 어둡고 추운 아파트에서 햇빛도 잘 쬐지 못하는 것이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자신이 매일 걸어다니는 튈르리 공원의 꽃들 옆에 옮겨주기로 한다. 아무도 몰래 살짝 가방에 넣어둔 강낭콩을 꺼내 공원에 심는다. 처음엔 사람들은 강낭콩의 존재를 몰랐다. 하지만 점점 자라 키가 커지고 열매를 맺자 공원 관리인은 강낭콩을 뽑아버린다. 이를 본 노파는 강낭콩의 열매를 따 집으로 가지고 온다. 다시 시작하려는 것이다. 화분에 강낭콩을 심고 창문 밖으로 내어 놓는다. 다시 자라기를 기도하면서.

 

 

 

 

 

노파와 강낭콩의 이야기를 더욱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그림이다. 파스텔로 그려진 그림은 노파의 삶이 외롭고 쓸쓸하지만 강낭콩을 만나고 따뜻해지는 듯하다. 어두운 노파의 집과 하루종일 힘든 재봉질에 시달리는 노파지만 따뜻한 미소를 가진 할머니의 모습이다. 일상의 반복속에서, 가족도 없이 혼자 외롭게 살아가야 하는 노파에게 강낭콩은 하나의 생명이요, 희망이요, 삶의 원천이고 힘이었다. 점점 자라는 강낭콩에서 생명이 소중함과 희망없던 노년의 삶을 계속할 수 있게 하고 내일을 기다리게 한다. 노파에게 살아갈 힘을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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