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나는 이렇게 살고 있지만
지평님 지음 / 황소자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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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출판하는 편집자의 글에는 어떤 내용이 있을까 궁금했다. 그런데 궁금했던 책에 관한 이야기에 약간은 충격적인 글을 본다. 예전엔 책이 귀한 시대라 '책 도둑은 도둑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었지만 요즘은 그런 말이 통하지 않는 시대이다. 책을 너무 쉽게 살 수 있고 다양한 형태의 책을 살 수 있는 시대이다. 그런데 아무리 책 값이 다른 책에 비해 비싸다고 하더라도 전공 서적을 출판사에 전화해 한 권을 보내주면 복사하고 다시 보내주겠다고 하는 한 대학교 학생들의 생각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가끔 이렇게 전공 서적인 경우 안 살 수는 없고, 그렇다고 비싸게 주고 산 전공 서적이라 수업이 끝나면 무용지물이다. 전공 서적이라지만 개인의 필요에 따라 사고 안사고는 자유인데 책을 팔아야 하는 출판사에 당당하게 전화해 책을 저렴하게 대량 구매하는 것도 아닌 한 권만 보내주면 제본을 하고 돌려주겠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그건 당당함이 아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을 실제로 겪어서 이 에피소드가 다가왔던 것 같다. 책값이 비싸다고 하지만 다른 물가에 비해, 책 한 권 읽고 자신의 지식으로 가질 수 있다는 가성비적으론 책구입이 가정 생활에 크게 타격을 주지도 않는다. 특히 아이들의 방학 과제나 공부에 꼭 필요한 책은 직접 아이들에게 구입해 주는 것은 어떨까? 책 구입에 인색하거나 아까워하지 말기를.   



 


 

<다행히 나는 이렇게 살고 있지만>은 출판 편집자로의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 자신의 이야기와 생활에서 일어난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다. 선천적으로 약한데다 편식까지 있어 자주 아팠다고 한다. 청소년기에도 과로로 쓰러지기도 했고 직장 생활을 할 때도 야근이나 밤샘근무라도 하면 탈진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언니 부부가 출근하고 네 살짜리 조카와 함께 집에 있었다. 당시도 앓아누웠었고 조카가 이모를 돌본다고 했다. 그러다 이모에게 약을 준다고 조카가 물약을 입에 넣어주었고 그 뒤 정신을 잃고 말았다. 눈을 떠보니 병원이었고 조카가 준 어린이용 해열제가 쇼크를 일으켰던 것이다. 어린 조카가 얼마나 놀랐을지, 자신의 건강에 대한 경각심 등을 생각해보게 된 계기였다. 그리고 그 어린 조카도 그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고 하니 당시 두 사람에겐 아주 큰 일이었음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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