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로 놀지 마 어른들아
구라치 준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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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봤으면 호러이고 그로테스크한 이야기인가? 생각하게 됨

거기에 첫 이야기인 '본격 오브 더 리빙 데드' 에는 좀비가 등장하네?

어라? 근데 시체가 있고 그 시체가 왜 있는지를 심지어 현장에 가서 보는 것도 아니고 이야기를 듣고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안락 의자 탐정 스타일의 본격 미스터리네?

그래서 너무 재미있었다.


시체의 모습은 기괴한데 풀어나가는 이야기의 논리는 아름답다. 


시체가 나오고 시체로부터 이야기가 시작하고 시체가 이야기가 되는 그런 이야기였다. 

시체가 논리적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한 하나의 오브제이고 장치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것을 동반 자살이라고 불러야 하는가'가 인상 깊었는데 정말 시체로 노는 이야기였음.

와 이런 식으로 전개되는 거구나 감탄하면서 읽음. 


본격 미스터리 좋아하시면 정말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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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기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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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욕에 이어 두 번째 책인 생식기.


정욕때도 느꼈지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전 수 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작가기도 하다. 

작가 역시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는다. 

존재하는 곁에 있는 것들에 대해 너는 어떻게 생각하며 그 사회는 그것들 받아들일 수 있는지.

질문 하고 있다. 

그리고 너희가 어떤 식으로 생각하든 우리는 여기서 살아가고 있으니 너희가 고민해봐라 툭 던진 이야기이다. 


무거운 주제일 수 있지만 이야기의 전개 방식은 위트 있고 통통 진행 된다. 

무거운 음에서 스타카토로 연주하는 느낌?

그래서 재밌게 읽다가 묵직한 한방을 맞게 되는 느낌의 책이다. 


인간에 대한 관찰 일기이고 인간 사회에 대한 관찰 일기이니 흥미롭게 읽을 수 있고 

인문학적인 책이기도 하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안의 모습이 서로 다를 수도 있

개인인 나와 사회의 나가 서로 다른 모습일 수 있으며 

다양한 색을 갖고 살아가는 동시에 서로 비슷한 채도로 살아가고 싶어 할 수도 있는 게 인간 아닐까?

그럼 사회는 그런 인간들이 만들어낸 자신만의 세상을 어찌할 것인가? 

모든 것이 다 가능해진 세상에서 과연 정상성이란 온전하다는 것은 주류라는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위치는 고정되는 것일까?

그냥 모두가 다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정욕에서 더 나아가고 정욕보다 더 전복적인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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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아서
민지형 외 지음 / 라우더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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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매력적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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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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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이야기네

와 어릴 때 읽었으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그런 기분이 든 책이다.

그만큼 좋았단 소리다. 지금의 내가 읽은 소감과 어린 시절 내 자신이 읽은 느낌이 어떨지 궁금해진 책이어서 더 그런 기분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용감한 이야기이자 언제나 항상 필요한 이야기기도 하고 정의와 인권, 혐오에 관한 이야기이다..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지역에 흑인 범죄자를 변호하게 된 변호사 애티커스 

애티커스의 태도와 생각은 지금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너무나 보편이고 당연한 태도와 생각이지만 대공황 시기 그리고 여전히 인종차별이 만연하던 미국의 남부 지역에서는 이해받기 힘든 태도였고 이해받지 못한 태도였다.

흑인을 변호한 이유로 협박도 받지만 애티커스는 자신의 신념대로 변호하고 그의 아이들에게 정의에 관해 이야기하고 차별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을 무조건 비난하거나 미워해선 안 된다고 가르치는 진보적인 인사이다. 

솔직히 어떤 지점에서는 좀 중립적인 태도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피부색으로 인한 차별, 약자에 대한 혐오를 정당화하는 그 밑에는 상대에 대한 미움과 혐오가 있는 것이라서 애티커스의 태도와 가르침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특히 가장 좋았던 말은 '하지만 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기 전에 나 자신과 같이 살아야만 해. 다수결에 따르지 않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건 바로 한 인간의 양심이다.(p200)' 이었는데 애티커스는 그 생각을 몸소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또 좋았던 장면은 법정에서 배심원에게 이야기하는 마지막 변론이었는데 평등하게 창조된 가치가 사법제도이고 그 가치를 지켜달라 이야기하는 장면이었는데 이 장면에서 울컥했던 건 그 말이 여전히 이상적인 가치로 남아 있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무거운 주제인데 쉽게 읽히는 것을 이 이야기의 또 하나의 축인 성장 소설적 성격 때문인 것 같다.

