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탐미 : 다섯 가지 힘 - 세계를 매혹시킨 K-뷰티 힘의 원천
고병수 지음 / 좋은땅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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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제목의 탐미(耽美)란 탐미주의(耽美主義, Aestheticism)할 때의 탐미다. 즐길 탐(耽)에 아름다울 미(美)자를 써서 아름다움을 즐기고 거기에 빠진다는 뜻이다. 이 탐미야말로 K-뷰티 산업이 탄생하고 발전한 뿌리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화장품 업계에 계신 분들과 뷰티 관련 분야 취준생들, 한류를 타고 세계적으로 성장한 K-뷰티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인문학적 관점에서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미(美)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

아름다움의 본질을 연구하는 학문은 미학(美學, Aesthetics)이다. 원래는 비례, 조화, 통일성에 적합한 질서를 의미했지만 근대에 들어서면서 남성 중심의 시각에서 외모 지상주의인 루키즘이 대세를 이루게 되었다. 그래서 한때 쌍꺼풀 수술이 엄청나게 유행했나 보다.

얼짱 문화는 2000년대 초반에 등장했는데, 외모가 뛰어난 얼짱들이 SNS에서 인기를 끌면, TV 출연이나 광고 모델 등 다양한 상업적 기회를 얻는 한국에만 있는 문화 현상이다. 사람을 납치하고 금품을 빼앗은 범인 얼굴이 잘생겼다는 이유로 '강도 얼짱'이란 별명이 붙고 동정 여론까지 생겼다는 것이다.

나도 여자는 날씬하고 예쁘기만 하면, 어떤 잘못도 다 용서가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성형 수술도 유행하고 쌍꺼풀 수술은 애교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외모지상주의(Lookism)가 화장품 산업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해서 좀 놀랐다. 우리나라 K-뷰티 산업의 급성장 배경에는 한국 사회의 외모지상주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코스맥스, 셀트리온 등 주요 기업에서 마케터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K-뷰티의 원동력인 '다섯 가지 힘'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이 책은 단순한 화장품 산업 분석을 넘어, 소비 트렌드를 읽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탐미는 이 다섯 가지 동력에 의해 현실화된 것이다. K-뷰티는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라는 탐미 의식과 노력이, 산업과 기술을 통해 구체적인 제품과 트렌드로 실현된 것이다.

1. 아줌마

우리나라 사회에서 아줌마라는 단어는 강인한 생명력과 끈기를 상징한다. 가족을 돌보려고 묵묵히 산업의 중심에서 방문 판매원으로 활동했던 아줌마들은 K-뷰티의 첫 번째 힘이었다. 아줌마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이라고까지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화장품 방문 판매원에서부터 웅진 코웨이 렌털의 코디님들까지 판매자이자 소비자였던 우리 어머님들의 막강한 에너지로 우리나라가 이만큼 발전하고 한류 아이돌들을 탄생시켜 지금처럼 잘 살게 된 것이 아닐까?

2. 생존 경쟁

우리나라는 치열한 경쟁 사회다. 그래서 외모를 가꾸는 것도 경쟁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요즘은 자연 미인이 더 대접을 받는다. 도깨비의 김고은이나, 태풍 상사의 오미선 사원 역을 맡은 김민하, 그리고 전여빈은 정말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게 더 예뻐 보인다. 성형미인은 딱 보면 너무 예쁜데, 어딘가 모르게 어색해서 다시 보고 싶지 않다.

외모는 오래전부터 자기표현 수단이자 사회적 생존 도구였다. 외모를 가꾸기 위한 방법으로 화장품만큼 실용적인 것은 없다. 그래서 저자는 생존 경쟁을 K-뷰티의 두 번째 힘으로 꼽았다. 솔직히 얼굴이 예쁘지 않더라도 피부만 고우면 무조건 점수 따고 들어가는 것 같다.

3. 자연환경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기후는 어성초, 인삼, 쑥과 같은 풍부한 천연 물질이 많다. 그래서 한국의 자연은 화장품 원료의 보물 창고라고 불린다. 한국의 자연은 K-뷰티의 세 번째 힘이다.

