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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희답게 잘 살았습니다 1 - 냉장고 너머의 왕국 ㅣ 그리고 미희답게 잘 살았습니다 1
태 켈러 지음, 제랄딘 로드리게스 그림, 송섬별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3년 9월
평점 :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주인공은 공주 같은 사람, 그만큼 괜찮은 사람이 되려고 애썼다. 하지만 모험을 통해 남이 정한 행복의 기준에서 벗어나, 공주가 되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아간다.
1. 이 책은?
미국 최고의 아동 문학상 '뉴베리' 수상작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을 쓴 태 겔러(Tae Keller)의 첫 어린이 동화 시리즈다. 그녀는 현재 시애틀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 등장인물
우연히 도서관에서 만난 세 아이들이 사탕을 먹으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사탕 바구니 뒤로 무지갯빛 찬란한 숲이 펼쳐져 있었다. 아이들은 냉장고 속 세계로 빨려 들어간다.
주인공 미희완박은 한국계 미국인 소녀다. 완벽해 지고 싶은 마음때문에 미희 앞에 완을 넣은 게 아닐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처럼.
담임인 조지 선생님은 미희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서관의 라벤더 선생님은 미희를 볼 때마다 맛있는 사탕을 주셨다. 미희의 단짝 친구였던 제네비브는 공주 놀이가 유치하다며 멀어졌다.
제네비부는 항상 미희가 지나치게 눈치를 보며 애쓴다고 지적했다. 나도 늘 엄마 눈치를 살피며 기죽어 살던 때가 생각난다. 옛날에는 지금의 바비 인형 같은, 마론 인형을 가지고 놀았는데, 어쩌면 나도 엄마의 눈치가 아닌 사랑을 받고 싶었던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 표지에 있는 도서관에서 만난 친구들은, 사바나와 리즈다. 사바나는 초록색 눈과 연갈색 머리를 가졌다. 미희처럼 공주 이야기를 좋아한다. 리즈는 흑인 학생으로, 논리적이며, 수학과 물건 분해하는 것을 좋아한다.
3. 어드벤처
나도 공주 이야기를 어릴 때 참 좋아했었다. 모든 공주 이야기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로 끝나서, 읽고 나면 기분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 책은 공주가 잘 산 것은 맞지만. 오래오래가 아니라 <미희답게 잘 살았습니다>라는 나다움을 강조해서 더 특별했다.
환상적인 숲에는 노란색 집이 있었다. 이 집에는 말하는 쥐인 후디니, 조나단, 미스티가 살고 있다. 미희와 친구들은 이 쥐들에게 나만의 동화를 갖게 되면 집으로 갈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노란색 집을 떠나 미희, 사바나, 리즈는 머리 위 나무속에 숨겨져 있는 지도 속 마을을 발견한다. 그리고, 잠자는 숲속의 공주 성으로 간다.
성에서 버사라는 관리인을 만나 각자 훈련을 받게 되는데, 공주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점수가 가장 높은 한 명뿐이었다. 점수가 기록되는 배지에는 0이라는 숫자가 나타났다. <오징어 게임>이 생각나는?
p.96 모두 공주가 될 수는 없었다.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 수 있는 건 단 1명뿐이고 미희는 꼴찌였다.
꿈도 이루고 친구들도 잃지 않는 방법은 없었다. 미희는 꿈에는 대가가 따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나라의 '잡채'와 '궁중팬'이야기가 나와서 반가웠다. 하지만 잡채 때문에 점수가 깎일 줄이야...
마법의 케이크 만들기 시간, 미희는 짤 주머니를 짜기 위해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경쟁은 신경 쓰지 않았다. 동화 세계도 멋지지만,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웃는 것이야말로 마법 같은 일이라며.
동화 속이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착각이었다!
p.179 우린 이도 저도 못 하는 신세가 됐어. 부포톡신도 없고 운도 없지.
여기서 부포톡신(Bufotoxin) 두꺼비의 독이다. 두꺼비 독 같은 보호 장치도 없는 무방비한 상태라는 뜻이다.
딱 좋은 오두막집 이야기에 나오는 전래 동화 금발머리 소녀 골디락스(Goldilocks) 이야기도 찾아보았다. 골디락스가 곰의 집에서 적당한 수프, 딱 맞는 의자, 편안한 아기곰의 침대로 적당한 거리 두기, 자신만의 기준, 내 마음이 편한 나만의 골디락스를 찾는 이야기다. 아이들은 다시 도서관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4. 이 책을 읽고
p.190 꿈을 이루는 대가로 친구들을 속이고 상처 줘야 한다면 그 꿈은 아무 가치가 없는 것 같아.
공주가 되고 싶었던 건, 다른 사람들이 나를 더 좋아하게 만들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미희는 친구를 배신해서라도 공주가 되기보다 친구화 함게 성장하기를 택한다.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아이의 눈높이에서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과 진정한 우정에 대해 배우는 재밌고 따듯한 동화다.
이 책은 아이들이 공주가 되는 것보다 소중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점에서, 그냥 흥미 위주의 어드벤처 동화와 달랐다. 아이에게 책을 건네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너만의 동화를 써 보라고 권하는 건 어떨지?
남들의 기준에 맞추지 않아도 괜찮다는, 내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하다는 것을 말하는 책.
"공주가 되지 않아도, 나는 나만의 색깔로 빛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