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EN 숨쉼 여행 - 무조건 지금 떠나는 개인 취향 여행 Rainbow Series
김기쁨.김정흠.박은하 지음 / 여가로운삶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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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the GREEN 숨쉼 여행>은 전국의 유명한 맛집이나 명소를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책 표지의 색깔 그대로 theGREEN,싱그러운 초록으로의 초대이다.김기쁨, 김정흠, 박은하여행 작가님이 각각 11곳의 여행지와 대표적인 나무 하나를 소개한다.


the GREEN은 심호흡을 하며 숨쉬기 좋은 여행지 33곳을,deep GREEN은 각 여행지의 대표 나무에 대해 좀 더 알아본다.from GREEN은 함께 가면 좋은 숨쉼 여행지 안내다. QR코드는 숨쉼 여행지 홈페이지 링크인데 없는 경우는 네이버 지도로 연결된다.


나는 대표적인 나무를 더 딥하게 소개해 주는deep GREEN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숨 쉼 여행지인the GREEN과 함께deep GREEN나무도 오래오래 기억 속에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동궁원 하면보리수나무가 생각나고 세종 수목원 하면 어린 왕자에 나오는 그 유명한바오밥나무가 생각이 난다. 마치 파리하면 에펠탑, 뉴욕 하면 자유의 여신상이 기억나듯 여행지를 생각하면 나무가 먼저 떠올라서 더 의미 있는 숨쉼 여행이 될 것이다.


이 책은무지개 여행 시리즈의 4번째 책이다.빨강은 예쁜 장소,오렌지는 머무는 사유의 공간,노랑은 신나는 일상탈출 여행지를 소개한다. 색깔이 상징하는 의미와 연관 지어 여행지를 소개해 주는 게 독특하다. 색깔 별로 구비해 놓으면,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유난히 끌리는 색깔을 택해서 여행 장소를 정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the GREEN초록은 숨쉼 여행이다. 사진으로만 봐도 마음도 눈도 편안해진다. 전주 한국도로공사 전주 수목원의계수나무잎도 하트 모양이라 잊히지 않는다. 반달이라는 동요로 달나라에 산다는 전설 속의 계수나무. 이름은 들어봤는데 잎사귀 모양이 하트인 것은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이 계수나무는 토끼가 불사약을 만드는 달나라에 있다. 달을 보면 정말 토끼가 방아 찧는 모습이 보인다. 게다가 계수나무 잎이 하트 모양이라니! 외로운 달 토끼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고 있는 것 같지 않은가? 보름달을 볼 때면 불사약을 만들고 있는 토끼와 하트 모양 계수나무의 따뜻한 마음을 느껴보기 바란다.


김기쁨작가님의 숨쉼 여행지 11곳 중 내가 가보고 싶은 곳 1위는 경주 동궁원의보리수(菩提樹)나무다. 마주 보는 곳에 수령 250년이 넘은 붉은 원종 고무나무도 있다. 부처님이 이 나무 밑에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왠지 더 평안하게 느껴진다.

작가님은 보리수에 대해서는 더 딥 하게 설명해 준다. 대표 나무 GREEN을 더 deep 하게 알아보는 시간이라deep GREEN이라고 한 게 아닐까? 보리수는 깨달음을 상징하며 이 나무 앞에는 평평한 바위가 놓여 있다고 한다. 부처님이 앉은 자리를 상징하는 포토존이다.


정확히 말하면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나무는 인도보리수 나무라고 하지만, 그냥 보리수라는 이름 자체가 깨달음을 상징해서인지 이 나무를 보면 맑고 평화로운 기운을 받아 올 듯하다.


보리수의 가장 큰 특징은 공기뿌리인 기근(氣根). 뿌리가 줄기나 가지에서 나와 땅 밑으로 다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해서 그곳에서 또 새로운 줄기가 자라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한 그루의 나무가 여러 그루처럼 보인다고 한다. 하나의 나무가 점차 숲을 이루는 모양새다. 수행과 깨달음이 반복되면, 점점 더 크고 단단해진다는 깨달음을 주는듯하다.


