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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없는 사랑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3월
평점 :
이야기는 열기구 사건으로 주인공 조 로즈와 드클레랑보 증후군인 제드 패리가 얽히게 되면서 시작된다.
먼저 중심 인물들을 마인드맵 앱으로 정리해 보았다.
헬륨 열기구에 갇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달려간 사람들이 밧줄을 잡았는데 누군가가 손을 놓았다.
누군가가 나라고 말했다면, 그다음에 우리를 말한다고 해도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우리는 선이 합리적일 때 선하게 행동한다. 좋은 사회는 선한 행동을 하는 것이 합리적인 사회다.(p.29)
조는 존 로건이 추락 했을 때 사람들에게 아직 살아있을 지도 모르니 같이 가자고 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나는 사람이 아직 살아있을지도 모르는데 왜 다들 나서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괜히 죽었는데 엮이면 골치아플까봐? 그럼 열기구로 간 것은 위급한 소리에 본능적으로 간 것이었을까? 결국 조와 페리만 죽은 존 로건에게 갔다.
패리는 이 때부터 저 위엔 아무도 없다는 조에게 꽂힌다. 로건의 죽음을 애도 하기 위해 함께 기도하자는 패리의 말에 기도는 관심 없다고 거부하는 조를 패리는 자기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생각한다. 자기의 사명은 조를 하느님 앞으로 데려가는 것이라 여기고 사명감인지 병인지 스토킹이 시작도ㅣ었다. 패리는 자기도 조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사고 당일 새벽에 전화를 한다.
조에게 계속 전화도 하고, 집에도 찾아가서 밖에 서 있고, 알바를 고용해서 조의 논문들도 전부 다 찾아서 읽으며, 하느님을 꼭 믿게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편지도 계속 보내는 패리. 밖에 서 있으면 정말 엄청 부담 스러울 것 같다.
클래리사가 집으로 들어 오라고 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고 했지만 조는 패리를 드클래랑보 증후군인 스토커로 생각한다. 정말 패리가 병인지 조가 너무 패리를 몰아 붙여 패리가 극한으로 치닫게 된 건지 모르겠다.
띠지에 반전이 3번 나온다고 해서 열심히 반전을 찾아보았다. 첫번 째 반전은 권총구입, 두 번째 반전은 자해, 세 번째 반전은 리드의 등장이 아닐까?
이 책의 원제는 Enduring Love이다. enduring은 '오래가는, 지속되는'이란 뜻이다.
조의 클래리사의 대한 사랑은 패리때문에 흔들리고, 끝까지 아이를 구하려 한, 내가 제일 멋있다고 생각했던 유일한 신념의 수호자인 의사, 존 로건의 와이프의 사랑도 흔들리고, 클래리사의 조에 대한 사랑도 흔들리는데 왜 원제는 지속되는 사랑일까 궁금했다.
최초 제목인 이런 사랑은 드클래랑보 증후군같은 사랑도 있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견딜 수 없는 사랑 말고 다른 제목을 생각해 보았다. 영원한 사랑, 지속적인 사랑, 끝나지 않는 사랑, 뒤엉킨 사랑... 역시 견딜 수 없는 사랑이 제일 맘에든다. 역자는 주석도 꼼꼼히 달아 가며 번역을 참 잘 하신 것 같다.
조는 패리의 편집증적인 사랑을 견딜 수 없다. 클래리사는 패리 때문에 이상하게 변한 조를 견딜 수 없다. 패리는 자신의 사랑을 받아 주지 않는 조를 견딜 수 없다. 그래서 제목이 견딜 수 없는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조가 패리를 집에 들어오라고 해서 패리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어땠을까? 본인이 밧줄을 놓아 사람을 죽게 한 것 같은 죄책감 때문에 힘들었다면, 패리도 같이 밧줄을 놓았으니까... 함께 술 한 잔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더라면 서로 그렇게까진 안 되었을텐데...
그렇다고 악을 악으로 대할 수 밖에 없었나 싶지만 우리의 본성이 그런 것 같다. 난 솔찍히 남이 나 한 대 때리면 두 대 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대 맞고 그대로 한 대 때려주면 당신이 먼저 날 때렸으니까 뭔가 분이 덜 풀린다. 패리나 조의 막장 행동을 보면서 갑자기 층간소음이 생각났다. 나도 조나 패리처럼 하고 싶다. 끊임없이 지속적인 층간소음이나 패리의 병적 사랑이나 견디기 힘들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법륜스님의 책에서 읽었는데 화가 났을 때 우리의 반응은 셋 중 하나라고 한다. 화를 내거나 참거나 반응하지 않거나. 화를 내는 것과 참는 것은 같은 말이다. 왜냐 하면 화를 참으면 홧병이 생기기 때문이다.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사람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을 진심으로 이해 해서 화가 나지 않는 상태라고 한다.
조가 패리에게 계속 반응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편지 오면 읽지 않고, 밖에서 기다리면 신경 끄고, 전화 오면 계속 받지 않고, 신경이 쓰이려고 하면, 너도 사람 죽는 거 첨 봐서 쇼크 받아서 그렇겠지 하며 진심으로 이해 해 줬더라면?
그래서 나도 층간소음을 이해 해 보기로 했다. 아이들은 뛰어 놀고 싶은데... 맘껏 뛰어 놀 수 있는 마당이 없는 집이라 미안하다. 놀이터에서 놀자니 미세먼지 때문에 놀 수 없게 한 어른들이 정말 미안하다.
기독교에서는 하나님, 천주교에서는 하느님 이라고 한다. 기독교든 천주교든 좀 과하게 묘사된 부분이 있는데 패리가 드클라랭보 증후군임을 감안해서 읽으면 기분이 나쁘진 않을 듯 하다.
견딜 수 없는 사랑~ 좀 이해가 어려운 묘사나 설명도 있었지만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정신 없이 읽었다. 마지막 부록까지 읽으면 그래도 사랑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타인의 집착이나 화에 반응하지 않고 끌려다니지 않는 삶을 꿈꾸어 본다.
다음은 책 속에 나오는 드클래랑보 증후군에 대한 설명이다.
♥ 인디캣님 책곳간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https://blog.naver.com/indiecat/223038559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