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은 센스로 시작합니다 - 일은 프로답게. 말은 확실하게. 일상은 감각있게.
이현 지음 / 천그루숲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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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 표지도 센스있네 ?

 

다른 좋은 팁들도 많았지만 유독 지리산 입구에서 밤을 팔고 계셨다는 그 할머니가 자꾸만 생각난다.

 

할머니에게 저자가 사진 좀 찍어도 되겠냐고 하니 대답은 "밤이나 사, 5천원."

 

나도 길에서 야채를 팔거나 하는 할머니가 계시면 사 드리는데, 이 말을 센스있게 받아 들일 수 있는 작가님의 내공에 감탄을 했다. 사진이 너무 정겨워서 이 책을 떠올리면 "밤이나 사"가 생각날 것 같다.

 

왜 이 말이 아름다웠냐 하면, 사랑한다는 말을 우리 어르신들은 "밥 먹었냐? 어디 아픈 데는 없고?"로 표현 했다는 말이 생각 났기 때문이다. 왜 할머니가 밤을 사라는데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걸까?

 

이 책을 통해 시종일관 흐르는 모두 다 아낌없이 퍼 주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느껴져서 일까?

 

나는 몸통만 말을 한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그리고 장황하게 얘기는 많이 하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단다. 일명 머리꼬리 오데갔어? 내지는 무슨 약 사라는 건지도 모르는 약장수 또 시작 했다 ^^

 

그런데 간결하게 핵심만 말하지 못하는 건 그래야 하는 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렇게 횡설 수설 하지 말고 해시태그처럼 핵심 단어를 생각한 다음, 그 단어를 중심으로 이야기 해 보라고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질문은 광범위 하게 포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 센스라는 것도 알았다.

 

땅콩버터 실험은 책에 QR코드가 있어서 동영상을 바로 볼 수 있다. 아이들 표정이 너무 재밌기도 했지만 내가 하려는 말을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러니 몸통만 말하는 나도 자연스러운 것이다.

 

내게 정말 유용한 것은 듣기 연습이었다.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힘을 빼고 듣기. 핵심이 나올 때는 더 집중해서 듣기. 이 방법은 외국어 듣기 시험 연습 뿐 아니고,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 할 때도 꿀 팁이다.

 

긴 문장에서 핵심 키워드 몇 개를 고르고 그 것으로 짧은 문장을 리들감 있게 써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지만 아직 내게는 좀 어렵다. 나는 듣기 연습이 먼저다. 상대방이 말을 할 때 잘 듣고 그 것을 요약하는 연습을 해 보는 것으로 센스 키우기를 시작해야겠다.

 

책에는 센스쟁이가 되기 위한 정보들이 가득하다. 출판사까지도 스티커와 책갈피로 센스만점. 처음 보는 앱들도 많아서 전부 다운 받아 써보았다. 그 중 네이버 클로바노트 앱으로 자신의 말하기를 수정하는 팁도 알려주셨지만 나는 그 보다 강의를 녹음해서 요약하고 공부 하는 데 애용하고 있다.

 

국립 국어원에 들어가서 '이해하기 쉬운 대체어' 를 찾어보니 홈코노미가 재택 경제 활동이고 그린 오션은 친환경 시장, 엔데믹 블루는 일상 회복 불안, 나와바리가 구획이라고 나와 있어서 무슨 말인지 막연 했던 개념들을 더 쉽게 이해 할 수 있었다.

 

대체어 페이지도 즐겨찾기에 추가. 낯 선 단어들을 만나면, 블로그에 비공개로 5월 단어 수집장에 모으고 있다. 나중에 한 달 간 확장된 지식의 양을 보면 뿌듯 할 것같다.

 

호기심으로 지식을 확장하라는데, 나는 호기심이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많이 해야 생기는 것이지, 아무 것도 모르는 내가 어떻게 생기겠나 싶었다. 그런데 유식이 아니고 관심을 말하는 것이었다.

 

어떤 작가분은 어휘 확장을 위해, 모르는 꽃과 나무를 만나면 일일이 사진을 찍어 검색 해서 단어 수집장에 기록하신다고 한다. 어휘장의 두께가 늘수록 행복하시다고. 네이버에서 사진검색도 되다니~ 신세계다.

 

길을 걷는데 길가에 핀 꽃이 너무 예뻤다. 이 꽃에 대한 관심이 호기심이다. 어쩌면 꽃이 핀 것도 모르고 땅만보고 걷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 나는 일단 시작은 했다.

 

이렇게 내 주위의 작은 것에 관심을 가지면, 밤을 팔고 계신 할머니의 아름다운 풍경도 보이게 되지 않을까? 앞으로 신기한 것을 만나면 사진을 찍어 검색해 보기에 도전 해 보겠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저 사람은 좀 아닌 것 같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보면, 그 사람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이미 색안경을 썼기 때문이다. 나도 안 좋은 점이 있으니 안 좋은 점은 무시하고, 좋은 점을 찾아보자. 하나도 없을 것 같은데 잘 찾아보면 있다.

 

그렇게 어떤 사람이든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세심하게 관찰하고, 그 것을 바탕으로 센스있는 말과 행동을 하면 언제 어디서나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센스가 부족해서 마음 고생 심했던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오게 된 책인만큼 바로 연습 할 수 있고, 바로 써 먹을 수 있는 센스 요리책이다. 다 먹고 나니 짬짜면에 탕수육과 만두까지 추가해서 배불리 먹고 나온 느낌이다.


출판사의 스티커도 도토리라지만 밤톨같이 생겨서 더 귀엽다.

할머니가 웃으시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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