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있는 전쟁 - 국제 정상급 정치인이 직접 경험하고 분석한 미중 패권 경쟁
케빈 러드 지음, 김아영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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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피한 전쟁은 없다. 역사는 길잡이가 되어야지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세계는 반드시 평화를 유지해야 하며, 선조들이 수 세기에 걸쳐 싸워 얻어낸 국가와 개인의 자유를 지켜내야 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하더니 이젠 이스라엘과 하마스까지 하고 있다. 드라마 <스위트 홈>에서 사람이건 괴물이건 무차별 적으로 사살하는 장면이 있다. 민간인이건 하마스건 무차별 적으로 학살하고, 습격당한 마을에서는 영유아 시신도 무더기로 발견되었다니... 적어도 드라마에서는 아기 괴물은 놓아주었다. 그런데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 심한 것 아닌가.

엄마에게 6.25 때 이야기를 옛날이야기처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전쟁은 지나간 역사로만 생각했는데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영화에서나 있어야 할 이야기들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가공의 이야기도 가슴 아픈데 현실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아픔은 어떨지 상상할 수조차 없다.

그래서 전쟁을 피할 수 있다는 책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저자 케빈 러드는 호주의 총리로서 지난 40년간 중국과 타이완을 방문하고 시진핑은 물론 중국 고위 지도자들과 여러 차례 사적으로 만나기도 했다. 시진핑은 긴 대화를 하면서도 메모하는 법이 없었고, 연설문을 보고 읽는 식으로 낭독하는 일도 거의 없었으며, 자신의 생각을 직접적이고 단호하게 말했다고 한다. 중국어를 잘 하셔서 시진핑과도 더 오래 친분을 이어 올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책은 시진핑이 가진 야망의 우선순위를 10개의 동심원으로 설명한다. 이것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중국의 여러 정책결정을 이해하는 주요 통로가 될 것이다. 이 동심원은 시진핑의 관점을 가장 중요한 것부터 외부로 확장해 나간다. 즉, 시진핑의 당내 위치에서 시작해 국내의 정치적 우선순위와 국제적 포부로 확장해 나가는 순서로 되어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문제, 타이완을 비롯한 제반 국제 문제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한다.

10개의 동심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책이라 시진핑의 사상에 대한 책인 줄 알았다. 그러나 14장부터 미국의 입장에서 바라본 중국과 세계에 대해서도 나와 있어, 좀 더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2017년 앵커리지 회담을 기점으로 미중관계는 근본적으로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의 목적은 두 나라가 미래를 향해 같은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공동의 로드맵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로드맵에는 외교적 협상의 지속 가능한 원칙, 정보를 통한 검증, 효율적인 전쟁 억지력, 상호 존중에 입각한 포괄적이고 현실주의적인 구조가 포함되어야 한다. 그래서 학술적으로 쓰지 않았다(p.42)

두 나라와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해온 저자는 서로 다른 시점에 나라를 이끌었던 두 정부에 조언한다기보다, 중국인과 미국인이라는 두 친구에게 편지를 보낸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두 나라가 서로 간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공동의 미래를 탐색하는데 저자의 조언도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었을지 모른다고.

시진핑은 마오쩌둥 이후 볼 수 없었던 무자비함을 지닌 정치의 대가다. 적절한 퇴직금도 주지 않고 실시한 대규모 숙청과 구조조정, 인민 해방군의 대규모 병력 감축은 대학살만 빠졌을 뿐 마치 히틀러를 연상시킨다.

중국은 부정부패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부자들에게 기부를 강요한다. 강제적인 자선활동이다. 결국 마윈의 알리바바와 같은 중국 거대 민간 기업들은 당과 국가가 휘두르는 주먹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그 여파로 대기업에 들어가기는 더 어려워졌고 중국 젊은이들은 대학 졸업 후 취직해도 회사에서 요구하는 가혹한 996근무제(오전 9시~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에 시달리게 되었다.