그 옆에는 the GREEN 여행지로부터(from) 찾아갈 수 있는from GREEN이 나온다. 근처 여행지인 경주 엑스포 대공원, 보문정, 신라왕경숲의 3곳을 추천한다.


3명의 여행 작가님들은 이 기본 틀에 맞추어, 각자 고유한 시선으로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숨쉼 여행지를 소개한다. 직접 방문한 것도 아닌데 마치 내가 다녀온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그 장소가 생각나면서 나무도 함께 생각이 난다. 주변 관광지도 덤으로 알게 된다. 어떤 곳은 여행지보다 주변 관광지가 더 끌리기도 한다.


김정흠작가님의 숨쉼 여행지 중 내가 가보고 싶은 곳 1위는 경남 산청의 전통 마을 남사 예담촌의 300살이 넘은회화나무다. 어떻게 나무줄기가 서로 교차하듯 자랄 수 있는지 정말 신비롭기까지 하다. 그래서 별명이 부부 회화나무다. 연인이 손을 잡고 이 골목길을 지나면, 백년해로한다. 남사 예담촌은 경주 양동 마을, 안동 하회 마을처럼 역사와 전통이 깊은 마을이라고 한다. 돌담길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 같다.


박은하작가님의 숨쉼 여행지 중 내가 가보고 싶은 곳 1위는 서울 안산 자락길의메타세콰이아다. 전라도 광주(光州)도 있고, 경기도 광주(廣州)도 있듯, 경기도 안산(安山)도 있지만 서울에도 안산(鞍山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나는 이 책을 통해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있는 산의 이름인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산은 무악(毋岳)이라고도 하는데, 산의 모양이 말안장(鞍)과 닮았다고 하여 '안산(鞍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서울 안산 초등학교는 들어 본 것 같은데, 이 산의 이름을 딴 것이었나 보다.


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에서 10분 정도 걸으면메타세콰이아숲을 볼 수 있다. 와~ 이거 영화 같은 데서 나 보는 숲이다. 정말 "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었어?" 하며 놀랄만하다. 마포구 하늘공원이나 강동구 길동 생태공원처럼 널리 알려진 곳이 아니라 더 조용하고, 깊은 숲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내가 깜짝 놀란 것은 이 책에서 소개해 준 숨쉼 여행지 33곳 중,단 한곳도 가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타워는 가봤지만 남산 소나무 숲 탐방로는 금시초문이다. 이 책을 계기로 한 군데라도 가서 숨쉼 여행을 하기로 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너무 바쁜 분들에게 숨쉼 여행을 선물해 주자.


계절을 받아들이고, 뿌리를 내리며, 시간의 흐름을 견뎌 내는 나무의 모습에서 인생을 배운다는박은하작가님. 나무를 바라보면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머물 수 있었다고 한다.


나무는 세찬 비바람과 폭설, 혹은 매서운 가뭄에도 불평하지 않고 묵묵히 인내한다. 깊게 땅속으로 뿌리를 내리고 동요 없이 우리에게 산소를 내어준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흔들리지 않는 나무의 모습은 그 자체로 자연이 만든 웅장한 건축물 같다.


결국 삶이란, 나이를 먹고 뿌리가 깊어지는 만큼 어떤 고통과 비바람에도 많이 아파하지 않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내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숨 쉬는 일, 그러다 진정 자연으로 돌아가 쉬는 일, 그래서 숨쉼 여행에서 마주하는 나무들과 숲은 마치 우리의 인생을 담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p.211 이제 책을 덮고 밖으로 나가 보자. 발걸음이 닿는 가장 가까운 나무 한 그루를 찾기 위해서. 그곳에서 당신만의 온온한 이야기가 시작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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