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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세계 경제 시나리오 - AI 버블 붕괴와 투자 전략의 대전환
최윤식 지음 / 넥서스BIZ / 2025년 11월
평점 :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전문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는 2026년에 3가지 폭풍이 한꺼번에 몰려와 아주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내다본다. 띠지에는 "위기를 예측하고 기회를 준비하라!"라고 되어 있는데, 이 위기를 예측하려면 먼저 이 3가지 폭풍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위험이 모여드는 우리나라의 생존 시나리오를 알아본다.
1. AI 버블
피치북, MIT 미디어 랩, 가트너 보고서 들을 통해 거품을 경고하는 지표들을 살펴본다. 이 책의 놀라운 특징은 나도 이해할 수 있는 비유로 이해를 돕는다는 것이다.
GPU는 AI나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AI를 만들 때는 특별한 재료가 필요한데 그게 GPU라고 한다. 이 재료는 전 세계에서 딱 한 곳 엔비디아에서만 판다.
p.35 그런데 엔비디아가 더 욕심을 냈다. "재료만 파는 게 아니라, 아예 내가 직접 요리해서 팔면 어떨까?" 이것이 바로 네오클라우드neocloud 전략이다.
요즘 넷플도 티빙도 쿠팡도 컬리도 모두 구독 서비스가 대세다. 네오클라우드 역시 엔비디아의 강력한 GPU를 빌려주는 AI 전문 대여 서비스인 것. AI 붐으로 GPU 수요가 폭증하니, GPU를 빌려주는 모델로 더 많이 돈을 벌려는 속셈인 것이다.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쉽게만 설명해서 전문성이 결여된 느낌도 없다. 네오 클라우드가 왜 생겼는지 배경을 설명할 때는 나는 몇 번을 읽고서야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2. 유럽과 중국의 부채 쓰나미
프랑스에서 시작될 수도 있는 제2의 금융위기? 엥? 유럽이 부채라니? 부채하면 미국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유럽이 나오니 당황스러웠다. 프랑스에서 최루탄이 터지고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까지 있었다니! 정부가 내놓은 긴축 재정안 때문이었다는데 그 이유는 책에서 확인해 보자. 현재 국제 사회 동향이 소설을 읽듯이 재밌게 읽히는 게 더 신기하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의 위기에 이어, 부동산, 지방정부, 성장 동력이라는 세 가지 덫에 걸려 가라앉는 중국 경제의 현실도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다. 중국 시진핑 위기설은 소설일까? 유럽이 무너지면 미국도 안전하지 않다? 이 두 번째 폭풍을 피할 안전 자산은? 달러 스마일 이론과 엔화의 강세 가능성에 주목해 보자.
3. 안티 컴플레이선시 포지셔닝(Anti-Complacency Positioning)
컴플레이선시는 방심이라는 뜻이다. 안티 컴플레이선시 포지셔닝이란 잘할 때일수록 더 조심하는 태도다. 시나리오의 결말은 이렇다. 폭풍이 지나간 뒤 준비되지 않은 자들은 폐허 속에서 좌절하겠지만, 안티 컴플레이션시라는 방주를 타고 폭풍을 이겨낸 투자자는 역사상 가장 거대한 부의 대이동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먼저 세상이 너무 평화롭고 조용할 때 오히려 나쁜 일이 생길 준비가 되고 있다는 것을 찾아내는 특별한 안경이 있다. 이것을 민스키 렌즈라고 한다. 지금 상황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혹시 사람들이 너무 욕심을 부리거나 방심해서 위험한 상태가 된 건 아닐까 하고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저자 역시 꼼꼼하게 이 렌즈를 통해 위험을 미리 살펴보자고 하는 것이다.
민스키는 경제 주체들이 빚을 다루는 방식을 헤지 금융, 투기 금융, 폰지 금융이라는 세 가지 범주로 구분했다. 이 분류의 핵심은 현재 벌어들이는 돈으로 빚을 얼마나 잘 갚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 중에서 민스키는 가장 건전하고 안전한 형태를 헤지 금융이라고 했다.
p.208 준비된 자에게 위기는 곧 부의 대이동이다. 2026년 정상적 붕괴와 극단적 붕괴 중 어느 시나리오가 우리 앞에 펼쳐질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지연된 위험은 사라진 것이 아니며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사실이다.
4. 한국의 전이 지도
3개의 폭풍은 개별적으로도 위험하지만, 만약 하나로 결합된다면 복합 위기가 되어 세계 경제를 강타할 수 있다. 그런데 이 3개의 폭풍이 한반도로 몰려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1장에서 경고한 AI 버블이 한국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를 공격한다면? 2 장의 중국 부채의 쓰나미가 한국 수출 경제를 강타한다면? 3장에서 지적한 과도한 안일함이 GDP 대비 세계 1위인 한국 가계 부채·부동산의 뇌관을 정조준 한다면?
2026년 한국 경제는 이 3 가지 폭풍의 위기에 모두 노출되어 있다. 저자는 이것을 3개의 폭풍에 대한 한반도의 삼중 노출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다가올 위기를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을 넘어, 이 위기라는 폭풍의 힘을 이용해서 더 멀리 나아가는 능동적인 도약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위기의 반대말은 평화가 아니라 준비다. 위기는 낡은 구조를 깨고 새로움을 낳는다. 위기는 현명한 리더에게 새로움을 준비하게 했다. 그리고 역사는 언제나 준비된 자의 편이었다. 폭풍이 지나간 뒤 한국은 그 누구보다 먼저 새벽을 맞이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p. 252 이제 필요한 것은 위기와 함께 항해할 수 있는 지혜다. 이 책이 그 지혜를 나누는 작은 불씨가 되기를 소망한다. 모두가 함께 준비한다면 한국은 복합 위기의 종착지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출발선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