소녀 시절의 나를 회상하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소녀였던 나의 시점으로 전개되는데 어린아이의 눈으로 보는 세상 그리고 어른들의 태도 숙녀가 되길 강요하는 고모의 말을 듣지 않고 멜빵바지를 입고 뛰어다니는 소녀의 관점은 때론 진지했고 때로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경험을 통해 하나하나 채득하며 타인에 대한 사랑과 관용 사랑, 약자에 관한 태도를 배우던 스카웃이 타인의 집이었던 문 앞에서 동네를 바라보는 장면은 아버지가 알려준 가르침과 자신이 경험한 것을 통해 스카웃 스스로 깨닫고 성장한 장면이라 넘 좋았다. 


왜 제목이 앵무새 죽이기일까? 궁금했는데 다 읽고 나니 이 책을 관통하는 이야기란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이 책이 읽히고 있다는 것은 그리고 읽어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애티커스의 태도가 여전히 이상적이라서 그런 것일까?

그 지점을 생각하니 좀 씁쓸하기도 하다. 

우리는 언제쯤 앵무새를 죽이지 않는 세상이 올까?

그리고 사법의 정의가 이루어지고 약자에 대한 혐오, 타자에 대한 혐오를 멈추는 세상이 올까? 

이 책의 이야기가 과거의 이야기로 온전히 남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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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하이드어웨이
후루우치 가즈에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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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하고 삭막한 세상에서 숨이 막힐 때 삶이 주는 무게가 힘들 때 자신만의 은신처를 찾는 사람들이 이야기이다. 

솔직히 읽으면서 좀 힘든 순간이 있었다. 이야기 안에서 부조리, 삭막함, 억울함, 슬픔, 고통 등의 상황과 감정들이 현실의 세계를 그대로 담고 있고 내가 현재 느끼는 감정과 닿아 있는 지점이 있어서 잠시 책을 덮고 쉬어야 하는 지점이 있었다. 


일을 수행하는 데 인식의 차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동분서주 그리고 여성 노동자

방관자와 피해자, 사회적 통념과는 다른 자신, 침묵하고 모른척했던 상황 등 각지가 처한 상황에서 

고민하며 버둥거린다. 

그래서 그들은 숨을 곳을 잠시 숨 고를 곳을 찾고 거기서 자신을 추스린다. 

그리고 그 안에서 조금씩 변화를 모색하고 고민하고 혼자가 아닌 우리라는 이름으로 뭉쳐 나아가는 방안을 선택한다.

 

그 지점이 너무 좋았던 이야기다. 아닌 건 아니라고 이야기할 용기를 쥐어 짜내고 그 사람을 보며 자신도 용기를 내는 사람들

그리고 변화를 모색하는 지점이 좋았다. 

각 등장인물이 유기적으로 엮여 있는 점도 좋았고 입체적인 점도 좋았다. 방관자이자 피해자가된 아이, 나와 관리자인 나 사이의 고민 등 내가 겪어온 시간 내가 놓인 환경에서 그들은 자신의 내면과 사회적 나 사이의 고민과 갈등이 있는 점이 책을 더 와 닿게 만드는 것 같다. 

각각의 이야기긴 하지만 순서대로 읽으면 마지막 장에서 어떤 환희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가장 좋았던 에피는 숲의 방주. 아무래도 여성으로, 노동자로 살아가는 삶이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싼 이야기가 , 여성 노동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와닿았기 때문인 듯하다. 

해파리는 거스르지 않는다도 울컥했다. 물속에 둥실둥실 떠다니는 해파리 뇌도 심장도 없다고 하지만 사실은 온몸이 뇌고 심장인 해파리.

인간도 마찬가지 아닐까? 사회에 둥실둥실 부유하듯 살고 싶지만 인간 역시 온몸이 뇌이고 심장이어서 반응을 할 수밖에 없겠지. 


힘들 때 꺼내 볼 수 있는 책을 만난 것 같다. 


전자책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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