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성찰하다 - 중산층 붕괴, 포퓰리즘, 내셔널리즘…… 유럽중심주의 몰락 이후의 세계
다니엘 코엔 지음, 김진식 옮김 / 글항아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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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유럽을 어떤 곳이라고 생각할까? 어쩌면 멋진 이국적인 풍경에 풍족하고 부유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여행가고 싶어 하는 곳으로 여기는데 <유럽을 성찰하다>를 읽다보니 그런 유럽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지금의 유럽은 과거 어떤 변화를 겪었을지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유럽 역시 현대사에서 세계전쟁뿐 아니라 많은 혁명과 시위가 지금의 유럽 사회를 만든 것 같았다. 특히 '68혁명'은 지금의 유럽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 같았다. 1968년 5월 프랑스 대학가에서 시작된 혁명은 시가를 행진하던 젊은 세대들에겐 부르주아를 무너뜨리는 것이 목적이었다. 청년들은 그들의 부모가 소비사회의 지겨운 안락함에 빠져 역사의 비극을 망각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68혁명으로부터 10년 뒤 1978년엔 이탈리아의 정치인이 납치 살해되면서 살인적인 폭력으로 넘어가는 혼란의 시기를 겪에 된다. 이 사건은 이탈리아 정치 폭력의 극점이었고 보수의 반혁명을 유발한 것이기도 했다. 90년대에는 금융 위기를 일으키며 기업 경영권을 인수한 주주들이 산업자본주의를 대대로 개편한다. 그리고 시간이 더 흘러 2016년 포퓰리즘이 최고 절정기가 되었다. 영국의 브렉시트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정치계는 포퓰리즘이 침투했음을 보여주었다.   


최근 유럽은 밀려드는 이민자와 난민으로 사회문제가 되고 그들을 혐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현대의 문제가 아니라 1920~30년대에도 유럽에서는 외국인 혐오는 상당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다른 민족을 혐오하는 현상은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고 경제 위기와 불평 등으로부터 잘 보호되던 북유럽 국가까지도 외국인 혐오 색채가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 역시 해결책을 찾아야 하고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기에 과거의 일이 현재나 미래에도 일어날 수 있다. 과거 유럽이 경제적 발전에서 겪었던 물질적인 풍요와 부유함이 평화롭게만 얻어진 것은 아니다. 그 과정에서 소수의 약자들이 겪었던 일들은 누군가의 노력과 출혈로 얻어진 것들이기도 하다. <유럽을 성찰하다>는 유럽의 현대사를 통해 지금 유럽연합이 가고 있는 길이 어떤 길인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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