종교 탄압도 심하다. 교회를 불도저로 밀어버리거나 폭파로 철거해 버리고, 십자가를 불태우고 선교사들을 색출해 내보낸다. 이것은 전국 기독교인이 1억 명에 육박하는 공산당원 수와 맞먹기 때문인데 앞으로도 기독교뿐 아니라 타 종교의 강경한 탄압 정책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언론은 물론 법조계까지 점점 더 억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모든 사람의 위치 또한 알고자 한다. 그래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국가가 일반인들의 거의 모든 행동을 추적한다. 감시하고 추적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게다가 앱도 정부 마음대로, 은행도 마음대로, 하물며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 사교육까지 금지시켰다.

미성년자가 일주일에 3시간 이상 게임하는 것도 금지되었다. 학생들은 스트레스 해소할 곳이 없어져 반정부 주의자들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예측하지만, 나는 독서를 장려하면 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예전에 상해에서 산 적이 있다. 이때는 게임 금지 조치나 사교육 금지는 없었다. 하지만 카톡도 안 되고 접속이 안 되는 사이트가 많았다. 인강도 vpn을 깔아야 수강이 가능했다. 그때는 단순히 공산 국가라 그런가 보다 했다. 지하철 출입할 때도 공항처럼 짐 검사를 하는데 안전을 위한 것이라 생각했다. 정부가 국민을 통제하는 것이었다.

쌍순환 경제는 내수시장과 수출 모두를 중요시하는 정책이다. 중국의 경제 실패 가능성은 앞으로의 미중 간의 세력 균형을 결정할 10년 동안 시진핑에게 가장 중대한 정치적 위협이 될 것이다. 중국은 내수시장 개방과 수출 보조금과 관련된 WTO 가입 조건을 지킬 생각이 없어 보인다. 중국인들은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고 있으며, 미국의 전략이 그저 자국의 핵심 이익을 추구하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셔널리즘을 중요시하게 된 것이 아닐까.

저자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잠재적 시나리오를 설정해 놓고, 앞으로 지켜보면서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에 대해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16장에서는 가능성 있는 10개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그중 시나리오 9, 중국이 미국과 군사적 대치 없이 지역 및 글로벌 전략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 시진핑이 바라는 최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5개의 시나리오는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어서 마음이 무거웠다.

내 견해는 두 문화에 대한 평생의 관찰과 경험에 기반한다. 내가 발견한 한 가지 놀라운 점은 두 문화권의 사람들 모두가 비슷한 미래를 열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가족이 번영하고 자녀가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기를 원하며, 최소한의 정부 간섭으로 그들의 사업을 구축할 수 있기를 바라고, 개인이나 국가가 이룬 탁월한 업적에 대해 존경받고 싶어 하며, 이웃과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살기를 간절히 바란다(p.475)

책장을 덮으니 우리나라 주변국에만 한정되었던 나의 시야가 전 세계 지구촌으로 확장된 느낌이 든다. 우리가 지금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은 과거 세대의 덕분이다. 또한 우리나라 및 다른 나라들의 참전 용사들에게도 빚을 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갈등보다는 상생의 협력을 우선시해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2020년대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10년이 되겠지만, 전쟁은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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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쫌 아는 10대 - 전기차부터 자율주행, 도심항공, 우주 로켓까지 이토록 새롭고 환경을 생각한 미래 과학이라니! 과학 쫌 아는 십대 17
서성현 지음, 신병근 그림 / 풀빛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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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을 본 순간 모빌리티라는 말이 생소해서 읽게 되었다. 예전에는 교통이라고 했는데 그러면 자동차만 연상되므로, 에스컬레이터, 킥보드, 케이블카, 수소차, 배, 비행기, 헬리콥터, 우주선까지도 포함하는 모든 이동 수단을 모빌리티라고 말하게 된 것이다.

 

옛날에는 대부분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벗어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모빌리티가 발전하면서 서울에서 강릉까지 가는데 자동차로 3시간 반이 걸렸던 것이 지금은 2시간 반이면 가게 되었다. 철도로는 서울역에서 강릉역까지 2시간, 비행기로는 김포공항에서 양양공항까지 55분이면 간다. 이렇게 모빌리티의 발전으로 우리는 더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모빌리티의 역사, 엔진과 배터리의 원리, 전기차와 수소차의 이해, 자율주행차의 등급과 보완점, 수직 이착륙을 하는 드론의 기술을 이용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 로켓의 작동 원리, 우주 개발을 왜 해야 하는지를 대화체로 쉽게 알려준다.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기술에 대한 보완점을 알려 줌으로써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키고, 에너지 고갈 및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도 잊지 말라고 한다.