병풀, 천연 세라마이드, 녹차, 인삼, 유자, 대나무, 토코페롤, 프로폴리스, 식물성 히알루론산, 식물성 콜라겐 등 K 뷰티의 자연 성분과 발효에 대한 것은 책을 참조하자. 특히 동결 건조 화장품과 비건 화장품이 마음에 쏙 든다.

업사이클링이라는 말도 알게 되었다. 리사이클링과는 달리 업사이클링은 원래 버려질 운명이었던 자원에 창의성과 가치를 더해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폐기물의 화려한 부활이다.

예를 들면 바다 생태계를 위협하는 존재인 불가사리를 업사이클링 해서 콜라겐을 추출한 기능성 화장품을 개발한다든가, 오렌지와 레몬 껍질을 이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고, 맥주 생산 과정에서 남는 보리 부산물을 업사이클링 해서 헤어와 보디 케어 제품을 개발하는 등이다.

4. 손재주

한국인의 젓가락과 빨리빨리 문화는 손재주를 바탕으로 한 정밀함과 유연성을 만들어 냈다. 정교하고 세심하면서도 빠른 한국인의 손재주는 K-뷰티의 네 번째 힘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젓가락질 하는 민족이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지배할 것이라고 예견했다고 한다. 찔러서 먹는 공격적인 포크에 비해 젓가락은 다치지 않게 집는 평화적인 문화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젓가락 문화는 한국인의 손재주와 지능 발달의 비결로 전통과 현대적 가치를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다.

K-뷰티에서 네일 아트와 타투가 인기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화장품은 토너 같은 액상, 립스틱 같은 고상, 클렌징 같은 페이스트상, 알로에 젤 같은 젤상이 있다. 혁신적인 K-뷰티 제형 기술에 나오는 다층 구조 제형, 캡슐 제형, 고체·액체 하이브리드 제형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5. 한류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류 스타들이 사용하는 한국 화장품들은 곧바로 세계 팬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에 따라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한류는 K-뷰티의 다섯 번째 힘이 되었다.

세계적인 브랜드들과 한류가 손을 잡으면 시장에서 확실한 수익을 보장받는다. 그래서 이 한류의 영향으로 화장품과 음악, 콘텐츠 등 한류 품목의 수출이 급증했다고 한다. 글로벌 한류 열풍으로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도 급상승했다.

K-POP의 글로벌 성공에는 강력한 팬덤이 있었다. 일례로 BTS의 성공 뒤에는 아미라는 강력한 팬덤이 있다. 이들은 조직을 구성해서 BTS가 세계에서 활약할 수 있게 지원한다. 떼창과 응원봉은 팬덤의 상징이다. 나도 깜짝놀랐는데, 2022년 BTS의 라스베이거스 공연에서 응원봉은 약 100억 원어치 판매되었다고 한다. K-POP은 팬덤 자체를 수출하는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제 서울은 뷰티 산업의 글로벌 허브가 되었고 한국 여성들의 부드럽고 빛나는 피부는 세계 여성들의 동경의 대상이다. 싸고 좋은 화장품들도 우리나라에 너무 많으니, 화장품 관광을 온다는 소리가 이해가 된다. 옛날에는 마스크팩을 왕창 사간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요새는 마이크로 니들샷 등 기능성 화장품과 이중 세안을 위한 오일 클렌징, 색조 화장품, 화장 도구 등 다양하게 사 간다고 한다.

최근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K-아이돌처럼' 화장하는 법을 배우거나, 자신의 퍼스널 컬러를 진단받아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는 등 체험을 중요시한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에서 싸고 좋은 화장품을 많이 만들어서, 전세계 누구나 돈 없는 사람들도 예뻐질수록 있게 해 주겠다는 따뜻한 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p.206 K-팝과 K-드라마가 K-뷰티 확산에 영향을 주고, K-뷰티는 가수와 배우의 외모를 돋보이게 해 줌으로써 더 많은 글로벌 팬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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