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포 가는 길 만화로 보는 한국문학 대표작선 8
황석영 원작, 이원희 그림 / 이가서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만화로 볼 수 있는 한국 문학 시리즈 <삼포 가는 길>.

오래전에 읽고 이 책이 눈에 띄였다. 다시 읽어보고 싶어 잠시 짬을 내어 앉았는데 만화이고,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져 있어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좋아하는 작가님의 <삼포 가는 길>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삼포 가는 길>은 10년 만에 고향을 찾아가는 정씨의 이야기다. 여행은 떠나기 전 설렘을 위한 것이라고 하듯, 고향 가는 길도 가는 동안의 설렘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런 내용이 바로 <삼포 가는 길>이다. 정씨는 삼포라는 고향으로 걸어간다. 그러던 중 영달을 만나게 되고 영달을 길동무로 맞이하게 된다. 그 전에 둘은 공사판에서 얼굴을 익힌 사이였다. 영달은 밥집의 여주인과 바람이 났고 여주인의 남편에게 들켜 도망을 치고 있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둘은 길동무가 되어 정씨는 자신의 고향 삼포로, 영달은 월출리까지 방향이 같은 길까지만 함께 말동무 하기로 한다.

 

 

 

길을 걸으며 둘은 과거의 이야기를 한다. 이리저리 떠돌며 공사판을 전전했던 영달과 가진 기술을 많지만 '큰집(교도소)'에서 배운 기술이라며 굶진 않을 것 같다는 정씨는 다음 마을이 나올때까지 겨울 길을 걸어간다. 배가 고파 들어갔던 국밥집에서 일하다 도망친 아가씨 백화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지나가던 길에 백화를 잡아다주면 넉넉하게 사례하겠다는 여주인을 뒤로하고 정씨와 영달은 눈내리는 길을 걸어간다. 눈발은 점점 세어지고 잠시 빈 정자에 앉아 쉬던 두 사람은 마침 지나가던 노인에게 길을 물어 다시 떠난다.

 

 

 

눈을 헤지고 걸어가던 중 눈속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 여자를 만나고 그녀가 백화라는 것을 금방 알아본다. 눈은 더 많이 내리고 셋은 길동무가 된다. 한참을 걸어가던 백화는 구두에 짐까지 있어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한다. 걸음이 빠른 남자 둘을 따라가려니 힘이 든다. 하지만 눈길에서 아무것도 없는 길에 정씨와 영달이라도 따라가야 했다. 잠시 쉬어가기로 한 폐가에서 셋은 모닥불을 피워 백화의 이야기를 듣는다. 18살에 집을 나와 이제 겨우 22살의 아가씨. 하지만 백화는 선술집에서 일할 정도로 경험이 많았다. 주점에서 일하던 백화는 군대 감옥에서 한 청년과 만나고 자신의 과거를 잊고 새출발을 하기로 한다. 그래서 집을 찾아가던 중이었다. 백화의 과거 역시 20살의 여자가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미 외모도 나이들어 서른은 훌쩍 넘어 보였다. 겨우겨우 감천역으로 간 세 사람은 각자의 길로 떠나기로 한다. 그런데 정씨는 기차역에서 고향 삼포에 관한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정씨는 고향으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없었다.

 

 

 

이 소설 <삼포 가는 길>은 물 위에 떠다니는 부평초같은 삶을 살아가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집도 가족도, 기다려주는 사람없는 그들은 종착지가 없다. 그러면서 계속 떠돌아다닌다. 머무는 곳이 집이고, 같이 있는 사람이 가족인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고향이란 향수고, 마지막 남은 기억이다. 그런 꿈속에서나 볼 수 있는 고향을 마지막 희망삼아 찾아가지만 더 이상 고향은 마음속 고향이 아니었다.

정씨가 고향이 변한 소식을 듣고 기차를 타지 못한 것도 자신 마음속 고향의 모습과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이젠 더 이상 고향이 될 수 없었음 의미하는 것이다. 이제 '삼포'는 어디에도 없다. 

(실제 '삼포'는 허구의 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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