 

ICT, GPS, 연비, 하이브리드라는 많이 들어 봤지만 뜻은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마스(MaaS)는 서비스로서의 이동 수단, 즉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용 전동 킥보드나 공용 자전거가 '마스'이다.

 

나는 전기차는 테슬라가 처음 개발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GM 사에서 20세기 말에 EV1이라는 전기차를 생산했었다고 한다. 나는 GM 사가 이미 지난 거 아쉬워하지 말고, 환경까지 생각한 수소차 개발을 하하면 어떨까 한다. 전기차는 이제 좀 많아졌으니 말이다. 수소연료를 이용한 자율주행 차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나오면 운전 못하는 나도 더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집에서 페트병으로 간단하게 증기 엔진의 원리를 실험해 볼 수 있는 방법도 나와 있다. 배터리의 원리도 샌드위치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로켓의 원리인 추진력을 풍선을 불었다가 놓으면 생기는 힘이라고 설명해 주니 쉽게 이해되었다. 로켓이 무기를 개발하면서 탄생했다는 사실도 새로웠다.

 

더 멀리, 더 빨리, 더 편하게 인간과 사물의 이동을 돕는 모빌리티 기술은 더 다양하고 안전하고 저렴해졌다. 앞으로는 지구의 환경오염은 물론, 우주와 도덕까지도 고려한 모빌리티가 개발되면 좋겠다.

 

현재를 불평하기보다 더 나은 세상, 더 살만한 미래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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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햇과 함께한 세계 여행 - 23년 동안 살아 본 8개국 지구촌 이야기
박홍섭 지음 / 좋은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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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을 한두 달 다녀오는 것과 한 나라에 상주하면서 평생 8개국을 체험한 이야기는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해서 읽게 되었다. 하드햇을 통해 우리나라가 더 자랑스러워 졌고, 8개국이 마치 내가 살았던 것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저자는 대학 3학년 여름방학 때 리비아의 건설 현장 체험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비행기에서 술도 마시고 담배까지 피웠다고 한다.

맨 처음 간 곳은 리비아. 싸대기 술을 나눠 먹었다고 해서 검색해 봤다. 리비아는 이슬람 국가라 술을 못 마신다. 그래서 싸대기라는 술을 몰래 만들어 먹었다는 이야기였다. 30도가 넘는 독주인데 원액부터 마시면 속이 메슥거리고 '싸대기'를 맞은 것처럼 머리가 띵해서 붙여진 이름.

두 번째 나라는 말레이시아. 여기서 두리안이 크림치즈 같은 맛이라고 한다. 어떤 맛인지 얘기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예전에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냄새가 너무 고약해서 안 먹어 본 걸 후회했다.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어만 사용하는 게 아니고 영어가 기본에 말레이어, 중국어, 힌디어 등 다양한 언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2~3개 언어를 사용하는 게 보통이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티오만섬 여행 시 꿀팁도 얻었다.

탑다운, 핸드더그케이슨, 시방서, 보링테스트, 배근, 타설, 캐비티, 전 같은 모르는 용어들이 있는 페이지는 매우 낯설었다.

세 번째 나라 싱가포르에서는 말레이시아 차이니스를 말차, 싱가포르 차이니스를 싱차라고 하는 것을 알았다. 난 말차라고 해서 일본 가루 녹차인 줄 알았다. 하드햇hard hat이 안전모인 것도 처음 알았다.

예전에 싱가포르 친구가 영어도 잘하고 중국어도 넘 잘해서 부러웠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배경을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는 콩글리시라고 하는데 싱가포르에선 싱글리쉬라고 한다. Are you going home? 을 You go 마?처럼 말해서 싱가포르에서 오래 살면 그나마 좀 했던 영어가 다 망가져 온다는 말이 재밌었다.

