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의 새벽 1부 : 하
김훈영 지음 / 휴앤스토리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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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2부 6권으로 된 역사 소설이다. 나는 인디캣 서평단에 당첨되어, 1부 3 권을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책 소개 글에  역사서보다 더 사실적이고, 생생하게 당시를 복원해서, 어느 순간 문장이 아닌 인물 곁을 걷고 있다는 출판사 서평을 읽다가 "인물 곁을 걷고 있다?"는 느낌이 어떤 것일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해동은 우리나라이고, 새벽은 어둠이 밝아오는 시간이다. 우리나라의 어두웠던 역사가 마침내 희망을 담은 새벽을 맞이하는 시대의 이야기를 담아서 <해동의 새벽>이라는 제목이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조선, 만주, 난징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읽으며, 역사 이야기가 맞나 싶었다. 나는 장학량과 양호성, 민상국 모두 허구의 인물인 줄 알았다. 그런데 실제 있었던 인물이다. 역사적인 인물들을 소설 속 주인공처럼 생각했던 아주 재밌는 소설이었다. 이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검색을 해보니 장개석 부인 이름이 진짜 송미령(쑹메이링, 宋美齡)이어서 깜짝 놀랐다. 그 어렵던 역사가 이렇게 소설처럼 느껴지다니.


주석까지 꼼꼼히 달려 있어서 이해를 돕는다. 역사 소설이라 좀 지루할 법도 한데, 고문하는 것도 폭격 묘사도 너무 사실적이어서, 작가님께서 직접 그 현장에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1936년

14일간의 시안사변이 마무리된다. 장개석과 부인 송미령 여사, 처남인 송자문 등이 나온다. 주은래(저우언라이周恩来)는 중국 공산당의 핵심 혁명가이자 모택동(마오쩌둥毛澤東)의 주요 협력자인데, 장학량과 양호성에게 장개석 위원장의 억류를 풀어달라고 요구하겠다며 장개석을 만나러 온다.


1937년

시안사변이 마무리되고, 민상국은 장군으로 승진한다. 조태호의 집에서 열린 파티. 동아일보 김성수의 연설에 윤성열이 감동하며, 김익현에게 묻는다. 열차 일등칸하고 극장 일등석은 왜 특혜가 아니냐고. 보통은 쓸데없는 거 묻지 말라고 하는데, 김익현은 일등칸이나 일등석은 값이 정해져 있어서, 모두의 약속이니 특혜가 아닌 거라고 알려준다. 같은 값을 치르고도 너만 좋고, 편한 대접을 받는 게 특혜이니, 남에게 피해가 갈 특혜는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알려준다. 


상하이에 대폭격이 있었다고? 처음 알게 된 역사이다영화로는 폭격 장면을 많이 봤지만, 직접 현장에서 폭격을 맞은 사람의 입장이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너무나 리얼한 묘사에 내가 마치 방공호로 대피하는 인파에 휩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방공호에서 소희는 민지영을 잃어버린다. 둘 다 살아서 가족들을 만나게 되는지 2부가 너무 기대된다. 


복흥 상회 이민성은 강도 혐의로 징역 2년을 살고 있는 친아들이 아니라, 경일상회로 이름을 바꾸고 가게를 정군에게 물려준다. 강원도 통천에서 온 22살의 청년 정군이 바로 정주영이다. 훗날 정주영은 이민성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그의 아들과 사위, 손자, 그리고 손자며느리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주요 직책에 고용했다고 한다. 


역사적인 인물들 곁을 함께 걷는다는 느낌이 뭔지 알게 해준 소설이었다. 모르는 단어와 배경들은 모두 주석과 뜻풀이가 있어, 사전을 찾는 수고까지 덜 수 있었다. 결혼한 일본 여인들은 이빨을 까맣게 물들인 적이 있었다는 게 지금도 생각난다. 근대사의 생생한 현장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는 오랜만에 몰입해서 읽었던 최고의 역사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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