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살 아빠, 스물 아들 남미 여행법 (앞뒤합본)
이상봉.이동훈 지음 / 박이정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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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단순하게 아빠와 아들이 함께 여행을 간 여행 에세이인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아무래도 요즘 많은 여행 에세이들 중에 부모(또는 한 분)와 함께 여행을 한 여행담들이 많아 그런 착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또 이상한 점이 있었다. 책의 앞뒤를 봐도 같은 표지 디자인인 것이다. 보통의 책은 앞뒤 표지가 다른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넘겨 읽어보고서야 왜 이런 표지 디자인을 했는지 금방 이해가 되었다.

 

<쉰 살 아빠, 스물 아들 남미 여행법>은 다른 두 사람이 한 곳인 남미를 여행한 에세이다.

아빠와 아들이 함께 동시에 여행을 한 여행담이 아니라 각기 다른 시기에, 각기 다른 남미의 땅을 여행한 것이었다. 책의 중앙을 기준으로 여행담이 두 개로 나뉜다. 부자가 함께 여행을 다녔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잠시 이렇게 부자가 여행을 다녀온 후 남미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오히려 더 값진 여행이지 않을까 싶다. 어느 쪽을 먼저 읽을까 고민하다 젊은 패기로 여행을 했을 것 같은 아들의 여행담을 먼저 선택했다.

 

 


 

아들 동훈은 서울대학 생활을 하다 남미로 친구들과 여행을 떠난다. 공부만 하던 학교 생활과 여행은 180도 다른 생활이다. 기대도 있고 실망도 있을 것이고 힘들어 중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친구들이 있어 여행을 끝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스물살 남짓한 청년들은 여행의 원칙을 먼저 세운다. 되도록이면 '히치하이킹'으로 남미를 느껴보자는 것이다.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를 현지인들의 차를 얻어타고 체험하는 여행으로 만든다. 히치하이킹도 돈을 주고 타야 하는 페루에서의 히치하이킹 경험은 그들에겐 새로운 세상이었고 결국은 거의 돈을 지불하지 않고 차를 얻어탔다. 그리고 다른 많은 좋은 현지인들을 만나 즐거운 추억도 남긴다.

 

어쩌면 무모해 보이고, 용감해 보이는 여행이지만 그들에게 여행은 도전이었다. 진짜 여행자들처럼 걷기도 하고 씻지 않고 지내면서 현지인들과 동화되어 간다. 무전여행이라고는 하지만 돈을 완전히 안 쓴 것은 아니었다. 여행지의 입장료나 간단한 식사는 사먹기도 하고 물건을 팔아 돈을 마련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통비는 히치하이킹으로 대신한 것이다. 젊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발상이지 싶다. 어떤 책에선 무전여행을 하는 젊은이에게 유럽 할아버지는 '여행온 자신의 나라에 와서 돈을 쓰지 않는 사람에게 잠자리를 공짜로 제공하고, 또 그 나라에 여행가서 돈을 쓰고 싶겠냐?'는 반문을 했다고 한다. 이들의 여행은 아르헨티나에서의 이구아수 폭포를 끝으로 끝났다.

 

 

 

 

아들의 여행이 이구아수 폭포에서 끝이났다면 아빠의 여행은 브라질의 이구아수에서 시작한다.

오랜 직장 생활과 사업의 실패 후 떠난 여행에서 아빠의 여행은 남다른 것 같다. 인생의 중년이 되어 떠나는 여행은 한 인간으로서의 삶까지 돌아보게 하는 여행이지 않을까.

아르헨티나에서 탱고와 에비타 에바 페론의 무덤, 세상의 끝 우수아이아 등을 돌아보며 사람들 속에, 도시 속에서 여행을 한다. 남미의 대부분이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과거로 남미에서 스페인을 보는 듯한 칠레에서 시인 네루다의 집이나 모아이 석상으로 유명한 이스터 섬을 둘러보게 된다.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 페루의 띠띠까까 호수와 꾸스코의 마추픽추,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섬과 적도, 멕시코의 신전, 쿠바의 체 게바라와 헤밍웨이 등 일반 여행 아니, 관광지 코스를 다닌다. 개인적으로 아들의 여행법도 용기가 있고 대단하지만 친구들이나 동료가 있어야 가능한 여행인 것 같아 아빠의 여행이 더 도전해 보고 싶다. 남미는 혼자서 여행하기에 안전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시각들이 더 많은데 혼자서 가고 싶은 곳을 맘껏 볼 수 있는 여행이 더 흥미롭고 끌린다.

 

 

 

(책은 디자인상 아빠와 아들의 이야기라 반반으로 나누어져 파본처럼 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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