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사이비 종교의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범죄를 다룬 다큐를 본 적이 있다. 그 다큐에서 놀랐던 점은 종교에 빠진 신도들의 대부분이 나이가 젊다는 것이다. 부모와 함께 오랫동안 종교 단체 생활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가족을 버리고 종교 단체와 고립된 곳에서 사는 대학생들도 많다는 것이다. 아직 세상 물정을 잘 몰라도 종교에 대해 조금만 정보를 찾거나 검색한다면 분명 보통의 종교 단체와 사이비의 차이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이비 종교는 진정한 종교 생활을 위한 것이 아닌 외롭고 힘든 사람의 마음을 파고들어 믿게 하는 것이다. 인간관계가 어렵고, 취업이 힘들고, 남들보다 뒤쳐지는 것 같고, 경제적으로 힘드는 등 뭔가 힘들고 어려운 상황의 젊은이들을 사이비 종교는 현혹하는 것이다. 아마 사회에서 이런 젊은이들의 꿈과 이상을 채워주지 못하는 현실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작품 <묵시록 살인사건>은 사회파 미스터리라고 하지만 정통 사회파 미스터리는 아니다. 정통 사회파 미스터리라고 하기엔 개인의 목적을 위한 살인사건으로 위장되어 있어 아쉽게도 '정통'이라고까지는 못하겠다. 조금 안타까운 부분이기도 했지만 1980년대에 나온 사회파 미스터리로는 재미를 주는 스토리 전개였다. 흥미진진하게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도 아무래도 계속 살인사건이 일어나다보니 정말 범인이 누구인지, 왜 이런 사건들을 벌이는지 궁금했다. 사회파 미스터리답게 사소하고 작은 개인을 위한 사건이 아닌 거대한 사회의 문제를 만천하에 드러나게 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고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