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흔들거리며 - 탁현민 산문집 파리에서 모그바티스까지
탁현민 글.사진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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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원래 더운 날씨를 좋아하지 않는데 한달 넘게 계속되는 폭염에 어디든 더운 곳만 아니면 떠나고 싶다.

이런 마음이 있는데 얼마전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사려고 이리저리 여행책을 보고 있었다.

어떤 사람이 여행책을 설명한 한 줄의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유럽에서 딱 그 한 도시만 가 보고 적은 적은 책'이라며 혹평을 해 두었다.

조금 잔인한(?) 평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한 도시만 가본 것은 어딘가 싶었다.

아직 유럽의 한 도시도 가 보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 한 도시도 마냥 부러운 사람 중에 한 명이다.

 

 

 

<흔들리며 흔들거리며> 역시 한 도시에 저자가 머물며 쓴 에세이다.

낭만의 도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에 꼽히는 로맨틱한 도시, 프랑스 '파리'다.

한번도 가 본 적은 없다.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파리와의 인연은 친구가 파리의 에펠탑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보낸 준 인연(?). 이 정도가 내게 제일 가까운 파리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예전에 파리에 꿈꿨던 환상을 다시금 떠올렸다.

프랑스 영화 '아멜리아'에 나왔던 몽마르뜨 언덕에 있다는 커피숍에 가 보고 싶고, '물랑루즈'에 나왔던 그 물랑루즈에도 가 보고 싶다. 물론 극장 관람료가 너무 비싸 쇼는 구경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위험하긴 하겠지만 '13구역'에 나왔던 13구역은 어떨까도 생각했지만 대신에 대학이나 도서관 탐방을 하고 싶다.

 

 

 

프랑스 파리에서 두달간 살았다는 저자. 인사말 프랑스어만 사용 가능하지만 얼마든지 두달은 머물 수 있다고 한다. 현지인과 대화없이 한 두달 그곳에서 생활하는 것은 실제로 가능하다.

너무 할 일이 없어 이사만 세번 했다는 저자. 공감이 간다. 물론 할일이 없어 일을 만들기 위해 이사를 하진 않았지만 더 싼 방을 찾기 위해 두세번 이사를 해봤다. 점점 줄어드는 생활비에 좀 더 싼 방을 찾아 이사를 했었다. 좀 더 싼 식료품을 사러 시장을 보러 멀리 걸어가기도 했다.

 

 

 

옷이나 가방이 마음에 들어 사러 들어가거나 미용실을 옷가게로 착각하고 들어가거나, 담배를 피우러 밖으로 나갔다가 그만 문이 잠겨버리는 에피소드들은 남일 같지 않았다.

아무나 외국 나가 살 수 있는 여건이 되는건 아니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들이다.

 

그런데 책은 중반을 넘어가면 프랑스에 체류중인 저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프랑스 여행 또는 체류 에세이에서 개인 에세이로 말이다.

여행 에세이를 기대하며 읽었지만 망명 에세이가 되고 말았다.

망명 에세이도 나쁘진 않다. 다만 나의 기대와 다르다는 것이다. 나쁘진 않다....



 

 

외국에 체류하다보면 향수병이라는 것이 생긴다. 나도 모르게. 그리고 어느 시간이 흐르면 병은 언제냐는 듯 낫는다. 음식도 잘 맞고 생활도 잘 맞아 향수병에 걸리진 않았지만 몇 번 지켜봤지만 향수병은 지독하다. 저자도 향수병에 걸렸는지 프랑스 파리의 생활이 너무 단조로워 지겨웠는지 과거를 회상한다. 백수시절 아버지와 함께 생일날 먹었던 국밥의 기억, 지인들과 보냈던 시간들 등을 되새긴다.

어쩌면 향수병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정치 얘기도 많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정치는 몰랐으면 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결론은 프랑스 파리에 가 보고 싶다는 것이다.

프랑스어도 못하지만, 밤에 길거리를 돌아다니지도 못하지만, 식당에서 메뉴판도 못보는 까막눈이지만, 하숙집으로 들어가는 문 비밀 번호를 잊어버릴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프랑스에 가 보고 싶다.

다른 나라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신(新)문화를 접해보고 싶은 욕심에서다.

배울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 배워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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