싱가포르의 명물은 칠리크랩이다. 지금도 팜 비치 레스토랑은 유명하다. 싱가포르 슬링이라는 칵테일도 맛있어 보였다. 게다가 싱가포르가 작은 도시국가인 것도 알게 되었다. 제주도보다도 작아 보여서 깜짝 놀랐다.

네 번째 나라 대만에서는 지진이 발생한다는 것과 온천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양밍산陽明山이라는 화산과 베이토北投라는 온천촌에는 노천온천도 있고 지열곡이 장관이다. 또, 매월 삭망(초하루와 보름)에 삭망제를 올리는데 거리 곳곳에 향과 종이돈을 태워서 연기가 자욱하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어를 모르면 소통이 안 된다. 중국은 간체자를 쓰는데, 대만은 번체자를 쓴다. 타이베이 101타워를 다시 찾은 저자님, 감회가 담 달랐지 싶다. 크리스털 아트월은 101 타워 건설에 참여했던 사람들 이름이 새겨져 있다.

버블티 이야기가 나와서 우리나라에도 성업 중인 공차가 생각났다. 그런데 공차의 원조가 중국이 아니고 대만이다.

다섯 번째 나라 두바이. 4년간 40대 후반을 보냈던 두바이를 2022년에 회갑 기념으로 찾아가 시공에 참여했던 건물과 살던 동네를 다시 둘러보셨다는데 세상에서 제일 멋진 추억여행이지 싶다. 세계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칼리파에 우리나라도 참여했다니 자랑스럽다. 두바이 하면 버즈 알 아랍만 알고 있었는데 너무나 멋진 초고층 빌딩들을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두바이 실내 스키장은 오일 파워를 느낄 수 있었다. 열사의 땅에 인공 스키장을 만들다니.

여섯 번째 나라 인도에서는 6년을 살았다고 한다. 인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세 가지는 영화, 결혼식, 축제다. 카스트제도 때문에 엄청 보수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도비가트라는 세계에서 제일 큰 빨래터가 아직도 있다니 맘이 짠했다.

인도는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시크교의 발상지다. 그리고 모든 종교는 국가로부터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 암리차르 황금사원과 타지마할이 유명하다. 알폰소 망고와 잭푸르트라는 과일이 특이했다.

인도가 무서운 것은 아디다스 모기라 불리는 댕기 모기에 의한 댕기열이다. 죽지는 않겠지만 워낙 모기에 잘 물리는 나는 댕기 모기 때문에라도 인도에 가고 싶은 맘이 사라졌다.

일곱 번 째 나라,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메트로에 삼성물산도 합류했다니 자랑스러웠다. 역이 영화에서나 봄직하게 너무 멋있다.

마지막 여덟 번째 나라 방글라데시. 이곳의 다카 국제공항은 2024년 말에 준공 예정이다. 방글라데시는 의류산업으로 유명하다. 저자는 마지막 근무지인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우리는 한국에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통받았다.

인도는 세발 전동차, 방글라데시는 인력거 같은 릭샤가 대조적이었다. 방글라데시 최대의 항구인 치타공 항구를 다룬 한국의 다큐멘터리 아이언 크로즈도 있다.

저자님과 함께 한 세계여행을 통해 우리가 지구촌 주민임을 실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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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이 성경에 묻다
이원재 지음 / 좋은땅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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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성경, 지성, 성도 세 사람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지성의 질문에 성경 선생님이 대답해 주신다.

하나님의 성품과 성경, 구원, 자유의지, 구속 사역에 관한 4가지 토론 주제와 심화 토론인 음부와 영원과 특별 은총에 대해서이다. 심화 토론 부분은 어려워서 좀 더 깊이 있게 알아보실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내가 궁금했던 질문들이 이 책에 다 있었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구원과 종말에 대해 성경 말씀을 근거로 해서 설명해 주니 이해가 쏙쏙 된다.

