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아니라 몸이다 -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몸의 지식력
사이먼 로버츠 지음, 조은경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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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엔 정신이 아니라 육체가 먼저라고 주장하는 <뇌가 아니라 몸이다>를 읽어본다. 물론 뇌와 몸 둘 다 우리에게 중요하다. 20세기 철학자들은 오랫동안 몸이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중심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최근 한창 융성하는 뇌과학은 처음에 뇌에 집중 된 것으로 보이는 면이 있었지만 뇌와 몸이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알려준다. 요즘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연구자들은 체화된 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체화된 인지는 물리적인 신체와 맺는 관계의 맥락에서 정신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뇌를 사용해 생각하는만큼 몸을 사용해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철학자 데카르트는 인간의 본질은 정신이고 기계적 몸은 정신에 의해 작동하고 지시를 받는다고 생각했다. 반면 프랑스 철학자 메를로 퐁티는 이전의 사상가들이 몸과 뇌에 대해 수많은 의견을 제시했는데 그러면서 우리가 인식과 지식 습득을 이해하는 방식이 영원히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나온 철학을 특성상 주지주의로 간주했다. 현상학자들은 인지적 노력이 세계와 우리의 관계를 정의한다고 보지 않으며 몸이 세계와의 근본적인 관계를 정의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퐁티는 모든 형태의 인간의 경험과 이해는 세계 속에서 우리 몸의 방향성에 근거하고 그 형태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몸으로 학습하는 방법은 관찰하거나 연습, 즉흥성, 공감, 보유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에서는 시각을 다른 감각보다 우위에 둔다. 관찰은 단순히 보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눈으로 사물을 인식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만지고 냄새를 맡고 또는 조작을 해서 어떤 사물을 인지한다. 운동 시뮬레이션 이론은 몸으로 하는 지식 습득에서 왜 관찰이 중심에 있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어떤 기술을 습득하고 발전시키기가 쉽지는 않다. 훨씬 더 많은 연습과 반복을 필요로 하는 기술도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무엇인가를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익숙한 것 같은 상황에서도 우리는 무엇을 할지, 뭐라고 말할지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런 즉흥성을 발휘한다는 것은 새로운 상황에 직관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거울신경세포는 말하지 않고도 다양한 단계에서 우리가 타인과 연결될 수 있게 해 주는데 공감이 대표적이다. 우리는 소통은 기본적으로 구두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몸이 언어와 언어능력, 소통에 관한 연구에서 몸이 핵심적 역할을 차지하게 되었다. 체화된 지식 이론은 몸을 이용해 우리가 사는 세상이 보내는 신호를 관찰할 수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탐지하지 못할 신호를 포착할 수 없는데 우리 몸의 감각 자원을 이용해 그 자원을 인지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경험적 비계 놓기를 개발해 타인의 세상에 대한, 사실에 근거한 정보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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