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 쐐기문자에서 컴퓨터 코드까지, 글쓰기의 진화
매슈 배틀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반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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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발전 중에 문자가 생겨난 것은 아주 대단한 일이다. '혁명'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문자의 발명은 인간의 생활을 변화시켰다. 그런 인류에게 문자가 생겨나기 전엔 어떻게 글쓰기를 했을까? 우리도 알고 있듯이 글이 생겨나기 전의 문자는 고전적 문자로 쉽게 말해 그림문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림문자는 한계가 있다.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한계가 있고 동음이의어 같은 단어를 표현할 때는 구분법이 필요하다. 서양의 알파벳은 그리스문자와 에트투리아문자, 페니키아어 계통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히브리, 페르시아, 드라비다 문자의 사촌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인류 최초의 문자를 쐐기문자라고 한다. 메소파타미아의 도시국가에서 생겨난 것으로 알려진 쐐기문자는 그 시작은 한층 소박한 것이었다. 초기의 문자는 사물의 그림이라는 형태를 띠었고 기원전 4000년대에 누군가가 수를 세고 흔적을 남기는 것을 그림 그리기와 뒤섞었던 것이다. 처음엔 회계의 목적이기는 했으나 나아가 형태와 언어를 연결하고 가르질렀다. 쐐기문자는 발생하여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한 이래 3000년 동안 수많은 변화를 겪었다. 중국에서 문자가 생겨난 것은 메소포타미아에서 문자가 생겨난 것과 비슷한 시기라고 한다. 중국의 가장 오래된 문자는 기원전 14세기 청동기시대 발생한 갑골문자로 파편적인 그림 쓰기 행위가 아니라 총체로서의 언어를 기록하기 위해 완전하게 갖추어진 체계였다.

                                 

 

문자가 발명된 후 더욱 혁명적인 기술이 발명된다. 그것은 인쇄술로 인쇄기를 통해 문자는 더욱 발전하게 된다. 인쇄기는 더 많은 책을 만들어내고 책을 읽은 사람들의 지식도 향상되었다. 그런데 인쇄기가 깊이 있는 책만 생산한 것은 아니었다. 인쇄기는 선전물과 가짜 정보, 싸구려 통속소설, 공공 도덕에 반하는 삽화책, 예의바른 문화가 전반적으로 경멸하고 거부하는 책들을 생산하기도 했다. 그렇게 발전한 글쓰기는 컴퓨터 코드 시대까지 왔다. 컴퓨터 시대에 깊이 읽기가 사라질까 두려워하기도 하는데 글쓰기를 포함해 인간이 가진 기술은 진화의 산물이고 진화의 과정에서 아무리 다양한 변형이 생겨난다 해도 자연선택은 상당히 보수적이라는 것이다. 검색엔진에서 바코드 판독기에 이르기까지 읽기와 쓰기의 세계는 부서지기는커녕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더 발달하고 발전하고 새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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