성경과 하나님에 대해 알고 싶거나, 더 깊이 있게 공부하실 분들이 읽으면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교회를 다니면 무조건 다 천국에 가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진심으로 믿으면, 믿음이 행위로 나타나게 되어 있다고 한다. 믿음이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으면 그냥 교회를 다니는 사람 일 뿐이다.

왜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고 죽으면 영원한 지옥으로 간다고 하는지 거의 3페이지에 걸쳐 직접 성경 구절을 살펴본 것도 참 좋았다.

나도 교회를 다녔을 때, 문맥을 통해 성경을 봐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것도 맞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하나님의 성품이라고 한다. 모든 불신자들에게 사후 영원한 지옥 형벌을 주는 것이 하나님의 성품에 부합하느냐는 것이다.

성경 선생님은 본인의 의견이나 생각은 거의 말하지 않는다. 성경 구절을 일일이 찾아 인용한다. 그래서 책의 내용에 더 신뢰가 갔다. 그리고 진짜 이런 구절이 있었나 하는 생소한 구절도 많아서 다시 성경을 찾아보며 읽었다.

심화 토론 부분은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재밌었다. 음부는 구약과 신약이 다르다. 음부와 무저갱에는 누가 있을까? 영벌과 영생이란? 구약의 사람들은 십자가를 통하지 않고 어떻게 구원을 받았을까? 등의 문제를 다룬다. 나는 스올과 하데스에 대한 것뿐 아니라 게헨나라는 장소도 처음 들어봤다.

제대로 알 지 못했던 용어들과 궁금했지만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을 수 없었던 의문점들이 풀렸다.

살아서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고 죽은 자는 모두 지옥에 가는가?라는 질문에 비록 예수님을 영접하지 못했지만 그 삶 가운데 하나님의 자녀로서 최고의 증거인 사랑을 완전하게 보여 주는 자가 있다면 하나님은 그런 자를 어찌하시겠습니까?라는 대답으로 마음이 편안해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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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예술로 빛난다 -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대답
조원재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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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정신적 만족을 주는 작업은 무엇인가?

그것이 당신의 예술이다.

그리고 그것을 단 한 번뿐인 당신의 삶에서 행할 때, 당신에게 예술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다른 대상이 아닌, 당신 자신이 된다.



이 책은 예술 작품을 설명해 주는 책이 아니다.

툭 던져진 질문에 자꾸만 자꾸만 나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예술을 처음으로 조금 느껴 볼 수 있게 해 준 책이다.

정답 맞히는 것에 익숙한 나는 예술 작품을 접할 때, 내 느낌이 틀리리면 어쩌나? 뭔가 더 심오한 뜻이 있을 텐데... 하며 답이나 해설지 찾기에 급급했다. 그러다 역시 너무 이해하기가 어려워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그러나 예술 작품에는 정답이 없다고 한다.

그럼 내가 배웠던 수많은 해설들은? 그냥 감상하신 분의 의견이고 생각일 뿐이었던 것.

예술은 전문가들의 영역이 아니다. 예술은 나 자신과 마주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다.


이 책 자체도 예술작품이이다.

책을 읽다가 그림을 보고, 그림을 보다가 일상의 묘사를 읽는다.

평범한 풍경의 세상이 선물해 주는 예술의 순간들...

이 책을 읽다 보면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예술 작품인 것을 느낄 수 있다. 글로 그림으로 감동을 주는...

첫 부분에 나오는 온 카와라라는 화가의 작품은 도장을 찍었나 했는데, 그림으로 그린 것이었다. 제작한 날짜를 써서 색칠하고, 뒤에 신문을 오려 붙였다. 이렇게 끊임없이 반복되는 시간을 표현한 것이다.

나도 날짜 도장을 매일 찍는다. 단순한 일상이다. 의미 자체를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러나 시간은 온 카와라를 만나 우리도 시간을 느껴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이우환 화가의 작품은 나도 본 적이 있다. 벽지 모양인가? 싶었다. 그런데 매일 반복되는 단순한 일상을 점과 선으로 나타냈다고 한다.

