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진의 투자의 눈 투자의 길 - 불황을 돌파하라, 돈의 흐름을 읽어라
김한진 지음 / 김영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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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을 조절하는 일이다. 나를 다스리면서 매크로 지표와 시장을 읽어 나가야 한다.

매크로 지표란 국내총생산, 물가지수, 금리, 환율, 실업률처럼 전체 경제의 전반적인 상태와 성과를 측정하는 데 사용되는 통계지표다. 이 책은 크게 중단기 경제 흐름, 투자 유망 산업, 투자의 지혜와 원칙의 세 부분으로 되어있다. 중단기 경제 흐름에서는 세계 경제의 사이클과 앞으로 예상되는 경기의 특징을 알아보고 이를 토대로 투자 유망산업 부분에서 산업별 투자 아이디어를 찾는다. 세계 경제를 관통하는 중심축은 4차 산업혁명이다.

먼저 성장산업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린 다음 성장산업 안에서 경쟁력이 있으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주가에 덜 반영된 기업을 고르라고 알려준다. 세계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라는 관점에서 향후 유망 산업을 조망한다. 이때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지 말라는 말이 나온다. 건초더미에서 불가능에 가까운 바늘을 찾지 말고 바늘이 숨어 있는 건초더미를 사라는 말이다.

인덱스 펀드 회사 뱅가드의 창립자인 존 보글이 말한 '건초 더미 투자 방법'인 ETF(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 매매다. 아는 것이 없는 현실을 극복하는 꾸러미 투자 방법이다. 어떤 꾸러미 투자든 그 건초 더미에 귀한 바늘이 있다면 시간 가치는 결국 투자자의 편이다. 4차 산업과 AI 산업이 세계 경제를 주도한다는 판단이 틀리지 않는 한, 관련 기업에 대한 장기 투자는 좋은 결실을 거둘 것이다.

분업 질서 변화에서 전략적 가치가 있는 핵심 소재 산업이나 부품, 장비 산업의 몸값은 계속 올라갈 것이다. 국방, 재생에너지, 원자력, 전력 기기와 미국 공공 조달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 향후 트럼프 정부도 인프라 개선 투자에 인색하지 않을 것이다. 국방과 우주 관련 산업, 기후 변화 수혜 산업, 자원 관련, 고령화 관련 사업 등 유망 산업을 소개한다.

트럼프 1기, 2기 정책이라고 하지 왜 트럼프 2.0 정책이라고 하는지 찾아보니, 소프트웨어 버전 표기에서 유래된 것이다. 어떤 것의 발전 단계를 나타내는 데 사용된다. 강화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2.0에서는 중국과의 경제적 디커플링(Decoupling, 탈 동조화)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나는 왜 경제에서 커플링이 나오나 했는데, 디(de-)는 분리라는 뜻이 있으니까 커플링 빼버리고 더 이상 안 만나겠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였다. 또한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듣고 막가파를 생각했다. '막가는 인생'이라는 막가파는 무모하고 극단적인 행동을 일삼는 사람이나 집단을 말한다.

내가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은 우리나라가 국방력 세계 5위의 군사 강국이라는 것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다음이다. 면적으로 따지면 가장 작은 나라인데, 우리나라의 방위 산업이 그간 쌓아놓은 우수한 기술력을 토대로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니 뿌듯하다. 방위 산업이 세계 무대로 시장을 넓히면서 마진율이 평균 2배로 높아졌다고 한다. K-팝, K-드라마, K-뷰티, K-푸드에 이어 K-방산이다. 앞으로 고부가 방위 제품이 출시되면 K-방산의 위용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주식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이다. 이 말을 들으니 미래가 낙관적이고 희망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식은 단기 부침이 큰 위험 자산이지만 장기로 보면 다른 자산 군에 비해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 한 나라의 주가지수는 결국 기업 실적과 실질 경제 성장 인플레이션 추세와 일치한다. 주식 수익률은 보유 기간이 길수록 그 어떤 자산보다 높은 성과를 보인다.

