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파는 남자의 발칙한 마케팅 - 박정수의 미술시장 이야기
박정수 지음 / 비엠케이(BMK)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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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그림을 파는 남자의 박픽한 마케팅>을 읽으면서 또 한 번 예술의 길이 어렵고 고된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특히 경제적인 면에서의 궁핍은 예술의 혼이나 정신을 자본주의로 물들이며 예술이 아닌 돈으로 사고 파는 한낱 그림으로 만들어버린다. 예술가의 노력과 결과물을 돈으로 가치 매기고 사고 파는 것을 예술가에게 생계수단으로 필요한 일이지만, 아직까지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

 

그중 가장 큰 문제점은 아무래도 사람들의 인식인 것 같다. 그림을 예술로 보고, 감상하는 대상이 아닌 재테크의 수단으로 사용하거나 부자들은 돈세탁의 목적으로 그림을 사기도 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차례 재벌들의 행태에서 보았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현실이 그런 것 같다.

오래전부터 예술을 하는 것은 배가 고픈 일이라고 했다. 지금은 그 명성이 대단하지만 고흐도 생전에 그림 한 점 팔지 못해 매번 동생 테오에게 생활비를 얻었고, 다른 많은 화가들 역시 그런 빈곤한 생활을 했다. 살았을 때 자신의 그림을 인정 받은 화가는 몇 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더욱 열악하다. 특히 화가로 살아가는 것은 더욱 경제적으로 힘들다. 소위 '투잡'을 뛰어야 할 판이라고 한다. 저자는 그런 화가들의 그림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일을 한다. 일하면서 느낀 한국 미술계와 예술 시장의 모습을 그대로 이야기한다. 화가들은 그림을 파는 일이 최종 목표이듯이 그림을 그리고 판매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1년에 한 번 정도는 전시회를 해야하고 화가들의 협회나 모임에 자주 나가야 하며, 화랑 관계자들과 친분도 쌓아야 한다. 이런 일들이 싫다면 혼자서 열심히 마케팅을 해야 한다. SNS와 미디어의 발달과 자신의 그림을 알려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화가 자신이 유명세를 타고 인기가 있어야 그림이 팔린다고 한다. 그림의 가치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듯 화가의 명성을 보고 사는 것이다. 무명 화가들이 살 길은 이런 일들뿐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화가로 살아남는 길은 연예인처럼 유명해지는 것이다. 정작 그림이 멋지고 뛰어난 작품성을 가져서 화가의 그림이 팔리는 것이 아니라, 화가가 대중들과 친숙해지면서 그림이 팔리고 가격도 올라간다는 것이다. 슬픈 현실일 수도 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어쩌면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트러블 메이커'가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이렇다 할 뛰어나고 대중적인 화가가 없는 한국 미술계에 무명작가들, 신인작가들이 살아남는 마케팅은 없을 수도 있다. 저자는 미술계를 분석하고 비판하며 페이지마다 한국 작가들의 그림과 조각들을 소개하고 있다. 처음 이름을 보는 작가들도 많았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친해질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가까운 예술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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