책에서 배운 대로 다시 그림을 보며 나의 느낌을 찾았다. 어차피 정답은 없다니까 내 맘대로 생각했다. 모호함... 끝없는 단조로움... 다 같아 보이지만 같지 않음... 끝을 알 수 없음... 내 인생 같다.

인생도 예술처럼 정답이 없다.

예술은 정답이 없어 좋다.

삶도 정답이 없어 좋다.

이우환 화가님의 어머니 이야기는 늘 집안일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쌀을 씻을 때마다 매일 다르게 느끼셨다는.

화가님도 어머님도 예술가다. 아무리 허접한 일도 매일 새롭다. 매일 새로우니 매일 즐겁다. 매 순간이 전혀 새롭게 느껴지는 아름다운 행위. 이를 우리는 예술적 행위하고 부른다.

보기를 스스로 결정하며 살고 있느냐는 물음이 너무나 당연해서 생소했다. 누구나 스스로 보기를 결정하고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 짧은 동영상도 내가 선택해서 본다. 그런데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내가 결정한 듯 보이지만 실은 끌려다녔던 것이다.

왜 나는 안 보는 것을 결정한 적이 없었을까?

아무것도 보지 않겠다고 결정할 수도 있다는 말이 와닿았다.

뒤샹의 변기를 뒤집어 놓은 <>이라는 작품은 좀 황당했다. 그러나 자신은 그저 '살아가는 것'이 진정 자신의 예술이었다는 말에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추하고 더러우면 뭐 어떤가.

살아 있는 것 그 자체가 예술이지 않은가?

인간이 할 수 있는 이보다 더 순수한 행위예술이 어디 있겠는가?

유명 화가들의 허접한 초기 작품들은 정말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어떻게 유명한 작가들의 초기 작품 사진을 구하신 건지? 작가님의 열정이 느껴졌다.

나는 이 책에서 최정화의 '소쿠리 탑'과 고흐의 만종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소쿠리 탑'은 어릴 때 엄마랑 갔던 그릇 가게에서 사이즈 별로 팔던 기억이 나서 였을까? 아니면 마트 개업할 때 받았던 빨강, 파랑 소쿠리가 떠올라서 였을까? 어떻게 흔하고 평범한 소쿠리가 이런 거대하고 감동적인 예술작품이 될 수 있을까?

압도된다는 단어를 처음으로 느낀 예술작품이었다.

그리고 고흐의 만종은 허접한데... 왠지 가슴이 뭉클했다.

고흐가 밀레의 만종을 따라 그린 습작이 왜 고흐의 유명한 작품보다 더 감동을 주나 모르겠다.

있는 그대로의 고흐가 느껴져서 일까? 실력이 아닌 진심이 느껴져서 였을까?

작가는 마지막에 묻는다.

당신의 사적 정체성은 무엇인가?

사회적인 것이 아닌 사적私的 정체성은 처음 듣고 처음 생각해 본다.

나도 사적 정체성을 일찌감치 정립했더라면 그렇게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았어도 됐을 것 같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 내 정신의 뿌리인 사적 정체성을 내 힘으로 탐구해서 밝혀내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조금씩 찾아가 보자.

매일 나에게 물어보자.

나의 사적 정체성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또 싫어하는가?

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그러고 보니 나에게 단 한 번도 질문해 본 적이 없었다.

남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배우는 능력.

독학력

우리 본연의 능력

저자는 스스로의 힘으로 체험하고 공부하고 훈련하며 나 자신만의 독특한 지적 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독학을 사랑한다. 그래서 이런 아름다운 책이 나온 것 같다.

세상은 우리에게 진전을 원하지만 예술가는 자신의 내면으로 여행을 떠나길 즐겁게 반복한다.

오랫동안 커피 독학으로 행복을 만들고, 덤으로 받은 일상의 쾌거인 '이게 정말 커피냐'라는 평가에 나도 덩달아 기뻐지는 오후다.

매 순간은

오직 단 한 번뿐인

전혀 새로운 순간이다.

일기일회라는 말처럼, 차를 마시는 지금 이 순간은 평생에 단 한 번 일어나는 일임을 가슴에 새겨 차 한 모금을 아주 새롭게 음미한다는 마음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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