저자는 증시를 사계절에 비유한다. 이 비유는 주식뿐 아니라 다른 자산 전략에도 도움을 준다. 봄에서 초여름까지의 경기 회복 기에는 원유나 구리 등 경기 민감 원자재와 낮은 등급의 회사채, 신흥국 주식 및 통화를 공략해 보는 것이 좋다. 반대로 경기 둔화가 시작되는 가을부터 경기 침체기인 초겨울까지는 안전한 달러, 금, 은, 우량 리츠, 배당주 등이 유리하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자산 가격은 집단 지성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유용한 정보를 함축하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주가가 '나쁜 경제 지표'에는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고, '미미하지만 약간의 경제 지표 호전'에도 즉각적으로 반색을 하면 겨울이 끝나가고 봄이 오고 있다는 증거다. 반대로 경기가 아직 좋은데도 주가가 '좋은 경제 지표'에는 시큰둥하고 '약간의 나쁜 경제 지표'에 과민반응을 보인다면 이는 곧 가을과 겨울인 경기 침체와 주가 약세장이 코앞에 와 있다는 신호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장기 금리가 잘 떨어지지 않는다면 경기가 아직 살아 있는 여름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아무리 둘러봐도 경제에 좋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장기 금리가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달러도 강세에서 약세로 조금씩 기울고 있다면 이는 겨울이 끝나가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다.

저자는 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각 기업의 가치 변화에 집중하라고 한다. 지금 어떤 산업이 성장하며,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지, 어떤 기업이 앞으로 돈을 많이 벌 것인지를 예측해 보라는 것이다. 이것이 막연한 시장 분석보다 유용하다. 경제나 금융 환경의 변화보다 성장 산업과 쇠퇴 산업, 그 안에 있는 기업 가치의 변화에 집중하라. 기업의 가치를 공부한 투자자는 주가 하락을 반기고, 가치에 대해 소신이 없는 투자자는 주가가 오를수록 추격매수를 한다.

투자의 최종 성과는 투자자가 가치를 중시하느냐, 가격에만 집착하느냐에 달려있다. 현명한 투자자는 습득한 정보의 진위 여부를 꼼꼼히 따져보고 다른 것과 비교하거나 검증해 본다. 하지만 깐깐하게 따져 본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투자 결과를 얻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아무 정보나 덥석 물어 활용한다고 다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투자를 하려면 정보를 가공하고 소화하는 훈련을 평생 쌓아가야 한다.

투자자는 늘 깨어 있어야 한다. 비상구가 붐비기 전에 파티장에서 탈출하려면 되도록 비상구 근처에 자리를 잡고 파티를 즐겨야 한다. 현금성 자산과 국채, 금과 같은 적절한 안전 자산 비율을 유지하고 너무 비싸지 않은 주식 즉 PER(Price to Earnings Ratio, 주가 수익비율)가 너무 높지 않은 우량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전체 주식 가운데 적어도 30% 이상은 미국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최근 세계가 미국 중심의 운영 체계로 되어 가고 있고, AI, 컴퓨팅, 반도체, 로봇, 자율주행, 제약, 바이오 등 미국의 지배력과 경쟁우위가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와 제조업 부흥이 결합되면 미국 경제는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미국 상장 기업 중에는 세계 시장에서 안정된 점유율을 유지하는 글로벌 소비재 기업이 많은데 매출과 이윤의 변동 폭이 작고 배당 수익률도 양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 주식은 주주 환원율이 높아 다른 나라 주식보다 중장기적으로 유리하다.

입수한 정보는 반만 믿는다는 원칙을 세운다. 나머지 반은 자신의 품과 지식과 직관으로 채우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래야 그 정보가 나만의 것이 된다. 이때 내가 아는 정보는 다수가 이미 알고 있음을 인정하고, 시장에 대해서 나는 아는 게 없다고 전제하는 것이 좋다. 평소에 경제와 산업에 관한 이해와 직관력을 키워 놓아야 한다. 기업 관련 정보는 전체 거시 환경이나 산업 사이클을 함께 고려해 활용한다.

공부한다고 투자에 성공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공부도 안 하고 성공할 리는 없다. 시장의 추세와 현재의 시장 위치를 파악하고 지금 대중이 어디로 가는지 되도록 그 반대나 조금 다른 길을 찾는다. 투자는 객관적 결론(과학)과 주관적 결론(감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타협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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